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여우

팀 마이어스 글, 한성옥 그림, 김서정 옮김 | 보림
시인과 여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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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1년 12월 15일 | 페이지 : 32쪽 | 크기 : 23 x 29.1cm
ISBN_10 : 89-433-0454-4 | KDC : 843
원제
Basho and the Fox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6569 | 독자 서평(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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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시인 바쇼가 산속에서 신선처럼 살고 있었습니다. 자기 먹을 것을 먹고, 자기 잘 만큼 자고, 자기 사는 대로 살면서, 자기 시를 썼답니다. 그의 오두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강가에는 늦여름이면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한 버찌가 익는 벚나무 한 그루 있었지요.

그 버찌를 두고 시인과 여우가 내기를 해요. 납득할 만큼 훌륭한 시를 짓는 시인이라면 여우는 그 버찌를 시인의 것으로 인정하겠다는 거였지요. 기회는 세 번, 시 한 수면 되는데, 대단할 필요도 없고 그저 괜찮은 시를 쓰면 되는 거였죠. 약속한 오월 보름날이 오기까지 시인은 옛 시를 읽고 새 시를 쓰면서, 여우가 깜짝 놀랄 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인 시를 찾으려고 애를 썼지요. 여우를 만난 시인은 달빛 아래서 아름답기 그지없는 하이쿠 한 편을 읊었습니다. 헌데 여우는 딱하다는 듯 시인에게 말하지요. 시인이라고 하기엔 한참 멀었으니 내달 보름에 다시 만나자고요.

한 달 동안 열심히 쓴 또 한 편의 아름다운 시도 조금 나아졌다는 평으로 여지없이 퇴짜를 맞아요. 그 뒤 한 달 동안 더 이상 손볼 데가 없을 때까지 시를 다듬고 다듬었지만, 시인의 마음에 드는 시가 없었어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데 시인에겐 준비된 시가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여우 앞에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시를 읊었지요. 그러자 여우가 헉, 숨을 들이쉬더니 벌떡 일어나 용서를 빌었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시를 쓰실 줄 몰랐다면서요. 바쇼는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지요. 그 전 시에 비해 더 나을 게 없는 시였거든요. 그러자 여우가 바보 같은 질문도 다 듣겠다며 무심하게 말합니다. " 그 시에는 여우가 들어 있잖아요!"

서정적이고 간결한 문체, 우화의 재미, 다시점의 아름다운 수채화가 척척 맞아떨어지며 예술의 소통에 대해 얘기를 나누어 보게 하는 즐거운 그림책입니다.

우화의 형식을 빌린 명징하고 재미있는 글과 일본 판화 풍의 수채화를 보면서 예술 작품의 효용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즐거운 그림책입니다. 17세기 일본의 유명한 시인 바쇼(松尾芭蕉)와 영리하고 변덕스런 독자를 대변하는 여우를 등장시켜 한 편의 매혹적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어려워만 보이는 이 명제를 놓고 어린이들과 함께 즐겁게 말문을 트는 단초로 삼을 만한 책입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안 그림은 다각도에서 사물을 바라보게 합니다. 원경, 근경은 물론 위에서 조망하기도 하고, 카메라로 찍은 듯 초점을 맞추어 근접한 사물은 아예 검게 그림자처럼 나타나기도 합니다. 고풍스런 액틀에 그림도 넣어 보고, 글도 넣어 봅니다. 영화 기법을 차용한 현대적인 다시점의 그림이 여우 같은 독자들을 심심찮게 배려합니다.
팀 마이어스(Tim Myers)
미국의 작가, 작사가입니다. 일본에서 삼 년 동안 살았고 일본을 비롯한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시인과 여우』를 비롯하여 일본의 옛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여러 작품을 썼습니다. 지금은 뉴욕 플래츠버그에서 부인과 세 아이와 살고 있습니다. 마이어스는 “위대한 조상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려고 하지 마라. 그들이 추구하던 것을 찾아라.”라는 바쇼의 충고를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고 합니다.
한성옥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국 FIT와 SVA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로 일하며 그림책을 통한 다양한 소통을 탐구하는 <한성옥 그림책 실험실>을 운영하며 바삐 삽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수록 소란하고 분주한 마음을 뒤로 물리고, 무엇을 하며 어디로 왜 가는지를 묻고 살피는 일에 무게를 두며 살고 싶어합니다.

