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직동

김서정 글, 한성옥 글·그림 | 보림
나의 사직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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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3년 06월 30일 | 페이지 : 38쪽 | 크기 : 20.9 x 29.9cm
ISBN_10 : 89-433-0509-5 | KDC : 8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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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3193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3학년 사회 1학기 03월 1. 고장의 모습
3학년 사회 1학기 06월 3. 고장의 생활과 변화 1. 의식주 생활의 변화
3학년 사회 2학기 09월 1. 고장 생활의 중심지
3학년 국어 1학기 06월 7. 이야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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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사회 1학기 05월 3.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지역
수상&선정
2004년(제25회) 한국어린이도서상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본상 수상
열린어린이 2003 겨울 방학 권장 도서
달을 먹은 공룡
밤하늘에 달 하나가 되기까지
100개의 달과 아기
공룡
장소에 대한 기억은 쉬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곳의 공기와, 그 곳의 담길과, 그 곳의 소리는 몸이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몸은 그 느낌을 그대로 안고 있다가 그와 동일한 처지에 처해질 때면 불처럼 붙어 오르곤 합니다. 피어 오른다고 해야 할까요.

장소에 대한 기억 중에서 가장 오래 가는 것은 고향에 대한 기억입니다. 도시든, 시골이든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대한 기억입니다. 그 곳은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됩니다. 그 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서운했습니다. 또 떠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꿈 속의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그 곳이 그 사람의 고향이 됩니다.

‘나’를 따라 사직동을 걸어 봅니다. 잿빛 도시 속에 폭 쌓여있는 동네이지만, 그래도 내가 사는 동네는 저기에 있는 무미건조한 회색 건물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옥 지붕마다 입혀진 색이 있습니다. 담쟁이 덩굴로 덮여버린 나의 집, 나의 집이 지어지는 것도 본 아흔이 넘어버린 이웃집 할머니, 나물 할머니, 동네 꼬마…… 하지만 이 자질구레한 기억들은 반듯한 아파트 단지로 마무리됩니다. 불도저로 꼬불거리는 골목길을 밀어 버리며 ‘나의 사직동’은 기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한 공간과 그 공간의 기억을 그대로 옮겨 놓은 책입니다. 기억과 시간이 물 흐르는 대로 놓아둘 뿐인 전개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단순한 흐름을 읽으며, 읽는 이 역시 ‘나의 동네’를 찾아 가게 됩니다. 기억으로든, 실제로 떠나든, ‘나의 동네’로 답사를 시작합니다.

비가 오고 난 후의 풍경, 계절이 바뀔 때 나던 냄새, 야채 가게 아주머니가 물을 틀어놓고 배추를 씻던 모습, 동네에서 마주치는 꼬마들…… 그 곳이 고향이었나 봅니다. 이제는 점점 큰 길이 나고 낡은 집은 없어져 가는 산 밑의 동네. ‘나의 동네’ 역시 쓸쓸한 기억으로 마감될 것 같습니다.

깔끔한 환경이 싫을 리 없습니다. 좁은 길보다 넓은 길이 더 편합니다. 하지만 점점 네모반듯해지고 싶어하는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며 쓸쓸합니다. 허름한 옛 골목길이 그립습니다. 직선이 아니라 곡선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 속에 있던 정감어린 모습 때문이겠지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떠들어야지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공간 전체에 흐르는 ‘정’ 말입니다.

깨끗하지도, 번듯하지도 않지만 따뜻한 마음과 정겨운 이웃이 있던 동네, 그 곳을 추억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재개발로 인해 높은 건물과 널찍하고 반듯한 길이 생겼지만, 그래도 옛날을 그리워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백 계단을 오르고 웃음으로 주름진 이웃들이 살던 사직동 그 동네. 사진과 수채화, 연필선이 그려내는 아련한 풍경과 단아한 글이 우리를 추억 속에 잠기게 합니다.

가끔 사탕을 쥐어 주는 슈퍼 아저씨, 하하하 웃으며 해장국을 나르는 해장국 집 아줌마, 엄마 어릴 때와 닮았다며 가끔 머리를 쓸어 주는 정미네 할머니,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던 스마일 아저씨. 착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살던 동네에 재개발 바람이 붑니다. 그때부터 푸념을 늘어 놓는 사람들도 생기도 다투는 일도 생깁니다. 추억 속의 동네는 사라지고 얼기설기 엮인 철근과 굴착기만 보입니다. 아이의 사직동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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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정
1959년에 태어났습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고 독일 뮌헨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 어린이 책을 읽고, 쓰고, 옮기고, 평론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지금은 김서정동화아카데미에서 어린이 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997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화 『믿거나 말거나 동물 이야기』『두로크 강을 건너서』, 그림책 『용감한 꼬마 생쥐』『나의 사직동』, 평론집 『어린이문학 만세』『멋진 판타지』『동화가 재미있는 이유』, 옮긴 책으로 『그림 메르헨』『어둠이 떠오른다』『미랜디와 바람오빠』『옛날 옛날에, 끝』 등이 있습니다.
한성옥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국 FIT와 SVA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였습니다.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아트 디렉터로 일하며 그림책을 통한 다양한 소통을 탐구하는 <한성옥 그림책 실험실>을 운영하며 바삐 삽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수록 소란하고 분주한 마음을 뒤로 물리고, 무엇을 하며 어디로 왜 가는지를 묻고 살피는 일에 무게를 두며 살고 싶어합니다.

