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아동문고 191

아름다운 수탉

이상권 지음, 김세현 그림 | 창비
아름다운 수탉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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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1년 03월 26일 | 페이지 : 218쪽 | 크기 : 15.3 x 22.5cm
ISBN_10 : 89-364-4191-4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1921 | 독자 서평(0)
수상&선정
소년조선일보 선정 제7차 좋은 책
어디 수탉 뿐이랴.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놀아 주고, 웃겨 주고, 싸움해 주고, 서로 삐치기도 했다가, 다시 화해의 기쁨을 누리게 해 주는 작은 생명들이…….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랑과 정성으로 그 작은 친구들을 대했을까요? 쉽게 사귀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싫증이 난다고 혹은 다른 작은 이유들로 쉽게 내버리진 않았을까요?

정희네 수탉 ‘개비’는 정희에겐 친구이며 동생이었고, 엄마 아빠에겐 개구장이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에요. 그렇게 되기까지 정희네 가족이 들인 정성과 사랑은 끝이 없었습니다. 그 애정의 울타리 안에서 개비는 한 가족이 된 것이었어요.

봄이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학교 앞 정경이 있습니다. 물론 도시이야기지만요. 노란 병아들이 서로 비비기도, 삐약거리기도, 졸기도 하면서 상자 안에 담겨 있는 모습이에요. 그 병아리들은 사실 살 가망이 거의 없는 버려진 병아리들이랍니다. 그 중 한 마리 병아리가 정희네 집에 오게 된 것이에요. 그러니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칠 건 당연했어요. 첫째 엄마의 반대, 그 다음 허락을 받는다 해도 죽어가는 병아리를 살리기란 보통 힘든 일이 아니거든요. 정희네 가족은 그 난관을 이겨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엄마의 허락은 아빠 덕에 생각보다는 쉽게 풀렸습니다. 그러나 개비를 살리는 일은 병아리에 대한 상식과 극진한 보살핌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개비를 살리기 위한 아빠의 정성은 아기를 키우는 아빠 못지 않지요. 개비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정희네 가족의 간절한 마음은 사랑을 키우는 마음이었습니다. 어찌보면, 개비와 가족이 되기 위한 마음의 준비였지요. 그런 준비가 없었다면 개비와의 행복한 생활은 기대할 수 없었을 지 몰라요.

개비는 살았습니다. 그러면 이제 개비와 즐겁게 노는 일만 남았나요? 그렇지 않았어요. 사람도 어릴 때 많은 보살핌을 받고, 커서도 서로 돕고 살듯이, 작은 동물인 개비에게도 많은 도움이 필요했지요. 그 모든 것을 정희네 가족은 소홀함이 없이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그 사랑 속에서 자라는 개비는 좀 개구장이 짓을 하기도 했지만, 정희네 가족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었고요.

그런데 개비와 함께 할 수 없는 위기가 자꾸 다가옵니다. 연립주택에서 키울 수 없는 이유들, 도시 속에서 키울 수 없는 이유들이 있지요. 게다가 멋진 수탉이 된 개비는 도시 밖에 사는 암탉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정희는 개비와 헤어질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개비와 함께 지내려 합니다. 그러나 기운 없이 누워있는 개비을 보면서 어떤 것이 진짜 개비를 위하는 것인지 생각을 했겠지요. 그리고 큰 맘을 먹습니다. 자기의 욕심을 버리고 진정으로 개비의 삶을 위해 주는 길을 택하지요. 정말 멋진 사랑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개비와의 추억은 이렇게 정성어린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개비가 거의 죽어갈 때, 혹은 사람들이 개비를 키우지 말라고 할 때, 닭똥 냄새가 집안 가득 지독해서 괴로울 때, 컴퓨터를 망가트려 아빠의 소설원고를 다 날려버렸을 때…… 어쩌면 그 때마다 개비는 버려질 수 있었죠. 그리고 훗날 개비가 원하는 삶을 막을 수도 있었어요. 그러나 개비를 선택한 정희네는 끝까지 개비의 삶을 책임졌습니다. 진정한 사랑으로 말이죠.

