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산 어린이 7

감자를 먹으며

이오덕 글, 신가영 그림 | 낮은산
감자를 먹으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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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4년 06월 25일 | 페이지 : 48쪽 | 크기 : 19 x 25cm
ISBN_10 : 89-89646-13-8 | KDC : 814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2702 | 독자 서평(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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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껏 입을 벌려 한가득 베어 뭅니다. “아 뜨거!” 한 번 씹기도 전에 손바닥에 도로 뱉습니다. 뱉어 낸 감자를 호호 후후 불어 가며 이번에는 조심스레 먹습니다.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냄새는 구수한데, 너무 뜨거워 맛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번, 두 번 씹으면 씹을수록 그윽하고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우러나옵니다. 그 정다운 맛에 취해 자꾸자꾸 먹다 보면 어느 새 볼록 튀어나온 배를 토닥거리게 되지요. 감자처럼 소박하고 은근한, 우리를 기분 좋게 배불리는 시 한 편과 마주했습니다.

감자와 함께한 이오덕 선생님의 삶이 산문시에 단정하게 담겨 있습니다. 어린 시절, 정지에서 밥을 풀 때면 밥에 앉힌 감자를 젓가락에 꽂아 건네 주시던 어머니, 아버지와 논둑에 앉아 새참으로 먹었던 감자, 꼴 베러 간 냇가에서 동무들과 재미나게 했던 감자묻이 놀이, 감자를 먹으며 읽었던 책과 감자를 먹으며 썼던 글과 감자를 먹으며 가르쳤던 감자 먹고 살아 가는 산골 아이들…….

어머니가 솥뚜껑을 열어 감자를 쥐어주시던 시절을 생각하면 어머니 얼굴은 안 떠오르고 뜨거운 감자를 한가득 물고는 김을 토하던 생각만 난다고 합니다. 마치 어머니의 손보다 그 손에 쥔 먹음직스러운 감자에만 눈이 팔린 네다섯 살 아이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은 자기도 모르는 새, 감자를 먹기 전에 벌써 훈훈해졌을 테지요. “꼭 잡아 꼭!” “뜨겁다 뜨거, 후우 해서 먹어!” 하시는 어머니의 음성은 흙처럼 수수하면서도 또 흙처럼 따뜻하고 두터워 아이의 마음을 푸근히 덮습니다. 그 온기는 70년이 지난 후에도 남아 있어 후후대며 먹던 감자만 떠올려도 다시 살아나 가슴을 덥힙니다.

선생님은 고흐의 그림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좋아했습니다. 아니, 그림보다 더 좋아한 것은 진짜 감자를 먹는 사람들과 그들이 꾸려 가는 생활입니다. 작가에게 감자란 맛있고 푸짐한 먹을거리일 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정직한 땀이며 그들이 즐기는 소박한 휴식입니다. 감자 먹고 살아 가는 사람들이 모인 마을에서 오두막집 지어 사는 게 꿈이고 죽어서도 뜨끈뜨끈한 감자를 먹겠다는 말 속에는 꾸밈없는 사람들과 정직하고 정답게 사는 게 최고의 삶이라는 가치관이 담겨 있습니다.

땅 파고, 나무 쟁이고, 밤자갈 깔고, 불 붙이고, 저고리 벗어 활활 부치고, 모래쑥 깔고 감자 놓아 다시 모래쑥 덮고, 흙 덮고 냇물 뜨러 어서어서 빨리빨리, 파 놓은 옆구리에 물 부으면 쿵쿵쿵 따닥따닥 천둥 터지는 소리, 덩달아 터지는 뜨거운 김, 뒤이어 올라오는 모래쑥 냄새 감자 익는 냄새. 감자묻이 놀이 순서를 좇다 보면 동무들 중 하나인 양 저절로 흥이 납니다. 누군가의 급한 목소리에 빨리빨리 움직여야만 할 것 같아 잔뜩 긴장까지 됩니다. 하지만 팍신팍신 달고소한 감자를 “아이 뜨거!” 하며 입에 넣는 순간, 긴장은 온데간데 없고 싱글벙글 웃음만 나옵니다. 허기진 배를 채워 주는, 그래서 더욱 신나는 놀이인 감자묻이 놀이가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감칠맛 나는 흉내 말과 군더더기 없는 우리 말이 여울물처럼 좔좔 흘러 속도를 내고 흥을 냅니다. 구체적이고 아름다운 우리 말 맛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캔버스에 목탄으로 그린 그림은 흙과 감자와 이웃과 함께 살아 가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 주듯 투박하고, 한편 옛 시절의 추억인 듯, 팍신하게 익은 감자인 듯 부드럽고 아스라합니다. 허리를 질끈 동여맨 어머니의 무명옷과 이오덕 선생님의 주름진 얼굴은 캔버스의 질감으로 더욱 낡고 거칠고, 그리고 진실해 보입니다. 솥에서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과 어른거리는 물안개는 선과 선, 면과 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목탄 그림 덕분에 풍경보다는 아련한 냄새로 먼저 다가옵니다.