<The Very Best of Children's Book Original Show>, <The Fire of Imagination Competition Original Show> 등 여러 전시회에 참여했습니다. 작품으로는 『아주 특별한 요리책』과『행복한 우리 가족』『우렁 각시』『수염 할아버지』『나의 사직동』『시인과 여우』『시인과 요술 조약돌』『마을에서 In a Town』『황부자와 금돼지 Sir Whang and the Golden Pig』『콩쥐 팥쥐 Kongi and Potgi』『안토니오의 어느 날 Antonio's Lucky Day』 등이 있습니다. 특히『황부자와 금돼지』는 미국 캔자스 주 초등학교 교재로 채택되었습니다. 제46회 미국 일러스트레이터협회상(도서부분)을 수상하였습니다.
김서정
1959년에 태어났습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고 독일 뮌헨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 어린이 책을 읽고, 쓰고, 옮기고, 평론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지금은 김서정동화아카데미에서 어린이 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997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화 『믿거나 말거나 동물 이야기』『두로크 강을 건너서』, 그림책 『용감한 꼬마 생쥐』『나의 사직동』, 평론집 『어린이문학 만세』『멋진 판타지』『동화가 재미있는 이유』, 옮긴 책으로 『그림 메르헨』『어둠이 떠오른다』『미랜디와 바람오빠』『옛날 옛날에, 끝』 등이 있습니다.
오래된 연못 개구리 뛰어든다 물소리 퐁당 하이쿠는 일본의 대표적인 시 형식입니다. 열일곱 음절로 된 아주 짧은 시인데, 그 속에 '우주를 담는다'고 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시들이 많습니다. 바쇼는 유명한 하이쿠 시인입니다. 위에 실린 시가 대표작이지요. 가만히 상상하며 귀 기울여 보세요. 이끼 낀 바위들이 둘러선 고요한 연못이 있습니다. 때는, ...
- 김서정
17세기 일본의 위대한 시인, 바쇼가 여우를 만난다면? 여우가 바쇼의 시를 비웃으며 그 정도 시는 누구나 쓸 수 있다고 코웃음을 친다면? 위대한 시인이 여우에게 인정받지 못해 고민에 빠진다! 익살스런 이야기 속에 예술(시)과 자아에 대한 명쾌하고도 의미심장한 해석을 담았다. 예술의 본질과 예술가, 그리고 소통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바쇼의 대표작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커다란 즐거움의 하나.

화면 가득 눈이 부시도록 핀 초봄의 벚꽃부터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여름의 달밤까지 다양한 계절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표현한 그림이 돋보인다. 시인과 여우, 둘로 제한된 등장인물, 고정된 장소라는 한계를 영화 기법을 차용한 다채로운 시점과 구도로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강과 하늘, 화면 속의 다양한 공간에서 여백의 흰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통일감을 준 것도 인상적이다. 미국 작가가 쓰고 한국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렸다. 출간 직후부터 주목 받으며 각종 상과 베스트셀러 목록을 장식한 작품. 어린이들의 문학성과 미적 감수성, 예술적 안목을 성큼 높여 줄 그림책이다.

<내용>

위대한 시인 바쇼가 깊은 산 속에서 시를 쓰며 조용히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바쇼는 버찌를 따러 갔다가 여우를 만나 내기를 하게 된다. 여우는 바쇼가 괜찮은 시를 한 수 써 주면 그 벚나무의 버찌를 다 주겠다고 하는데…….

바쇼는 열심히 시를 써 가지만 모두 여우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제 남은 건 마지막 한 번의 기회뿐! 아무리 애를 써도 시는 떠오르지 않고, 고민 끝에 바쇼는 빈손으로 여우를 만나러 간다. 여우를 만난 순간 바쇼의 머릿속에서 물이 흐르듯 시 한 수가 떠오르고, 그 시를 들은 여우는 드디어 감동하는데…….

<포인트>

■ 이 책은 단순히 바쇼의 작품을 소개한다는 것을 넘어서 우리에게 예술이란 무엇이며, 어린이에게 예술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에 대한 심상치 않은 질문을 던진다. 다소 코믹한 외양을 하고 있지만 시인과 여우의 대결은 다름 아닌 예술가와 독자의 대결이다. 위대한 시인이라는 명성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자기가 감동받지 못한 작품은 인정할 수 없다는 여우는 매우 현대적인 예술관과 미학에 기반을 두고 독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이르마·제임스 블랙상’을 받았다는 사실. 이 상은 유명한 어린이책 작가 겸 편집자인 이르마와 제임스 블랙을 기념하여 Bank Street College of Education이 주최하는 상으로 최종적으로 어린이들이 뽑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전문가들이 후보가 될 서른다섯 작품을 고르고, 주최 대학의 부설 학교에서 어린이들이 5주 동안 작품들을 읽고 토의한 뒤에 네 편을 골라 상을 준다. ‘예술’이라는 소재가 어린이들에게도 충분히 흥미롭다는 것,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책에 대한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좋은 보기이다.