<The Very Best of Children's Book Original Show>, <The Fire of Imagination Competition Original Show> 등 여러 전시회에 참여했습니다. 작품으로는 『아주 특별한 요리책』과『행복한 우리 가족』『우렁 각시』『수염 할아버지』『나의 사직동』『시인과 여우』『시인과 요술 조약돌』『마을에서 In a Town』『황부자와 금돼지 Sir Whang and the Golden Pig』『콩쥐 팥쥐 Kongi and Potgi』『안토니오의 어느 날 Antonio's Lucky Day』 등이 있습니다. 특히『황부자와 금돼지』는 미국 캔자스 주 초등학교 교재로 채택되었습니다. 제46회 미국 일러스트레이터협회상(도서부분)을 수상하였습니다.
수 년 전부터 광화문 일대에서는 재개발이 한창이다. 옛 동네는 조금씩 자취를 감추고 오피스텔이니 주상복합이니 하는 미끈한 고층 건물들이 하나씩 둘씩 쑥쑥 올라간다. 머지않아 눈에 익은 이 사직동도 사라질 것이다. 꼭 이래야만 하나 하는 아쉬움에 이 책이 만들어졌다. 나이가 들어가며 산다는 것이 참으로 여러 겹의 씨줄과 날줄로 이루어진다는 걸 느낀다. 지나온...
- 한성옥
몇 년 전부터 도심지 재개발의 일환으로 종로구 사직동 일대가 재개발되고 있다. 경희궁의 아침이니 파크 팰리스니 하는 미끈한 고층 빌딩들이 하나씩 둘씩 늘어간다.

문화재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세상에, 재개발로 생존을 위협받는 극빈자들이 수두룩한 세상에, 그럭저럭 먹고 살 걱정은 없는 사람들이 별 개성 없는 개량 한옥에서 사는 사직동의 재개발은 대중의 흥미를 끌 만한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2003년 4월 말 현재 사직동에는 3,420가구, 8,264명이 살고 있으며,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질 이 작은 동네의 골목골목, 담이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추억하며 그리워하게 될 아이들이 있다.

이 책은 사직동에서 삼십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그림 그리는 이와, 글을 쓰는 그의 친구가 뜻을 모아 사직동과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삶을 그림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아직 재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라 허구의 요소가 첨가되었지만,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대부분 실제로 존재한다.

다큐멘터리적인 사실감을 살리기 위하여, 그림은 실제 사직동 풍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사진 촬영한 뒤에 연필과 수채화로 리터치 작업을 하였다. 사진이 주는 객관성과, 연필선과 수채화의 섬세함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주인공의 일인칭 서술로 이루어진 독백체의 글은 내밀하면서도 호소력 짙다. 절제된 감정으로 사라지는 시절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목소리는 낮지만 울림은 큰 그림책이다.

주제의식으로 보나, 소재로 보나, 표현기법으로 보나, 우리 그림책史에 남을 귀한 작업이다. 초등 3학년 이상의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어른에게 권하는 본격적인 창작 그림책.

내용

서울 한복판 광화문 바로 옆에는 내가 살던 동네가 있었다. 새문안교회 옆 골목길로 접어들어 십 분쯤 걸으면 나오는 동네. 자그마한 한옥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사직동에서 나는 태어나 자랐고, 학교에 다녔다. 우리 동네에는 친구들과 뛰어놀 골목도, 앉아 쉴 나무 그늘도 많았다. 엄마가 어릴 때부터 살아온 분들도 많았다. 나를 볼 때마다 엄마 어릴 적과 똑같다며 웃던 정미네 할머니, 날마다 골목길에 온갖 채소를 펴 놓고 말리던 나물 할머니, 동네 할머니들 파마를 공짜로 해 주던 파마 아줌마, 사악사악 골목길을 비질하던 스마일 아저씨. 모두 동네 터줏대감들이다.

