문지 아이들 8

조커 :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수지 모건스턴 글, 김예령 옮김 | 문학과지성사
조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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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0년 09월 30일 | 페이지 : 76쪽 | 크기 : 15.3 x 21cm
ISBN_10 : 89-320-1197-4 | KDC : 860
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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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조커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너희가 사용하지 않는 조커들은 너희와 함께 죽고 마는 거야.”

몇 번이고 책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이제껏 그 어느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서 들어보지 못했던 너무도 귀중한 말들을 노엘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들려주고 계시기 때문이었습니다. 흔히 우리가 들어오던 말들은 “공부를 잘해서 일류 학교에 가야만 사회에 나가서 남들에게 뒤 처지지 않고 어깨 펴고 살 수 있단다. 그러니, 딴 생각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어찌 보면 이런 말들이 그리 틀린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된 사람’보다는 ‘난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가슴속에 무엇을 품고 살아야 하는지는 어느 누구도 확신을 심어 주려 하질 않죠. 비록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치를 전부 다 이해할 수는 없는 아이들이지만 아주 조금씩이라도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아이들은 지금과는 다르게 성장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책의 노엘 선생님은 바로 그걸 알려주고 계십니다.

지겨운 숙제도, 강요에 떠밀려 마지못해 읽어야 하는 책들도, 골치 아픈 수학도 선생님은 모두 ‘선물’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것이 정말 아이들에게 선물로 느껴지게 해 주시지요. 한 번쯤은 짜여진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을 ‘조커’에 담아 풀어내게 하시고, 요란스럽지 않은 조용함 속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회를 주십니다. 이 방법은 수없이 늘어놓는 잔소리보다 훨씬 더 아이들을 자극하는 것이 됩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염려하는 대로 마구잡이 식으로 조커를 남발하지 않습니다. 점차 선생님의 애정이 담긴 지도에 동화되어 갑니다. 말로만 인내심을 기르라고 하지도 않으십니다. 우체국에서, 기차역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직접 일을 처리하게 하시고서는 그저 이렇게 한 마디 “자, 알겠지.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힘든 일이다. 살아가는 데는 이처럼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거야.”

하지만 교장 선생님은 노엘 선생님의 교육방법에 불만을 품고 급기야는 선생님을 학교에서 쫓아내고 맙니다. “선생님이 주장하는 교육법은 한심스러운 것입니다. 선생님은 그 아이들의 기회를 빼앗고 있어요. 또 이 학교의 우수한 성과에 흠집을 내고 있구요. 선생님이 제멋대로 구는 꼴을 이제는 못 참겠어요. 더 이상 무법자를 만들어 내지 마세요!”

참 씁쓸한 대목입니다. 언젠가, 아니 지금도 우리 사회 어디에선가 늘 이렇게 주장하는 어른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어른들도 그리고 내 아이가 넓은 눈을 가지고 세상 속에서 당당히 한몫을 해 내는 ‘된 사람’이 되기를 바라시는 부모님들도 모두 이 책을 읽어 보시면 어떨까요? 한 번쯤 우리 모두 노엘 선생님이 되어 보는 거죠. 그리고선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신이 나 이렇게 한 마디 할 때 그저 말 없이 웃어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아, 부러워라. 엄마, 나도 이런 조커 쓰면 안돼요?”

넉넉한 사랑으로 이끌어 주시며 아이들 마음에 활짝 길을 내어 주시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생의 참된 의미를 잔잔히 들려 주시는 선생님과 그런 선생님을 마음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의 주인공 샤를르는 새 학기가 시작되어 어떤 분이 담임 선생님으로 오실까 잔뜩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앞에 나타나신 분은 주름투성이에다 공 만한 배, 여기저기 사방으로 뻗친 흰머리의 할아버지 선생님이었지요. 그런데,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셨다고 합니다. 이런 세상에!! 이렇게 신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을까요? 아이들의 소원이 드디어 이루어지는 날들이 시작된 것이지요. 매일매일 학교 가는 일을 즐겁게 해 주신 선생님의 선물은 무엇일까요?

샤를르의 새 담임 선생님은 학교에 오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하여 아주 기발한 제안을 하셨습니다. 바로 여러 가지 ‘조커’를 사용하여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해 주시는 거였어요. 이렇게 교과서에선 결코 배울 수 없는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의 엉뚱함에 힘입어 아이들은 처음엔 조커를 남발합니다. 하지만 차츰 선생님의 깊은 뜻을 깨달아 가게 되지요.

