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3

세 개의 황금 열쇠

피터 시스 글·그림, 송순섭 옮김 | 사계절
세 개의 황금 열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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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4년 06월 21일 | 페이지 : 63쪽 | 크기 : 26.2 x 30cm
ISBN_10 : 89-5828-023-9 | KDC : 843
원제
The Three Golden Keys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2335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2학년 국어 2학기 10월 3. 생각을 나타내요
2학년 국어 1학기 07월 8. 재미가 새록새록
3학년 국어 2학기 11월 6.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요
3학년 국어 1학기 06월 7. 이야기의 세계
4학년 국어 2학기 12월 7. 삶의 향기
4학년 국어 1학기 03월 1. 생생한 느낌 그대로
꿈처럼 아련한 곳이 있습니다. 생각만 하면 그리움에 가슴이 설레입니다. 그곳이 당신의 고향입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쉽게 갈 수가 없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을 또렷하게 떠올리려니 세 개의 황금열쇠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그 열쇠를 찾으시겠습니까?

피터 시스의 고향은 프라하입니다. ‘유럽의 심장’ ‘중세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 ‘동유럽의 보석’ 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도시입니다. 작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분쟁의 역사를 간직한 고향이지요. 정치 상황 때문에 프라하를 떠나 망명을 갔고, 그 때문에 기억이 아득한지 몰라도 작가에게 프라하는 추억과 꿈, 전설과 역사가 혼돈스럽게 뒤엉킨 고향입니다. 그가 가진 기억은 희미하지만 그 속에서 유유히 떠돌아 다닐 수 있을 만큼 깊고 넓습니다. 어린 시절의 집을 열지 못하는 작가에게 낯익은 검은 고양이 한 마리 나타납니다. 고양이에게 기억을 의존하여 미로같은 길을 갑니다.

기억은 조금씩 살아납니다. 바람결에서, 온도에서, 작가는 오래 전의 상황과 똑같은 처지에 놓여집니다. 몸이 느끼는 감각으로 저 먼 기억의 여행을 떠납니다. 도서관의 기억, 옛날에 듣던 이야기. 그것은 프라하의 기원에 관한 것입니다. 정원의 기억. 개구쟁이 친구들과 몰래 탐사를 왔던 곳. 그 곳에서 받은 두루마리에 적힌 이야기. 그것은 프라하의 고단한 역사에 관한 것입니다. 비밀의식처럼 은밀하고 신비로워 보입니다. 시계탑의 기억. 이 도시에서 지내던 나의 기억. 계단을 따라 올라갔을 때 기괴한 형체에게 받은 두루마리에 적힌 이야기. 그것은 아름다운 시계탑을 만든 장인에 얽힌 탐욕스럽고 비극적인 일화입니다.

책의 곳곳에서 식물, 과일, 책 등으로 교묘히 인물의 형상을 만들어낸 16세기의 이탈리아 화가, 아르침볼도의 그림 양식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오래된 도서관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스트라호프 도서관, 프라하를 지키고 빛낸 인물들의 상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카를 대교, 구시가 광장에 있는 시계탑 등 프라하의 명소와 만나게 됩니다. 그의 고향이 우리에게 낯설지 몰라도 고향에 대한 향수는 우리에게도 그리움을 남깁니다.

도시의 기억은 세 개의 열쇠를 남겨 놓고, 아득한 기억을 불러 옵니다. 작가는 책 내내 자신의 고향에 대한 기억을 조심스럽게 꺼내올립니다. 그는 말하는 듯 합니다. “나의 고향은 이곳입니다. 신비하고 고단한 역사를 가진 곳, 거리의 벽돌 하나하나마다 도시의 기억을 갖고 있는 곳, 모든 것은 아득합니다. 궂은 날씨처럼, 뿌연 안개처럼.”