그러던 어느 날, 커다란 현수막이 붙고 동네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재개발을 한다고, 아파트를 짓는다고 했다.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이 부러웠던 터라, 조금은 들뜨기도 했다. 그때 나는 열한 살이었다. 친구들과 계단을 뛰어오르고 인형놀이를 하고 감나무에 돌멩이를 던지는 동안, 못 보던 간판들이 하나씩 늘고 동네는 슬금슬금 달라졌다. 한 집 두 집 이사 가는 집이 늘고, 우리도 이사를 했다. 태어나 처음 하는 이사였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사직동으로 돌아와 있다. 하지만 우리 집은 사직동 129번지가 아니라 모닝팰리스 103동 801호이다. 단지 안 길은 널찍하고 분수가 춤추는 작은 공원도 있다. 하지만 팽이 돌리고 인형놀이 하는 아이들은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싹싹 비질하는 사람은 제복 입은 청소 아줌마이다. 옛날 동네 사람들은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 여기는 사직동이지만, 나의 사직동은 아니다. 나의 사직동은, 이제는 없다.
‘어릴적 우리동네 그리워라 새록새록 떠오르는 추억들’
어느 날 아이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OO병원’이라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어린 시절이 우리에게 준 맛과 색깔과 냄새와 소리와 신기한 경험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뒤엉켜 삶의 순간순간을 붙들어 준다. 알게 모르게, 슬며시 혹은 화들짝 놀랄 만큼 강렬하게. 『나의 사직동』(한성옥 그림, 김서정·한성옥 글, 보림)은 사라져 가는 어린 시절, ‘우리 동...
- 20040830 - 한겨레신문/최선숙(오픈키드 콘텐츠팀장)

‘크고 멋져야 살기 좋은 집일까’
초등학교 2학년『슬기로운 생활』책에는 ‘살기 좋은 우리 집’이라는 단원이 나온다. 어린이들은 살고 싶은 집의 모습을 꾸미고 살기 좋은 집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 한편 요즘 텔레비전과 신문에는 ‘멋진 주택’에 대한 광고가 부쩍 늘었다. 우아한 연예인이 ‘현대인의 생체 리듬을 고려한, 상류풍의, 자연 친화적인 주거 환경’에 살아보라고 권한다. 살기 ...
- 20050903 - 중앙일보/김지은(동화 작가)

‘몽타주와 미장센의 미학이 만들어 낸 '이야기 예술' ’
나는 그림책이 좋다. 그림책은 보면 볼수록 재미있다. 그림책만의 독특한 이야기 전달 방식이 재미있고, 글과 그림의 결합으로 더욱 강렬한 서사를 만들어 내는 것도 재미있다. 그래서 나는 그림책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그림책을 좋아하다보니 때로는 사람들에게 '그림책이란 무엇인가' 혹은 '그림책의 서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참으로 난처한 일...
- 20050101 - 열린어린이 2005년 1월호/윤한구(도깨비 대표)

슈퍼 안에 있는 것들을 나는 다 좋아했지만, 무엇보다 좋아한 건 가끔 사탕을 그냥 쥐어 주는 슈퍼 아저씨였습니다. 계영이 왔냐아? 뭐어 주까아? 꼬리를 길게 빼는 아저씨 말을 들으면 세 살짜리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하긴, 나는 걸음마 시작할 때부터 슈퍼 앞을 그냥 못 지나쳤다는군요. 네가 벌써 사 학년이야아? 세월 참 빠르구나아! 해마다 몇 번씩 아저씨는 나한테 몇 학년인지 묻고는 이렇게 감탄을 했습니다.

동네에서 가장 부지런한 재활용 아줌마, 아저씨. 아줌마는 일할 때면 항상 콧노래를 흥얼거려서 빈 상자 묶는 일이 참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아저씨는 사고를 당해 팔이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래도 하나뿐인 팔로 자동차 정비며 정원사 일이며 온갖 일을 했습니다. 쉬는 날에도 아줌마를 도와 일을 했는데, 얼마나 솜씨가 좋은지 아줌마보다 상자를 더 빨리 묶었습니다.
(본문 13∼14쪽)
국내도서 > 어린이 > 3학년
국내도서 > 어린이 > 4학년
국내도서 > 어린이 > 5학년
국내도서 > 그림책 > 우리나라 그림책
국내도서 > 그림책 > 주제별 그림책 > 감성 키우기

고향이 어디야?

강아지똥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우리 몸의 구멍
허은미 글, 이혜리 그림
갯벌이 좋아요
유애로 글·그림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샘 맥브래트니 글, 아니타 제람 그림, 김서정 옮긴이
미안해
샘 맥브래트니 지음, 제니퍼 이처스 그림, 김서정 옮김
시인과 여우
팀 마이어스 글, 한성옥 그림, 김서정 옮김

시인과 여우
팀 마이어스 글, 한성옥 그림, 김서정 옮김
수염 할아버지
이상교 지음, 한성옥 구성·그림
우렁 각시
한성옥 글·그림

갯벌이 좋아요
유애로 글·그림
사과가 쿵!
다다 히로시 지음, 정근 옮김
누구 그림자일까?
최숙희 글·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