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아동문고 60

니가 어때서 그카노

남찬숙 글, 이혜란 그림 | 사계절
니가 어때서 그카노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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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6년 05월 30일 | 페이지 : 208쪽 | 크기 : 15.3 x 22.5cm
ISBN_10 : 89-5828-171-5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388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4학년 국어 1학기 07월 8. 같은 말이라도
5학년 국어 1학기 06월 7. 상상의 날개
6학년 국어 1학기 03월 1. 상상의 세계
수상&선정
열린어린이 2006 겨울 방학 권장 도서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시
소박함과 예리함이 조화롭다
내 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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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사는 송연이네 가족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가족과 이웃의 진솔한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송연이는 그렇지 않아도 서울 큰아버지네 가족만 떠받드는 할머니를 보면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큰아버지네 사업이 망해서 사촌 기철이와 당분간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큰아버지 일로 송연이네 집과 친척들이 어려움을 겪고, 송연이 언니도 안동의 학교로 전학 가는 일이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복작복작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밝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동화입니다.

갑자기 아버지가 기철이를 집에 데려오면서 송연이네 집은 발칵 뒤집힙니다. 할머니는 같은 해 태어난 기철이를 오빠라고 부르라며 기철이만 떠받들고 감싸고돕니다. 할머니가 그렇게 자랑스러워하는 큰아버지네 사업이 망해서 송연이네와 고모뿐 아니라 많은 친척들이 어려움을 겪습니다. 안동에 공부하러 가려고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송연이 언니는 집을 나가면서까지 안동에 보내달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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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찬숙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독서 지도사로 일하다가 2000년 겨울 왕따 문제를 다룬 『괴상한 녀석』을 발표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받은 편지함』으로 ‘2005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습니다. 그밖의 작품으로는『사라진 아이들』『꿈꾸는 꼬마 자전거』『니가 어때서 그카노』등이 있습니다. 현재 경북 안동에 살면서 어린이를 위한 좋은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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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란
1972년 거창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습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편집 디자인,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다가 지금은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우리 가족입니다』로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린 책으로는『테드폴』『공룡은 어떻게 살았을까?』『니가 어때서 그카노』『산나리』 등이 있습니다.
더 이상 산과 들로 쏘다니며 노는 아이들은 없다? 시골 구석구석으로 인터넷이 보급되는 것과 동시에 시골 골목에서도 흙을 묻히며 노는 아이들이 부쩍 줄어들었다. 다들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게임을 하거나 아니면 학원에 다니며 인스턴트 음식과 패스트푸드를 먹는다. TV와 인터넷에 중독된 아이들은 비단 도시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면 시골을 배경으로 한 우리 동화도 좀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언제까지나 서울 간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동구 밖에 나 앉아 울고 있는 아이나, 할머니와 단 둘이 살며 도시로 떠나는 아이들을 마냥 부러워하는 아이만을 그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에 출간된 남찬숙의 『니가 어때서 그카노』가 남달라 보이는 건 바로 그 점 때문이다. 바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시골 아이들의 현주소를 제대로 짚어주고 있다. 비록 벽촌이라 인터넷도 자주 못하고, 최신 영화도 꼭꼭 찾아보지 못하지만 요즘 아이들의 희망과 꿈, 삶의 결이 오롯이 살아 있는 동화이다. 송연이와 서연이, 경순이, 기철이, 정식이 다섯 아이들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다양한 삶의 면면들은 총천연색으로 다채롭게 빛난다.

각자 다른 색깔로 표현되는 다섯 아이들

송연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안동에서도 한참 들어가는 시골이다. 마을 전체 가구도 적고 같이 놀 또래 아이들도 별로 없고, 삼학년까지 다니던 학교는 폐교가 되어 면에 있는 학교까지 통학을 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송연이네는 재래식 화장실을 아직까지 쓰고 있고, 속도가 느려 컴퓨터 게임도 실컷 못 하는 그런 집이다.

그런 집에 살고 있는 송연이는 어른들이 하는 말을 살짝 엿듣고 돌아가는 사정을 눈치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취미이며, 공부에 흥미가 없어 날마다 나머지 공부 하는 게 특기인 아이다. 그렇다고 주눅들거나 기죽는 일은 좀체 없다. 공부도 못하고 가진 것도 많지 않은 송연이가 언제나 씩씩하고 당당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감 덕분이다. 시골에 산다고 도시 아이들을 어쭙잖게 부러워하지도 않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보며 자신을 책망하지도 않는다. 또한 가난하고 못 배운 부모님을 창피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최고의 학벌을 자랑하며 잘살았던 큰아버지네를 부러워하지도 않고, 공부 잘하는 사촌 기철이가 대단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뭐가 되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자신감. 그래서 송연이의 모습은 건강하고 활달하다.

