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

장 - 루이 푸르니에 지음, 김남주 옮김, 이형진 그림 | 웅진주니어
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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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1년 10월 15일 | 페이지 : 159쪽 | 크기 : 17.5 x 19cm
ISBN_10 : 89-01-03475-1 | KDC :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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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이 도서는 품절 입니다.
누구에겐들 삶이 그저 녹녹하기만 하랴. 마주치는 시련과 난관과 불합리. 그 앞에서 우리는 고민하고 좌절하고 눈물짓습니다. 때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커다란 뭉치가 견딜 수 없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방송작가 겸 감독으로 이름 높은 장 - 루이 푸르니에. 그는『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에서 그런 인간의 삶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유년 시절에 겪었던 독특한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비애를 담담하고 재치 있는 문장 속에 녹여 들려줍니다.

실력 있는 의사이자 가난한 사람들을 무료로 진료해 주는 인간적인 자선사업가인 아빠 닥터 푸르니에. 하지만 그는 ‘견딜 수 없는 자신의 삶을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술이라는 좋지 못한 방법을 사용했던 사람이습니다. 그의 아들이자 이 책의 지은이인 장 - 루이 푸르니에는 바로 옆에서 모순된 아빠의 삶을 지켜보며 보냈던 어린 시절의 아린 추억을 더듬고 있습니다.

태어난 순간 엉덩이를 때린 이외에는 자신을 때린 적이 없었던 아빠. 아기이던 지은이 곁에서 학자다운 모습으로 책을 읽던 아빠, 갖가지 기발한 장난으로 가족들을 놀라게 하던 아빠. 하지만 그 아빠는 술에 취하면 가족을 겁에 질리게 했습니다. 술을 마시고도 물밖에 마시지 않았다고 뻔한 허풍을 치곤 하던 분이었습니다. 묵주 반지를 손에 꼭 쥐고 술의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지킨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술집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11살의 어린 소년의 눈에는 그 묵주가 불량품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아빠는 가난한 환자들을 도우며 살았지만 그 아들은 아빠의 환자가 될 ‘행운’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변변한 나들이 옷 하나 없이 살아야 했던 초라한 유년의 시절. 이제 43살에 돌아가신 아빠보다 더 많은 나이의 어른이 되어 ‘사는 게 간단치 않다’는 걸 알게 된 지금, 어린 시절 다 이해하지 못했던 그 아빠의 삶을 다시 불러내며 인간의 삶을 돌아봅니다.

11살의 눈에 비친 아빠의 모습을 유머 넘치는 가벼운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는 이 수필. 웃음 뒤로 스르르 눈에 물기를 맺게 하는 글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제 자기 나름의 눈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보게 된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어른들의 삶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혹은 어른들이라면, 담담하게 삶의 비애를 말한 이 책을 읽으며 그 삶을 새롭게 돌아보기를…….

한 가정의 가장이 있습니다. 아빠라고 불립니다. 닥터 푸르니에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빠입니다. 이 글을 쓴 아이는 자기가 한 살이었을 때 찍은 사진에서 아빠와 자신의 모습이 행복하고 편안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런 아빠는 이제 더이상 없습니다. 낡은 외투에 창이 떨어진 신발을 고무줄로 묶어 신고 다니던 아빠, 엄마가 그 신발을 쓰레기 통에 버리자 실내화를 신은 채 왕진을 가시던 아빠, 가족에게 나들이 옷이 왜 필요한지 모르던 아빠, 아빠가 안 계시면 환자들 스스로 세 군데의 술집만 들러 보면 찾을 정도로 술을 좋아하시던 아빠……. 알콜 중독자 의사인 아빠를 기억하는 아이의 66편의 일화들입니다.

