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

E.T.A. 호프만 글, 로베르토 이노센티 그림, 최민숙 옮김 | 비룡소
호두까기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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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1년 11월 25일 | 페이지 : 138쪽 | 크기 : 26 x 30cm
ISBN_10 : 89-491-7040-X | KDC : 853
원제
Nutcracker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4991 | 독자 서평(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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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극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그 내용과 문학적 깊이를 알기 어려웠던 ‘호두까기 인형’이 국내에 처음으로 완역되어 소개되었군요. 오래 시간을 묵힌 완역본답게 책이 주는 만족감이 흐뭇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책의 크기와 장정, 그리고 만만치 않은 가격이 그렇습니다. 혹여 비싼 가격을 주고 구입했는데 만족도가 떨어지면 어찌하나 하는 걱정을 하시는 독자들이 많겠지만 책을 열면 그 걱정은 금세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야기와 그림이 안겨다주는 매력이 크기 때문이지요.

줄거리는 아주 간단합니다. 크리스마스 날, 다른 어떤 멋진 선물보다 주인공 마리의 눈길을 끌었던 호두까기 인형이 밤이 되면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 때부터 이야기는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신기한 세상으로 우리를 점점 빠져들게 합니다. 흉칙하고 고약한 생쥐 왕과 비록 볼품없이 생겼지만 용감한 호두까기 인형과의 대결, 대부에게서 듣는 호두까기 인형의 숨겨진 사연, 호두까기 인형을 따라 장난감 나라를 구경하게 되는 마리의 놀라운 경험, 볼품없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호두까기 인형을 걱정하고 사랑하게 되는 마리와 그 사랑으로 마법이 풀어지게 된 호두까기 인형, 그리고 마지막의 결말까지.

흥분된 마음으로 숨가쁘게 읽어 내려 가다보면 어느새 손은 책의 끄트머리에 와 있게 됩니다. 때론 시적인 표현으로 때론 현실을 꼬집는 날카로움을 담아 끝없이 이어지는 환상적인 동화의 나라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그리곤 이렇게 결말을 냅니다. “일년 후, 드로셀마이어는 백마들이 끄는 황금 마차에 마리를 태워 결혼을 하게 되고 결혼식에서는 진주와 다이아몬드로 치장한 최고의 멋쟁이들 이만 이천 명이 춤을 추었고 마리는 아직도 그 나라의 왕비라고 한다. 그리고 그 나라에서는 어디에서나 크리스마스 숲과 아몬드 설탕 과자 성 등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신기한 것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것들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있기만 하다면 말이다.” 아마 우리를 행복하게 할 환상의 세계로의 끈을 놓지 않기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빛과 어두움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훌륭히 표현해 낸 그림을 보는 재미입니다. 마리의 머릿결 한 올, 마루 바닥의 나뭇결 하나까지 살아나는 집안 풍경, 온갖 인형들의 다양한 모습, 환하게 펼쳐진 장난감 나라의 진기하고 즐거운 풍경에 이르기까지 정교함을 담은 독특한 분위기로 환상의 세계를 더없이 멋지게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극으로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호두까기 인형』완역본입니다. 세계 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작품이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인 번역 끝에 만들어져 출간되었답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매력적인 작품이지요. 동화라는 틀보다는 일반 문학 작품으로 보아야 할 만큼 내용이 주는 무게와 그림의 매력이 돋보입니다. 풍부한 색과 대담한 구도로 섬세하게 표현된 그림은 삽화의 수준을 넘어서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신기하고 환상적인 내용으로 이어지는 매력적인 이야기이지만 제법 긴 호흡을 필요로 하고 있어 고학년 이상의 어린이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즐기는 어른들이 읽기에 적당하겠습니다.