송연이 언니 서연이는 송연이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공부로 대성하여 출세하고자 하는 아이다. 서연이는 시골 중학교에서 내내 일등만 한다. 그러면 부모님이 안동으로 유학 보내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촌 기철이네가 망해서 그 빚을 갚느라 안동 유학이 좌절되었는데도 서연이는 이에 굴하지 않는다.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가출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불사한다. 결국 뜻대로 안동으로 공부하러 가게 되고, 부모님 몰래 학원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한다. 서연이에겐 목표가 하나 정해지면 그것만 보고 돌진하는 추진력과 억척스러운 고집이 있다. 그래도 서연이가 밉지 않은 건, 훗날 성공하여 부모님 호강시켜 드리고 싶은 욕심이 순순하기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별일없이 조용하게 지나가던 송연이네 집에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한 인물이 바로 사촌 기철이다. ‘서울 부잣집 큰아버지’으로 통했던 큰아버지 사업이 망하자 기철이는 불시에 송연이 집으로 오게 된다. 기철이는 재래식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가는 서울내기다. 기철이에게 시골이란 컴퓨터 게임도 마음껏 못 하고, 군데군데 편집된 영화를 텔레비전으로 봐야 하는 시시한 곳일 뿐이다.
하지만 시골 학교로 전학한 뒤 기철이는 조금씩 변해간다. 학교에서 어느 누구와도 친하지 못하고 섬처럼 외롭게 지내던 기철이는 친구들과 한바탕 싸우고 나서 친해진다. 이후 기철이는 아빠와 이혼하고 미국에 같이 가자는 엄마의 제안도 거부한다. 더 이상 주위의 의사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기 의지와 소신을 정확하게 펼칠 줄 알게 된다. 그리고 엄마가 바라는 의사, 판사, 검사보다 시골 학교 선생님이 되는 꿈을 꾼다.

송연이 친구 경순이는 송연이와 함께 나머지 공부를 하고, 인터넷으로 즐거움을 찾는 평범하고 순박한 아이다. 송연이와 함께 끝까지 시골을 지키자고 다짐하지만 가족이 모두 서울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게 된다. 서울 간 경순이는 송연이에게 메일이 아니라 장문의 편지를 부쳐온다. 서울 생활이 쓸쓸하고 고향이 그립다고. 경순이는 늘 자기 자신감이 부족하여 속상하다. 기철이에게 잘 보이려고 공부하고, 서울 친구들이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 아빠를 볼까 두려워하는 자기 자신이 싫다. 그래도 경순이는 고향에서의 삶을 아름답게 기억한다.

정식이는 반에서 늘 반장을 도맡아할 정도로 영특하며 자기 일에 책임감이 강하다. 하지만 술주정뱅이 아버지 때문에 집안은 바람 잘 날이 없다. 술만 마시면 엄마를 때리고 물건을 부수는 아버지를 둔 덕에 가끔 송연이네로 피신을 온다. 그래도 정식이는 자기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운동장 열 바퀴를 도는 벌을 받았을 때도 못 달리는 기철이를 위해 자기 몫을 다 뛰고도 함께 뛰어주는 의리를 발휘할 줄 안다.

송연이네 엄마 아빠는 못 배우고 가난하지만, 자식을 위해서는 제 몸 아끼지 않고 뒷바라지를 하고, 정성껏 할머니 모시고, 조카를 자기 자식처럼 아껴주는 그런 부모님이다.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성실한 우리네 부모님의 또다른 모습이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듯이 송연이네 부모님은 굽은 소나무의 소임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작가 남찬숙은 실제 안동에 살면서 시골 아이들의 꿈과 희망, 좌절, 외로움 등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작가 특유의 편안하고 막힘없는 문체로 이야기는 술술 읽힌다. 세게 내지르듯 하지만 기실 정이 뚝뚝 묻어나는 경상도 사투리는 송연이와 이 아이들의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공부를 잘 하든 못 하든, 집이 부자이든 아니든, 꿈이 있든 없든 이 아이들의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순수하고 아름답다.
글쓴이의 말

자는 와 왔는데?
다 저거 집때메 아이가
니는 자만 불쌍하나?
엄마, 난 아부지가 밉다
언니야 참 대단테이
아부지, 그게 아입니더
자가 우리 학교에 잘 댕길랑가?
암만캐도 마실에 마가 꼈는갑다
자만 외딴 섬 같네
큰아부지는 정말 쫄딱 망한 거가
기철이는 더 이상 고독한 아가 아이다
니가 그걸 우예 알았노?
아이라요, 와 아부지가 창피항교?
니도 내가 한심하제?
니가 어때서 그카노?
일주일쯤 지난 어느 날, 저녁밥을 먹은 뒤 기철이가 아빠를 불렀다. 그러더니 뜻밖의 말을 꺼냈다. “작은아버지……, 저…… 서울 갈래요.” 우리 식구는 모두 기철이를 보았다. “기철아, 여 있다 아부지 엄마 오시모 그 때 가라. 그라고 지금 집이 경매로 넘어가서…….” 아버지가 기철이를 달래듯이 말했다.

“외삼촌네 가 있으면 돼요. 우리 집이랑 같은 동네예요.” “외삼촌네?” 아빠는 그 말에 잠시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기철아, 니 변소 때메 그카나? 할미캉 같이 여 있자.” 할머니가 기철이 손을 잡고 말했다. 그러나 기철이는 고개를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니 여 있기 답답하나?” 아빠가 다시 기철이를 보고 물었다. 그러자 기철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대답했다. “네.” “그 집도 너거 집 때메 시끄러울 텐데…….” 아빠는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눈치였다. “외삼촌 집에는 자주 놀러 갔었어요. 거기서 엄마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요.”

기철이는 막무가내로 고집을 피웠다. 안 된다고 하면 당장 울음이라도 터트릴 기세였다. “알았다. 그라모 내일 나하고 같이 가자.” 아빠는 결국 승낙을 했다. ‘울 엄마 아부지가 지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저카노?’ 난 아무리 생각해도 기철이가 얄미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아내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가 기철이만 끼고 도는 게 밉살스럽기도 했고, 또 기철이가 온 뒤로 텔레비전 한번 내 마음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문 5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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