재작년에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님의 작품이라는 무게감에 은근한 부담을 갖고 책을 펼쳤지만, 그 속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 삶의 방식은 참으로 평범하고 편안했습니다. 과거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억지로 끌어 내지 않고 훗날에 너무 과한 부담도 주지 않는, 만족하며 열심히 오늘을 살아 가는 사람들에게 휴식이 되어 줄 책입니다. 바닥에 배 깔고 누워 감자를 먹으며 후후 김을 토하며 읽고 싶은 책입니다.

아동문학가 이오덕 선생의 유작입니다. 감자에 얽힌 인생 이야기를 산문시로 엮었습니다. 그는 감자를 먹으며 자랐고, 놀았고, 아이들을 가르쳤고, 글을 썼습니다. 이 세상을 떠난 후의 소박한 소원도 하느님과 함께 뜨끈뜨끈한 감자를 먹는 것이랍니다. 그의 인생에서는 사람에게 이롭고 소박한 감자와 비슷한 향기가 납니다. 이오덕 선생은 이 글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점차 잊혀져 가는 ‘할아버지의 세계’를 한 번 쯤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감자에 대한 추억은 칠십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머니는 밥을 지을 때마다 밥에 앉힌 감자를 맨 먼저 젓가락에 꽂아서 주곤 하셨답니다. 후우 후우 불어 가며 감자를 먹던 기억에는 어머니의 사랑이 함께 떠오릅니다. 동무들과 ‘감자묻이’ 놀이를 하던 기억도 아주 생생한가 봅니다. 한 번 따라해 보고 싶을 만큼 실감나고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감자를 먹고 자라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감자 먹으며 글을 씁니다. 그렇게 사시사철 감자로 살아 선생의 몸과 마음도 감자빛 흙빛이 되었답니다.
이오덕
1925년 경상북도 청송에서 태어났습니다. 40여 년을 교직에 있으면서 교육자로서 또한 아동문학 평론가로서 어린이들의 올바른 글쓰기 교육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많은 일을 했습니다. 주로 농촌 학교에서 글쓰기를 중심으로 한,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했습니다. 퇴직한 뒤로는 글쓰기 교육과 어린이 문학, 우리 말 살리는 일에 힘을 쏟았습니다. 한국아동문학상과 단재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는『개구리 울던 마을』『꿩』『우리 글 바로쓰기』『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무엇을 어떻게 쓸까』『이오덕 교육일기』『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외 여러 권이 있습니다. 또 엮은 책으로『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일하는 아이들』『허수아비도 깍꿀로 덕새를 넘고』등이 있습니다. 2003년 8월 25일, “즐겁게 돌아갔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가셨습니다.
신가영
1962년에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지금은 어린이 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난스러우면서 생동감 있는 표정과 몸짓의 표현이 뛰어납니다.『벌렁코 하영이』『바른 생활 이야기쟁이』『야 잘한다』『이래서 그렇대요!』『꼭꼭 숨어라 』『숲이 살아났어요』『개구쟁이 노마와 현덕 동화나라』『나도 아빠처럼 될래요』『몰라쟁이 엄마』『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전래동화』『팔려 가는 발발이』등 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것은 특별히 아이들에게 읽히기 위해 쓴 시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동시’를 써 달라는 자리에 내어 놓게 된 것은, 김치나 된장을 싫어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나와 같이 살아온 ‘할아버지들의 세계’를 한 번쯤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이런 ‘할아버지들의 세계’를 조금이라도 이어받지 못하고 그것을 죄다 잃었을 때, 그 때...
- 이오덕
‘이 그림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자 냄새가 난다.’
이오덕 선생님은 어린 시절을 이렇게 감자를 통해 조용히 말씀해 주셨다. 안방과 정지 샛문으로 어머니가 젓가락에 찍어 주시던 감자가 아마도 선생님의 삶을 지켜 준 텃밭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머니는 어린 아들에게 말씀보다 따뜻한 감자로 모든 걸 가르치신 것이다. 스무 살부터 사십 년 넘게 선생님은 산골 작은 학교에서만 일하셨다.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몇 십 ...
- 권정생(동화 작가)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감자묻이 놀이.
꼴 베러 간 냇가에서 여러 동무들과 땅을 파고
거기다가 나무를 쟁이고 나무 위에 밤자갈을 깔아 덮고
불을 붙여 자갈돌을 달구었지.
저고리 벗어 두 다리 새로 활활
바람을 부쳐 넣으면 나무는 후루룩 타올라
자갈돌이 벌겋게 달았다. 그러면 재빨리
모래쑥을 깔고 모래쑥 위에 감자를 놓아
다시 모래쑥으로 싸덮고 흙으로 덮고

얘들아, 어서어서, 빨리빨리
고무신으로 냇물을 떠다가 파 놓은 옆구리에 부으면
쿵쿵쿵 따닥따닥 쿵쿵 따닥…… 천둥 터지는 소리!
뜨거운 김이 터져 나오고 터져 나오는 김과 함께
모래쑥 냄새 감자 익는 냄새……
(본문 2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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