오래된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프라하의 아련한 정경들이 어느새 읽는 이까지 고요히 빠져들게 합니다. 당신의 고향은 어디인가요? 가만히 마음의 길을 따라 갑니다. 그 마음이 머무르는 곳, 아련하고 오래된 정서를 간직한 곳, 그곳이 당신의 고향입니다. 그곳이 비록 당신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도시가 아니더라도. 바로 그곳이 당신의 고향입니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의 역사와 거리 풍경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프라하에서 태어난 피터 시스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그렸습니다. 주인공 피터는 열기구를 타고 가다가 항로에서 벗어나 고향 프라하에 내리게 됩니다. 사람의 그림자조차 없던 어두운 도시의 꼬불꼬불한 길을 지나 고향집에 도착한 피터는 잠긴 대문을 열기 위해 세 개의 열쇠를 찾으러 떠납니다. 스트라호프 수도원 도서관과 보얀 공원, 오를로이 천문 시계탑 안에서 열쇠를 구하고 고향집으로 들어갑니다.

펜으로 그린, 피터 시스 특유의 세밀한 그림이 신비로운 프라하의 풍경을 더욱 신비롭게 되살려 놓았습니다. 높은 곳에서 프라하를 내려다본 모습이 환상 세계로 가는 미로 같습니다. 그리고 그 미로 한 귀퉁이가 마법사의 눈처럼 느껴집니다. 건물과 벽에 비친 그림자들, 건물들에 어린 얼굴들이 환상적입니다.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작품「도서관 사서」, 아르침볼도의 그림풍을 따라 그린 황제가 열쇠를 건네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카렐 다리에 얽힌 이야기, 골렘 이야기, 오를로이 천문 시계에 얽힌 이야기 등 프라하를 대표하는 유적들에 대한 지식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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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시스(Peter Sis)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린이 책 작가인 동시에 일러스트레이터, 영화 제작자입니다. 1949년 체코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프라하 실용 미술학교와 영국 런던의 왕립 예술 대학에서 그림과 영화를 공부하고 1984년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티베트』『갈릴레오 갈릴레이』로 칼데콧 상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 작품으로 『마들렌카』『생명의 나무』『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 등이 있습니다.
☞ 작가론 보기
송순섭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슬라브어문학과에서 체코 문학 및 동유럽사를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체코슬로바키아어과 교수로 체코어 및 슬로바키아어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용기를 내, 무지개 물고기』『세 개의 황금 열쇠』 등이 있습니다.
‘어릴적 우리 동네 그리워라 새록새록 떠오르는 추억들’
어느 날 아이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OO병원’이라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어린 시절이 우리에게 준 맛과 색깔과 냄새와 소리와 신기한 경험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뒤엉켜 삶의 순간순간을 붙들어 준다. 알게 모르게, 슬며시 혹은 화들짝 놀랄 만큼 강렬하게. 『나의 사직동』(한성옥 그림, 김서정·한성옥 글, 보림)은 사라져 가는 어린 시절, ‘우리 동...
- 20040830 - 한겨레신문/최선숙(오픈키드 콘텐츠팀장)

‘천년고도 프라하에 바치는 연서’
그림책이 다루는 내용이 점점 광범위해져 취학 전 유아만을 위한 책이 아님은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일반 상식이 되었지만,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 그림책을 소개하는 출판사들이 점점 많아져 독자의 범위가 더욱 넓어짐에 참 반갑다. 이 참에 우리도 그림책 개념과 가치에 대한 재인식을 통하여, 그리고 진지한 작업과 또한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향의 홍보 및 마케팅을 통하...
- 열린어린이 2004년 12월호/한성옥(그림 작가)

내가 텅 빈 거리를 서성이는 동안 고양이는 나를 기다려 준다. 십이월의 추억으로 가득한 거리 - 내 누이의 생일과 천사와 악마를 거느리고 나타나 “착한 아이에게는 선물을, 못된 아이에겐 숯을 주마!”던 성 니콜라스와, 욕조에 잉어가 들어 있고 요술 나무가 세워지고 친척들이 모여들던 크리스마스…….

나는 한참 동안 고양이를 따라간다.
집집마다, 창문마다, 길에 깔린 자갈마다,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낡은 건물의 현판들은 고락의 세월을 이야기하고,
고양이와 나는 성을 향해 가고 있다.
(본문 18∼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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