개비를 보낸 날 정희는 또 동생을 맞이 합니다. 엄마 아빠가 아기를 입양하셨거든요. 아마 정희네는 개비에게 들인 정성만큼, 그 이상으로 아기를 돌보고 사랑할 것입니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자기 선택에는 희생도, 정성도, 책임도 있어야만 진정한 사랑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닭의 생리에 대한 세심한 시선, 탄탄한 문장이 주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옮길 수 없는 것이 아쉽습니다.

생명을 키우는 일에는 따뜻한 사랑과 책임이 뒤따라야 함을 마음으로 느끼게 해주는 장편동화입니다. 정희는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사가지고 옵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키우다가 실패하고 하루 이틀만에 죽고 말았던 병아리. 엄마는 반대를 하고 나섭니다. 게다가 엄마는 얼마전 엄마 안에서 자라던 아기를 잃으셨거든요. 그래서 병아리는 당연히 죽을 거니까 그 모습을 보기 싫으셨을 겁니다. 그러나 외롭다는 정희의 말에 엄마의 고집이 한풀 꺾이고, 또 아빠의 허락으로 정희는 병아리를 키울 수 있게 됩니다. 작은 연립주택, 집 안에서요. 정희는 병아리가 잘 자라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랄까요? 그 마음 이해되지요?

병아리 이름은 ‘개비’로 정했습니다. 정희는 동생처럼 여깁니다. 하지만 개비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아빠 때문에 죽음에서는 구해졌지만, 그것만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컴퓨터도 고장내고, 온 집안에 닭똥 냄새가 폴폴 나기도 합니다. 그래도 정희와 아빠, 엄마는 온 지혜와 정성으로 개비를 키웁니다. 어느 새 가족처럼 정이 들지요. 그러나 우렁찬 울음 소리 때문에 또 고비를 맞게 됩니다. 도시 어른들에게 처음엔 개비의 울음 소리가 즐겁게 느껴졌지만, 날마다 날마다 울어 대는 개비의 울음 소리는 소음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개비를 쫓아낼 수는 없었죠. 아빠의 지혜가 또 한 번 개비와 함께 살 수 있는 시간을 열어 줍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개비를 집 안에서 키울 수 있을까요? 개비에게도 수탉의 멋진 모습을 자랑할 곳이 필요치 않을까요? 암탉들과 어울려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건 아닐까요? 그러나 정희의 가족에게 개비와의 헤어짐이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온 정성을 다해 마치 가족처럼 개비를 키우는 정희네 이야기. 작은 생명의 한 삶을 지키는 그들의 정성이 잔잔한 감동을 남깁니다. 수묵화로 그린 삽화는 그 감동을 더 큰 울림으로 가져 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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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
1964년에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습니다.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소설을 발표하며 등단했습니다. 임진강, 나산강과 불갑산 주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자신의 경험을 살려 동물이나 곤충, 식물을 소재로 맛깔스러운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똥이 어디로 갔을까』『애벌레가 애벌레를 먹어요』『우리동네 올챙이 연못』『금순아 놀자』『싸움소』『겁쟁이』, 동시집 『숲의 소리』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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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
1963년 충남 연기군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미술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수묵화를 중심으로 회화 작업을 해왔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삶과 정신, 그림 그리던 방식을 그림책으로 계승하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릉 탁아소 벽화’와 ‘걸개 그림’ 등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여 왔고,「JALLA전」「민중미술 15년전」「현실보다 아름다운 현실전」등 단체·기획전에 참여해 왔습니다. 따뜻한 필치와 뛰어난 데생으로 글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시대상을 잘 나타내 보여 줍니다. 어린이를 위해 그린 대표적인 책으로 『만년 샤쓰』『아름다운 수탉』『땅에 그리는 무지개』『부숭이는 힘이 세다』『모랫말 아이들』『준치 가시』『엄마 까투리』『청구회 추억』『꽃그늘 환한 물』 등이 있습니다. 2009년 볼로냐아동도서전 주빈국관 원화 전시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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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글을 쓰면서, 아무리 하찮은 동물이라 해도, 인간이 기를 때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단다. 너희들이 기르는 개, 새, 토끼, 물고기, 병아리, 햄스터…… 그 모든 동물들을 기를 때는 기르는 사람의 책임이 따르는 거야. 그런 동물도 너희랑 똑같은 하나의 생명이거든. 적당히 기르다가 버릴 바에는 처음부터 기르지 않아야 해. 알겠지? 얘들...
- 이상권
새 식구, 핑크색 병아리
죽어 가는 병아리
과연 병아리는 살아날까
아주 특별한 병아리
개비랑 자면 무섭지도 않아
말썽꾸러기 개비 길들이기
개비한테 물감을 먹이다
공포의 닭똥 냄새
대머리 아저씨를 공격한 개비
개비가 컴퓨터를 고장내다
무서운 독수리 그림
학교에 간 개비
개비가 대머리가 된다면
병원에서 일어난 소동
우스꽝스러운 개비의 첫울음
왜 어른들 귀에는 닭울음 소리가 시끄러울까
개비야, 제발 밤에 울지 마
외로워서 그러는 거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탉
이별 그리고 새로운 만남
어디 수탉 뿐이랴.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놀아 주고, 웃겨 주고, 싸움해 주고, 서로 삐치기도 했다가, 다시 화해의 기쁨을 누리게 해 주는 작은 생명들이…….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랑과 정성으로 그 작은 친구들을 대했을까요? 쉽게 사귀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싫증이 난다고 혹은 다른 작은 이유들로 쉽게 내버리진 않았을까요? 정희네 수탉 ‘개비’는 정...
- 어린이도서연구회