■ 또 하나 이 책의 특징은 시각적으로 매우 다채로운 시점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변화감 있는 구도와 움직이는 시점은 일차적으로 화면의 단조로움을 피하고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준다. 또한 독자에게 사물을 고정된 한 자리에서가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관찰할 것을 제안한다. 예술의 본질을 ‘공감’에 둔 이 책의 메시지와도 잘 어울리는 설정이다. 일러스트레이션의 본질이 커뮤니케이션에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바쇼와 하이쿠>

바쇼(1644~1694)는 17세기 일본의 대표적인 하이쿠 시인. 하이쿠는 일본 고유의 시 형식으로, 17음절로 된 짧은 시지만 그 속에 ‘우주를 담는다’고 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바쇼는 ‘방랑 미학의 실천자’라고 불릴 정도로 평생을 은둔과 여행으로 살아 가면서 당시 언어 유희에 가까웠던 하이쿠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고요한 연못
개구리 뛰어든다
물소리 퐁당

가장 널리 알려진 바쇼의 대표작이다. 가만히 상상하며 귀 기울여 보자. 이끼 낀 바위들이 둘러선 고요한 연못이 있다. 때는, 별이 반짝이는 초저녁이 어떨까? 아무 움직임도 소리도 없이 적막하다. 시간도 멈추어 버린 듯하다.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시간, 알 수 없는 미래의 시간도 여기 모두 모여 있는 것 같다. 그 때, 개구리 한 마리가 연못으로 뛰어든다. 퐁당! 물소리가 적막을 깨뜨린다. 그 물소리는 우주를 뒤흔드는 듯하다. 이렇게 강렬한 느낌을 주지만 단지 17음절로 이루어졌을 뿐이다. 하이쿠는 그렇게 극단적인 생략, 침묵, 여백을 통해 그 어느 말 많은 시보다도 강력한 말을 하는 시이다.
‘달콤하고 그윽하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보다 더 소중한 건 극 전체를 살려 주는 배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뛰어난 재능으로 맡은 배역을 빈틈없이 소화해 내는 배우도 보기 좋지만, 가끔 배우가 아닌 실제 인물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배우가 있다. 극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배역을 하는 배우가 보이지 않고 극중 인물이 보이는 것이다. 그 순간을 같이하는 관객도 극 속에 완전...
- 열린어린이 2003년 3월호/이형진(그림 작가)

이 재기 발랄한 이야기는 잘 짜여진 이야기 구조, 설득력 있는 캐릭터, 재기 넘치는 결말의 삼 박자를 갖추고 있다.
-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School Library Journal)
재치 있는 상상력과 서정적인 문체로 바쇼의 아름다운 시를 책 속으로 끌어냈다. 우아하고 인상적인 수채화는 변화하는 사계절의 모습을 적절하고 풍성한 표현력으로 보여준다. 효과적인 화면 구성으로 표현한 자연의 아름다움은 전통 깊은 일본의 판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우화 형식으로 더욱 친근함을 느끼게 해 주는 이 책은 유머러스한 이야기와 섬세한 수채화로 시와 위대한 시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준다.

- 혼북(The Horn Book)
한 달 내내 바쇼는 옛 시를 읽고 새 시를 쓰면서, 여우가
놀랄 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인 시를 찾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달이 둥글게 차오른 밤 바쇼는 벚나무로 갔습니다. 여우는 벌써
와서 말없이 풀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바쇼는 여우에게 인사를
한 뒤, 달빛 아래서 시를 읊었습니다.

자두 향 풍겨
산길 위로 일순간
솟는 아침 해

한동안 졸졸거리는 물소리밖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여우가 일어섰습니다.
"이보게, 친구." 여우는 딱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자네는 시인이라고 하기엔 아직 한참 멀었네! 내달 보름에 만나지.
그동안 좀 더 괜찮은 시가 나온다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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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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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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