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아들

고대영 글, 한상언 그림 | 길벗어린이
아빠와 아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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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7년 06월 20일 | 페이지 : 32쪽 | 크기 : 23 x 26.5cm
ISBN_13 : 978-89-5582-072-0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1448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5~6세, 사회 생활 공통 공통 가정 생활 가족과 화목하게 지내요
5~6세, 언어 생활 공통 01월 말하기 경험·생각·느낌을 말해요
1학년 국어 2학기 12월 7. 상상의 날개를 펴고
1학년 즐거운 생활 1학기 04월 3. 가족은 소중해요
2학년 국어 1학기 05월 4. 마음을 담아서
수상&선정
열린어린이 2007 겨울 방학 권장 도서
마루에 똑같은 자세로 누워 고른 숨을 내쉬던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오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오케이?” 한마디에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가기도 했지요. 바로 아빠와 남동생입니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는 동생의 손에 들려진 우유가 먹고 싶었던 것일까요? 온몸을 뻘겋게 만드는 엄마를 피하고 싶어서였을까요? 아빠와 반대편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만인데 매주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얼마 전 그 기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시종일관 배를 잡고 깔깔대며 보았습니다.

둥그런 얼굴, 숯검댕이 눈썹, 하늘로 향한 콧구멍, 꺼끌꺼끌한 수염. 아빠의 얼굴입니다. 그 옆에는 수염만 살짝 떼어 낸 얼굴을 가진 아들이 큼지막한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판박이라 하나 봅니다. 얼굴만 닮은 게 아닙니다. 아들은 작은 표정과 행동도 딱 아빠입니다. 심지어 장래희망도 아빠이지요. 대통령, 의사, 연예인도 아닌, 그저 ‘아빠’가 꿈이라며 웃습니다. “나이 들면 다 아빠가 되는데, 사내 녀석 장래희망이 뭐 그래?” 라고 나무라기는 아직 이릅니다. 이 아이의 아빠는 알고 보면 대단한 존재거든요. 『아빠와 아들』의 내용을 짧은 쪽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들만의 쪽지를 살짝 들여다볼까요?

아빠에게
내 장래희망 아빠! 오늘은 몇 시에 퇴근하나요? 빨리 와서 피자 사 주세요. 아니면 라면도 좋아요. 뱃속에 거지들이 배고프다고 난리예요. 엄마는 방금 저녁을 먹었다며 공부만 하라고 해요. 얼른 집에 와서 맛있는 것도 사 주고, 같이 게임도 해요. 며칠 전에 싸움 놀이를 하다가 아빠가 너무 세게 때린 건 다 잊을게요. 대신 다시 하면 절대 봐주지 않을 거예요. 아빠는 쥐띠고, 난 개띠잖아요. 멍멍! 기다릴게요.

아들에게
찍찍! 아들아, 숙제는 다 했느냐? 자꾸 컴퓨터 게임만 하면 컴퓨터를 부셔 버릴 테니 얼른 숙제 하도록! 아빠가 대장이니깐 말을 잘 들어야지. 싫으면 네가 아빠 하든가. 하하하. 혹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엄마한테 물어보고. 이번 주 약속은 잊지 않았겠지? 목욕탕에 같이 가자. 아빠랑 뜨거운 물에서 오래 참기 내기 하자고. 옆집 할아버지도 오신다고 하니까 꼭 같이 가자. 우리 아들 자랑 좀 하게. 목욕탕 같이 안 가면 피자 없다.

그들의 못 말리는 상황극에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웃음이 터집니다.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린 그림과 독특한 말풍선이 웃음보를 자극하는 게지요. 아빠와 아들은 이런 사이입니다. 스스럼없이 감정을 송두리째 내보입니다. 부러움과 미움이 교차하고, 자랑스러움과 걱정이 공존합니다. 온갖 감정을 버무리면 그 가운데 서 있을 이들입니다. 그리고 웃으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말하지요. 가족과 함께 하는 것, 그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이에요.

요즘 아빠와 아들은 어떤가요? 아빠는 일찍 회사로 나가서 자정이 되어서야 들어오고, 아이는 나가고 들어오는 아빠를 보지 못한 채 잠들지는 않나요? 책 속의 아빠와 아들은 늘 시간을 공유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이들이 더욱 정겹게 느껴지나 봅니다. 아들이 말하는 장래희망 ‘평범한 아빠’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조바심이 들기도 하네요. 아빠가 되고 싶은 이유가 ‘뭐든지 맘대로 해도 되는 대장’ 이여서가 아니라 ‘나와 함께 해 줘서’ 라면 각박한 현실을 원망하기 전에 서로 소통의 문을 열어 두어야 하겠지요.