일곱 살 소녀 마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빠와 함께 아기 예수가 가져다 줄 선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멋지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온갖 종류의 선물들이 있었지만 마리는 그 중에서 못생겼지만 착한 얼굴을 가진 호두까기 인형에게 반하게 되고 선물을 받게 됩니다. 신비로운 이야기는 그 때부터 시작됩니다. 자정이 되자 장남감들이 생명을 얻어 움직이기 시작하고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게 되지요. 신기하고도 놀라운 호두까기 인형에 얽힌 사연은 점차 밝혀지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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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A. 호프만(Ernst Theodor Amadeus Hoffmann)
(1776~1822)환상적인 작품 세계로 유명한 독일 낭만주의 작가입니다. 1776년 옛 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현재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 지방)에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일찍이 부모님이 이혼을 하셔서 외가에서 자라난 호프만은 음악가가 되고자 했으나 집안의 전통에 따라 법학을 전공하고 법관 시보 및 법관으로 일하게 됩니다. 1806년 나폴레옹 군대의 바르샤바 진군으로 인해 법관직을 잃고, 음악 감독 및 지휘자를 맡아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기도 했습니다. 1814년 다시 법관직으로 돌아간 뒤에도 낮에는 법관으로, 밤이나 주말에는 글을 쓰고 작곡을 하는 이중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호프만의 작품에는 음악적, 회화적, 연극적 요소가 다분히 담겨 있습니다.

인간이 지니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파헤쳐 보려 한 첫 세계적 작가라는 평을 얻은 호프만은 장편소설『수코양이 무어』『악마의 묘약』, 중편소설『잔트만』『스퀴데리 양』『클라인 자헤스』등이 있으며 동화소설로는『황금단지』『브람빌라 공주』『벼룩대왕』등 세계 문학사에 빛나는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호두까기 인형』은 1892년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극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로베르토 인노첸티(Roberto Innocenti)
1940년 이탈리아 플로렌스 지방의 작은 마을인 바뇨 아 리폴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제2차 대전 이후,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열세 살 때부터 제철소에서 일했습니다. 공식적인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익혔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백장미』『호두까기 인형』『피노키오』『에리카 이야기』『마지막 휴양지』 등이 있습니다. 2008년에 안데르센 상을 받았습니다. 현재 이탈리아 플로렌스에 살고 있습니다.
최민숙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파더보른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 독어독문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한국 괴테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이화여대 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지은 책으로는『에.테.아. 호프만의 동화소설 ‘벼룩대왕’연구』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칼-하인츠 한의『독일 바이마르 괴테 협회의 역사』, 괴테의『피장파장(공범자들)』등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동화의 고전『호두까기 인형』이 국내 최초로 완역본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1816년 독일에서 최초로 나온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수없이 판본을 달리 하며 새롭게 소개되어 왔다. 이번에 비룡소에서 출간된『호두까기 인형』은 호프만 연구의 권위자 최민숙 교수(이화여대 독문과)가 199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신문의 파지트 재단의 의뢰를 받아 4년여에 걸친 노력 끝에 우리나라 독자에게 소개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본래 작가 호프만이 자기 친구인 출판업자 히지히의 아이들(작품 속의 프리츠와 마리는 모두 친구 아이들의 실제 이름임)을 위해 쓴 작품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극으로도 유명하며, 세계 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작품의 전체 줄거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로 받은 못생긴 호두까기 인형을 사랑하는 주인공 마리가 이 인형을 노리는 생쥐들과 싸우면서 자신을 희생해 가며 호두까기 인형을 구한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야기는 아이들 과자나 갉아먹는 이기적인 생쥐들과 그와는 반대로 맛있는 호두를 까 주는 착한 호두까기 인형의 대비라는 권선징악적 구도와 맞물려 밤과 낮, 꿈과 현실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단단한 호두에 대한 동화’는 완역본에서만 읽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야기. 호두까기 청년과 피를리파트 공주의 비극적인 운명을 담은 이 이야기를 통해 호두까기 인형이 왜 그렇게 못 생기게 되었는지, 또 왜 생쥐 왕에게 공격을 받는지 알 수 있으며,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내용이다.

에테아 호프만(1776-1822)은 독일 낭만주의 시대 작가로, ‘유령 호프만’, ‘밤의 호프만’이라는 별명답게 환상적이면서도 괴기스러운 작품 분위기로 유명하다. 호프만은 프로이트의 논문 「모래 인간(잔트만)」이나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라『호프만의 이야기』의 모델이 되기도 하고, 도스토예프스키, 보들레르, 발자크, 포우, 디킨스와 같은 문학 거장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만큼, 독일 문학뿐만 아니라 세계 문학에서 확고한 위치를 가진 작가이다.

이제 내용 전달조차 엉성했던 다이제스트 판 대신, 깔끔한 번역과 작품 해설, 그리고 세계적 정평을 얻고 있는 이노센티의 환상적인 그림이 어우러진『호두까기 인형』으로 아이들에게 원전 호프만 문학의 상상력과 묘미를 보여 주자.