“꼬끼요오!”
자울자울 졸던 정희는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처음에 세 사람은 멍하니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잠시 후, “꼬끼요오!”하는 소리가 또 울려 퍼졌다. 세 사람의 눈길이 베란다로 날아갔다. 개비였다. 개비가 날개를 푸덕거렸다. 엄마랑 아빠랑 느닷없이 거실 바닥을 치면서 웃었다.
“달개비가 울었다. 첫울음이다!”

“정말 우습네요. 일부러 광댓짓 하는 것 같네요.”
“맞아 맞아. 나도 이렇게 닭의 첫울음 소리가 우스운 줄은 몰랐네.”
개비 울음 소리는 크지 않았다. 정희는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머리 아저씨가 술 먹고 지르는 소리보다 작았다. 게다가 목구멍에서 가래가 끓는 듯한 탁한 목소리였다. 이렇게 울면 아이들에게 놀림이나 당하겠다는 생각이 밀려들었다. 정희가 생각한 닭울음 소리는 아주 높은 음으로 곱게 멀리 울려 퍼지는 종소리 같은 것이었다.

“이 녀석이 오늘 죽을 고비를 넘기더니, 첫울음을 터트리네. 이야, 이건 우리 식구만 듣기에는 아깝다.”
“그러게요. 콘도에서 울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엄마랑 아빠가 크게 웃어 대자, 개비는 민망했는지 고개를 숙였다. 정희는 개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개비도 자기 목소리 때문에 무지무지 실망했을 것이다.
(본문 170~171쪽)

아주머니는 이십 년 만에 닭울음 소리를 듣는다면서 개비를 보았다. 다른 아주머니들도 오랜만에 닭울음 소리를 들어서 아주 좋았다는 말을 일부러 와서 하고 갔다. 그러자 개비는 보답이라도 하듯 “꼬끼요오!”하고 더욱 크게 울었다. 그럴수록 정희의 얼굴은 달아올랐다. 여전히 목소리가 우스꽝스럽기 때문이다. 개비한테 그만 울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사람들은 개비가 울 때마다 침이 튀도록 웃었다. 정희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꼭 사람들이 개비를 조롱하는 것 같았다.
(본문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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