이 책은 학교 생활에 때때로 짜증이 나는 어린이들에게 대리 만족을 줍니다. 샤를르의 선생님처럼, 공부와 성적에 찌들어 살게 되는 아이들을 가끔씩이라도 해방시켜 주는 선생님과 학교가 정말 어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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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모건스턴(Susie Morgenstern)
1945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에서 공부했습니다. 프랑스 인 남편을 만나 프랑스 니스에 정착해 대학에서 비교 문학을 가르쳤습니다. 두 딸을 기르면서 어린이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사랑, 가정, 교육 등에 대한 수많은 어린이, 청소년 책을 발표했습니다. 톡톡 튀는 언어유희, 엉뚱하고 기발한 재치와 유머가 가득한 작품으로 톰텐 상, 크로노 상, 밀드레드 L. 베첼더 상 등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주요 작품으로 『조커, 학교 가기 싫은 때 쓰는 카드』『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0에서 10까지 사랑의 편지』『우리 선생님 폐하』『공주도 학교에 가야 한다』 등이 있습니다.
김예령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 대학교 인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셀린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파리 제10대학의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고, 현재는 덕성 여자 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육체의 악마』『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돌고 도는 돈』『아주 오래 전에』『달지기 소년』『착한 꼬마 악마』『꼬마 요괴의 점심 식사』『아주 소중한 2등』등이 있습니다.
오늘 나는 참 행복하다. 다림질 안한 손수건처럼 꾸깃꾸깃하던 마음이 이렇게 활짝 펴진 건 다름아닌 한 권의 동화책『조커』때문이다. 포커놀이를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내 손끝에 들어온 조커가 주는 은근한 기쁨을. 개학. 새 선생님에 대한 설레임을 안고 학교에 온 아이들 앞에 갑자기 주름살 투성이에다 배는 공처럼 불룩나온...
- 20001021 - 조선일보/이규희(동화 작가)

‘자유와 반항 가르치다 학교에서 쫓겨난 뚱보 선생님 반짝이는 유머에 감동 넘실’
컴퓨터 세상이 되고 나서 고학년 동화는 그야말로 악전고투다. 꽉 짜여진 아이들 일상의 숨구멍을 그나마 사이버 공간이 차지해 버린 탓이다. 아이들이 즐겨 찾는 사이버 공간은 대부분 오락에 그치는 것이라 삶의 성찰을 목표로 하는 문학과는 다르다. 컴퓨터와 대결하기에 우리 동화는 무엇이 모자랄까? 무미건조한 아이들 일상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으로는 어림없는 일이...
- 20010707 - 중앙일보/원종찬(아동문학평론가)

새 학기에 새 선생님을 기대한 아이들 앞에 나타난 선생님은 주름 투성이에 공만한 배, 사방으로 뻗친 흰머리의 할아버지이다. 하지만 할아버지 선생님은 첫 시간에 아이들에게 조커카드로 즐거움과 진정한 가르침을 준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노엘 선생님으로부터 학교와 교과서에서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즐거운 조커를 선물로 받을 것이다.
- 어린이도서연구회
선생님의 말 없는 지시를 따르던 샤를르의 단순한 놀라움은 충격의 상태로 옮겨 갔다. 샤를르가 읽은 내용은 이러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지각하고 싶을 때 쓰는 조커
숙제한 것을 잃어버릴 때 쓰는 조커
숙제를 하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준비물을 잊어버릴 때 쓰는 조커
수업 내용을 듣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수업 시간에 잘 때 쓰는 조커
옆 친구 것을 베낄 때 쓰는 조커
칠판 앞에 나가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벌을 받고 싶지 않을 때 쓰는 조커
수업 시간에 군것질할 때 쓰는 조커
떠들고 싶을 때 쓰는 조커

샤를르는 제 눈과 귀를 의심했다.
(본문 14~16쪽)

위베르 노엘 선생님은 마지막 선물로 아이들에게 하얀 공책 한 권씩 주었다. 그 위에 선생님은 이렇게 써 놓았다. ‘내 인생을 이야기하기 위한 조커’ 그 때 샤를르가 선생님에게 커다란 봉투를 내밀었다. 선생님은 봉투를 열고 금빛 잉크로 씌어진 글귀를 읽었다. ‘행복하고 영예로운 은퇴 생활을 위한 조커’

선생님은 기꺼운 마음으로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지, 모든 건 때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아이들 모두에게 뽀뽀를 해 주었다.
(본문 65~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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