훌륭한 의사이면서 가난한 사람을 돌볼 줄 아는 인간이고, 또한 알콜 중독자이기도 한 지은이의 아빠 푸르니에의 모순적인 삶. 아이는 그 아빠의 삶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며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이 책은 어릴 때의 슬픈 추억을 가볍고 유머스럽고 재치 있게 기록한 것들입니다. 순간 순간은 웃지만 그 다음엔 슬픔으로 가슴저림을 느끼게 하는 그런 글입니다. 문장 뒤에 숨은 의미를 찾아 보길 좋아하는, 문학 읽기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도 더불어 함께 읽으면서 가족과 삶의 의미를 함께 이야기 나눠 보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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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루이 푸르니에
프랑스의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담백한 문장 속에 유머와 재기가 녹아 있는 소설 작품뿐 아니라 방송 작가 겸 감독으로도 큰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한 인간에게 가장 내밀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유년을 다루고 있는 책『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는 1999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꼬마 니콜라가 돌아왔다.”는 평과 함께 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이 작은 책에 대한 현지 언론의 진지한 평가는 저자의 위치를 환기시킴과 동시에, 비극을 가볍게 표현하는 저자의 솜씨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에는 조금 특별한 유년을 보내야 했던 열 살짜리 소년이 있고, 부랑자 같은 차림에 실내화 바람으로 왕진을 가고, 차를 몰고 무밭 한 가운데로 돌진하는 일이 다반사인 알코올 중독자 의사 아빠가 있습니다. 저자의 다른 작품으로는『하느님의 이력서』『프랑스인의 빵』『이 녀석, 네게 한수 가르쳐주마』등이 있습니다.
이형진
1964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미술을 공부했습니다. 어린이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쓸 만한 책을 만드는 게 꿈이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림 그리기와 더불어 글도 쓰고 기획도 하고 있습니다. ‘코 앞의 과학’ 시리즈의 기획과 그림을 맡았으며, 그린 책으로 『고양이』『하늘이 이야기』『새봄이 이야기』『꼭 한 가지 소원』『장승이 너무 추워 덜덜덜』『분이는 큰일났다』 등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으로 『끝지』『산 위의 아이』『명애와 다래』『하나가 길을 잃었어요』『뻐꾸기 엄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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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이화 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공부하였고, 불어와 영어 작품들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주로 프랑스 현대 문학 작품을 번역하였으나, 최근에는 예술가들의 전기와 실생활에 좀더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책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밤이 낮에게 하는 이야기』『아주 느린 사랑의 발걸음』『오후 네 시』『사랑의 파괴』『세 예술가의 연인』등이 있습니다.
난 아빠를 원망하지 않는다. 이제 어른이 된 나는 사는 게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이야기는 탁월한 의사이자 자선가이면서 동시에 알코올 중독자였던 모순투성이 사내의 삶을, 사랑받지 못하는 아들로서 가까이에서 들여다보아야 했던 한 소년의 기록이다. 어린 나이에 젊은 아빠를 잃어야 했던 소년은 장례식이 끝난 후 누군가 내민 담배를 받아 들고 불을 붙...
- 김남주
이 책에는 순수한 애정과 진정한 향수와 품위가 있다. 이 책을 덮으면서 독자는 약간의 당혹감에 젖는 동시에 감동과 매혹을 피할 수 없다. 산다는 건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기에!
- 르 푸앵
저자는 열 살짜리의 말투로 감미롭고도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더듬는다. 이 짤막한 책은 가슴 아프고도 익살맞은 터치로 미묘하고도 매력적인 알코올 중독자이자 의사였던 아빠의 초상을 그려내고 있다.
- 르 몽드
담뱃불 자국

아빠는 필터 없는 궐련인 골루아즈 블뢰를 피웠다. 엄마가 우리에게 한 말에 따르면, 아빠는 밤에도 침대에서 담배를 피워 시트에 구멍을 내곤 했다. 아빠의 손가락들은 누래져 있었다. 아빠의 폐는 아마도 석탄 덩어리처럼 팍팍해져 있고, 목은 굴뚝 안쪽처럼 시커메져 있어 청소를 해야 할 터였다. 그래서 아침마다 아빠는 기침을 했다. 아주 심하게, 아주 오래도록. 기침 때문에 열이 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 때문에, 그 불을 끄기 위해서 아빠는 술을 마신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 날 아빠가 미친 사람처럼 발작을 일으킨 일이 생각난다. 아빠는 시가 하나를 여러 개의 궐련으로 에워싼 다음 그것을 통째로 입 속에 넣었다. 그래서 아빠의 두상 전체는 마치 민들레꽃 같았다. 아빠는 그런 모습으로 집 안을 돌아다녔지만, 아무도 웃으려 들지 않았다. 그건 심각한 일이었다. 아빠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더 이상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담배를 피우는 환자들에게 아빠는 담배를 끊으라고 하면서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 아빠의 말은 환자들을 웃게 만들었고, 아빠 역시 웃었다.

엄마의 가구들에는 아직도 담뱃불 자국이 남아 있다. 아빠가 남긴 추억처럼.
(본문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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