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아동문고 221

지엠오 아이

문선이 지음, 유준재 그림 | 창비
지엠오 아이
정가
11,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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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5년 06월 27일 | 페이지 : 264쪽 | 크기 : 15.3 x 22.4cm
ISBN_10 : 89-364-4221-X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1544 | 독자 서평(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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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선정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
열린어린이 2006 여름 방학 권장 도서
제9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 수상
‘지엠오’란 본래의 유전자를 조작하고 변형시킨 생물체라는 뜻입니다. 유전자 조작이 일상화 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과학 윤리와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유전자 조작 농축산물을 먹고 사는 미래 사회에서 우성 유전자를 지니고, 아이다움을 잃지 않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아이 ‘나무’로 인해 유전자 산업회사 대표인 정 회장이 따뜻한 마음을 회복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9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 수상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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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이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교육 대학원을 졸업하였습니다. 풍부한 상상력과 재치 있는 글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가입니다. 눈높이 아동문학상과 MBC 창작동화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지은 책으로는『나의 비밀 일기장』『제키의 지구 여행』『양파의 왕따일기』『벌레구멍 속으로』『엄마의 마지막 선물』『내 친구 고슴도치』『지엠오 아이』『딱친구 강만기』『마두의 말씨앗』등이 있습니다.
유준재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홍익대학교에서 섬유미술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책에 관심을 갖고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화성에 간 내 동생』『나는 무슨 씨앗일까?』『지엠오 아이』『대한민국 사진공화국』『크레용 왕국의 열두 달』『단군 신화』등이 있습니다.
SF(science fiction)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상력을 초월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 과학기술의 발전, 우주의 멋진 광경, 외계인과 벌이는 한판 대결 등과 같은 요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SF는 단순히 상상력에 자신을 내맡기는 즐거움만 주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 파묻혀 때론 제대로 보지 못하는 현실의 문제를 우리는 ‘미래’라는 그릇을 통해 한층 더 극명하게 볼 수 있다. 이것이 SF가 가진 진정한 ‘재미’이고 ‘무기’이다.

작가 문선이는 우리 사회의 현안이 되는 문제를 어린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예리하고 사실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특장을 가졌다. 이 작품에서 미래의 ‘지엠오’(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을 줄인 말. 본래의 유전자를 조작·변형시킨 생물체란 뜻으로, 보통 농축산물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다) 세상은 과학적인 사실을 꼼꼼히 조사하고 공부한 작가의 성실함에 풍부한 상상력이 더해져 아주 리얼하고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지엠오 아이』는 유전자 조작이 일상화되고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미래사회의 빛과 그늘을 파헤친 색다른 작품이다. 특히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배양 성공으로 ‘지엠오’라는 말이나 ‘유전자 조작’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이라 이 작품은 먼 미래의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유전자 조작은 동물이나 인간 생명 연장을 위한 장기 사업은 물론 우성 유전자를 조작하여 맞춤 아이로 만들어주는 일에까지 이용된다. 유전자가 조작되지 않은 것이 희귀할 정도여서, 부자나 특권층 사람들 소수를 제외하고 일반 사람들은 보통 유전자 조작 농축산물을 먹는다. 유전자 조작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계기는 유전자 조작 인간이 유전자 조작 식품을 먹어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기는 희귀병에 걸린 사람들이 늘어나면서이다. 게다가, 자기 자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전자가 조작된 자녀가 희귀병에 걸리거나, 집안 경제가 어려워지면 자식들을 버리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런 아이들을 모아둔 고아원이 부족할 정도다.

이 작품의 주인공 ‘나무’도 이런 경우다. ‘나무’는 우성 유전자가 조작되었지만, 부모의 요구로 ‘아이다움’을 잃지 않게 유전자가 조작된 아이다. ‘나무’ 부모는 사업 실패로 ‘나무’를 버려두고 도망을 친다.

‘나무’의 앞집에 사는 정 회장은 유전자 산업회사의 대표이다. 이 회사는 병마에 시달리는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장기 사업을 주로 해온, 유전자 산업의 선두주자이지만, 거의 유일하게, 유전자 조작 아이(지엠오 아이)를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회사의 대표지만, 정 회장의 개인생활은 행복하지 못하다. 아들이 유전자 조작 반대 운동을 학생 때부터 해오고 있고 현재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더 이상 텔로미어(인간 수명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연장할 수 없기 때문에 정 회장은 냉동 인간이 되느냐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이다.