이노센티의 섬세하고 정교한 그림-『호두까기 인형』에서 이노센티는 각 장면을 지극히 사실적으로 정교하게 그려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색감과 대담한 구도로 작품에 걸맞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의 그림은 사실적 디테일을 충실히 표현하면서도 나름대로 상상력을 더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기이하고 환상적인 세계를 펼쳐 보이려는 호프만의 의도를 그대로 꿰뚫고 있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인형나라 군단의 대장 ‘호두까기 인형’은 누굴 사랑할까?’
네모난 입을 벌리고 큼직한 이를 드러낸, 좀 우스꽝스럽게 생긴 인형이 바로 호두까기 인형이시다. 단단한 호두를 깨물어 까는 이 호두까기 인형은 생쥐 왕의 군대와 전투를 벌이는 인형 군단 최고의 지휘관이자, 머리에 일곱 개의 왕관을 쓴 생쥐 왕을 죽이는 영웅적 존재이기도 하다. 이 호두까기 인형을 사랑하는 주인공 소녀 마리는 인형 나라의 얼음 사탕 초원, 크...
- 20011117 - 조선일보/최승호(시인)

크리스마스 이브
선물
마리의 사랑
놀라운 사건
전투
병이 난 마리
단단한 호두에 대한 동화
삼촌과 조카
승리
인형의 나라
수도


옮긴이의 말
반쯤 넋이 나간 상태에서 마리는 비틀비틀 뒷걸음질을 쳤다. 그 때였다. 쨍그랑쨍그랑 하며 장식장의 유리가 깨져 박살났다. 마리가 팔꿈치로 유리를 깨 버린 것이었다. 순간 마리는 콕콕 쑤시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그러나 갑자기 마리의 심장 주위는 무척 편안해졌다. 찍찍대는 소리와 휘파람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고, 주위는 완전히 고요해졌다. 마리는 무슨 일인지 쳐다보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생쥐들이 장식장 유리문 깨지는 소리에 놀라 다시 쥐구멍으로 물러났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또 뭐지? 마리 바로 뒤 장식장에서 무언가 희한하게 웅성대기 시작하더니 아주 고운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기상- 기상- 전쟁터로 가자- 이 밤이 새기 전에- 기상- 전쟁터로 가자!”

그리고 동시에 화음을 이룬 종소리가 아주 아름답고 듣기 좋게 울렸다. “아하, 이건 바로 내 작은 방울종들이잖아.” 마리가 좋아라 외치며 재빨리 그 옆으로 갔다. 마리는 장식장 안에서 누군가가 아주 환하게 불을 밝히고 분주히 왔다갔다하는 것을 보았다. 우왕좌왕 뛰어다니며 작은 두 팔을 흔들어대는 것은 바로 여러 개의 인형들이었다. 그러자 돌연 호두까기 인형이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이불을 멀찌감치 차 버리더니, 두 발로 동시에 침대에서 튀어나오며 큰 소리로 외쳤다.

“바삭- 바삭- 바삭- 멍청한 생쥐 놈들- 갉아먹는 소리, 졸장부 소리-
바삭- 바삭- 바삭- 멍청한 생쥐 놈들- 딱 딱 딱 딱- 호두 까는 소리, 진짜 사내대장부 소리.”

그렇게 말하며 호두까기 인형은 자기의 작은 칼을 빼내어 공중에 휘두르며 외쳤다.
“내 사랑하는 부하들이여, 친구며 형제들이여, 자네들은 이 힘든 전투에서 내 편이 되겠는가?”

당장 스카라무슈(옛 이탈리아와 프랑스 희극에 나오는 익살스런 병정으로 호언 장담을 잘한다./옮긴이) 세 명과 판탈로네(이탈리아 즉흥극에 나오는 사랑에 빠진 인색한 늙은 상인/옮긴이) 한 명, 굴뚝 청소부 네 명, 치터(고대 그리스의 현악기/옮긴이) 연주가 두 명, 그리고 북치는 병사 한 명이 힘차게 대답했다. “네, 대장님. 우리는 대장님께 항상 충성하며 대장님을 따르겠습니다. 죽음도, 승리도, 전투도 항상 대장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러고는 흥분한 호두까기 인형이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뛰어내리자 모두들 따라서 장식장 윗칸에서 굴러 떨어졌다.
(본문 3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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