기계처럼 살고 있는 정 회장은 부모로부터 버림 받은 ‘나무’를 만나게 되면서 아주 조금씩 인간 본연의 마음을 회복해간다. 지나치게 깔끔하고, 딱딱 정해진 일과대로 움직이는 정 회장의 일상에 끼어든 ‘나무’. 정 회장은 오랫동안 친아들, 친손자, 친증손자를 외면해왔으면서도 증손자 같은 ‘나무’의 천진함에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되지만, 결국 ‘나무’를 고아원으로 보내 버린다. 그러나 ‘나무’의 빈자리를 느끼고 다시 데려오는데, 이즈음 ‘나무’의 희귀병 증상이 좀더 자주 발병하기 시작한다. ‘나무’를 치료하는 과정을 함께하면서 정 회장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자신이 처한 모든 상황을(어쩌면 예상되는 죽음까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나무’에게서 큰 감화를 받는다. ‘나무’의 충고와 바람대로 정 회장은 아들 가족과 화해할 것을 결심한다. ‘나무’의 희귀병은 치료될 수 없는 것이고, 머지않아 ‘나무’는 자신을 끔찍이 아껴준 친할아버지가 있는 하늘나라로 가게 될 것이다. 정 회장은 아마 냉동인간으로 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오는 노화와 죽음을 받아들일 것이다. 이 작품은 이런 예상을 남긴 채 끝이 난다.

작가 문선이는 이 작품에서 ‘지엠오’를 찬반론자 입장에서 보지 않고 ‘지엠오’로 대표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펼쳐질 양상들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보고자 했다. 지난해 아버지의 투병생활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장기 생산에 대한 문제’와 ‘삶과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희귀병 환자들의 아픔은 물론 생명의 존엄성과 윤리적 측면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어린이들이 살게 될 미래에는 ‘나무’가 겪는 것과 같은 불행한 일’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이 작품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과학기술과 인간의 관계, 삶과 죽음의 관계, 신과 인간의 문제, 세대 간의 갈등 등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여러 생각거리를 던져줄 것이다.

제9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심사평에서

…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예견되는 미래사회의 모습이 섬뜩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인물들 사이의 갈등을 엮어가는 솜씨라든지 위기와 반전을 통해 주제를 인상 깊게 새겨 넣는 힘이 느껴져서 신뢰가 간다. 또한 미답의 영역에 도전하는 패기뿐 아니라, 허술함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빈틈없는 짜임새를 지닌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내는 데 큰 기쁨을 느낀다. ……
정 회장은 정해진 일과가 달라지는 걸 못 견뎌 했다. 심지어는 진열대에 있는 물건들의 자리가 달라지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가정부로봇은 전자 서적의 순서까지도 늘 그 자리에 있는지 점검해야 했다.

“회장님, 출장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다름이 아니라 저번에 말씀드린 냉동 인간 건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회장님의 텔로미어는 거듭된 세포 분열로 노화가 연거푸 진행되어 많이 닳아 없어졌습니다. 정상보다 삼십 퍼센트나 길게 만드는 연장 수술을 이미 여러 차례 받으셨고요. 이젠 지금의 기술로는 텔로미어를 더 연장하는 것이 불가능해서 수명을 이어 가는 걸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닥터 조가 잔기침을 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기억과 정신도 복제되는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해 회장님께서 거부하셨습니다. 텔로미어가 많이 짧아진 상태에서 복제하는 건 별다른 의미가 없어 저도 권해 드리지 않았고요. 이제 마지막 남은 방법은 회장님께서 냉동 인간으로 계시다가 텔로미어를 연장하거나, 완벽한 인간 복제 기술이 개발되면 수술을 받는 겁니다.

시기를 자꾸 늦추다 텔로미어가 더 짧아지면 앞으로 개발된 신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텔로미어에 나타나는 수명이 최소한 오 년은 되어야 안전하다는 것이 저희 모두의 소견입니다. 올해가 회장님의 건강 상태로 보아 가장 적절한 때라서, 지금 냉동 보관되실 것을 적극 권해드리는 겁니다.”

“그렇다고 그걸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나. 간단한 문제는 아니잖나?”
(본문 53∼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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