아빠와 어린 아들이 책을 한 장 한 장 걷어 보며 이야기꽃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아빠를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나?’를 고민하는 조금 더 나이 든 아들이 보아도 좋겠지요. 한 자리에 있을 때 무슨 얘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아빠와 아들, 단 10분을 채우기도 어색한 그 사이를 그림책 한 권이 좁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올해 여름엔 얼굴이 닮은 아빠와 아들이 마음까지 닮아 가기를 바랍니다. 나란히 누워 잠을 청하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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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장래희망은 ‘아빠’입니다. 뭐든지 마음대로 해도 되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멋져 보이기 때문이에요. 아이는 늦게까지 자도 되고, 컴퓨터 오락도 질리도록 하는 아빠가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요. 그래서 아빠처럼 텔레비전을 보면서 양치질을 하기도 하고, 목욕탕 뜨거운 물에서 꾹 참기도 해요. 기발한 상상력으로 똘똘 뭉친 아이와 엉뚱하지만 엄격함과 자상함을 겸비한 아빠를 만나 보아요. 연필로 자유롭게 그린 그림이 아이의 마음을 실감나게 전해 주어요.

아이들에게 “뭐가 되고 싶니?”라고 물었을 때, “아빠가 되고 싶어요!”라고 답하는 아이는 몇이나 될까요? 책 속의 주인공은 큼지막한 웃음을 띠며 “어서 커서 아빠가 돼야지!”라고 말해요. 집에서 대장은 아빠이기 때문이죠. 방 안을 데굴데굴 굴러 다녀도 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뭐든지 부러운 것은 아닙니다. 컴퓨터 게임을 오래 한다고 혼나기도 하고, 싸움놀이 할 때는 너무 아프게 때려서 울기도 해요. 그럴 땐 변신해서 아빠에게 복수하는 모습을 꿈꾸기도 하지요.

책 속의 한 장면을 펼쳐 보아요. 아이는 생일 선물로 인라인스케이트를 받고 싶다고 했어요. 아빠는 사 주는 대신에 나중에 돈을 벌어서 자전거를 사 달라고 하셨죠. 어휴! 자전거는 비싼데 어쩌죠? 아이는 망설이며 선뜻 대답하지 못해요. 이번에는 아이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보아요. 번쩍이는 자전거 위에 아빠가 앉아 있어요. “얼마예요?”하고 묻는 아이에게 아빠는 “100만원이닷! 너 월급 다 내놔~.” 라고 이야기해요. 이미 인라인스케이트는 날개를 달고 멀리 날아가 버렸지요. 시간이 흘러 아빠가 할아버지가 된 후, 자전거를 사달라는 아빠에게 모르는 척 시치미 떼는 아이의 모습에서는 한바탕 웃음이 터집니다.

스스럼없이 모든 것을 아빠와 함께 하는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수채 물감과 연필을 이용하여 머릿속 상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그림은 아이의 감정을 눈에 보일 듯 친근하게 전달합니다. ‘사랑한다’는 표현 없이도 마주 보는 눈빛으로 모든 걸 말하는 아빠와 아들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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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영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아빠가 그림책을 만든다고 자랑하는 딸아이 덕에 그림책 편집자가 된 것을 무척이나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편집주간을 맡고 있습니다. 지원이와 병관이를 주인공으로 한 네 권의 그림책 『지하철을 타고서』『용돈 주세요』『손톱 깨물기』『두발자전거 배우기』와 『아빠와 아들』을 썼습니다.
한상언
1969년 경기 의정부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습니다. 톡톡 튀면서 익살스럽고 재치 넘치는 솜씨로 글에 활기를 더해 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북경 거지』『활활 불이 있어요』『바리덕이』『옷이 날개라지만』『이주홍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팔도 옛이야기』『검정 연필 선생님』『아빠와 아들』등이 있습니다.
라면을 먹는 모습도, 양치질하는 모습, 낮잠 자는 모습도 신기하게 꼭 닮은 두 남자가 있습니다. 둘은 서로를 “아빠”와 “아들”이라고 부르지요. 평범하다면 평범하지만 특별하다면 한없이 특별한, 두 남자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려낸 그림책『아빠와 아들』을 만나보세요.

내 장래 희망은 아빠가 되는 것!
그림책의 첫 장면. 아들은 말합니다. “내 장래 희망은 아빠가 되는 거다.” 연예인도 아니고 의사, 경찰관, 선생님도 아니라, ‘아빠’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당연히 아빠가 되는 게 아니었나? 이런 생각거리를 던지며 아들은 아빠와 함께 보내는 평범하고 특별한 하루하루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들의 눈에 아빠는 마음대로 먹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아들은 어서 커서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통제와 제재를 받지 않는 아빠의 ‘자유’가 부러운 까닭이지요. 그런 아들에게 아빠는 때로는 더없이 든든한 존재입니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이를 닦는 아빠 곁에 섰다가 엄마에게 혼이 날 때에도 아빠가 옆에 있으니 괜찮습니다. 아빠가 끓여 주는 밤참 라면을 먹을 때는 둘도 없이 다정한 친구 같다가도, 수학 숙제를 빨리 끝내려고 정답을 베끼자 한눈에 척 알아보는 아빠가 아들은 마냥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빠와 함께하는 어느 하루 이야기
어느 날이면 아빠와 아들은 함께 목욕탕에 갑니다. 뜨거운 물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뜨거운 것도 잘 참는다는 아빠의 칭찬 한 마디에 아들은 애써 참아보기도 하지요. 하지만 좋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컴퓨터 게임을 오래한다고 꾸중을 듣는 날도 있습니다. 여느 가정의 아이들처럼 말이에요. 싸움놀이를 하다 말고 울음을 터뜨리는 날도 있고요. 어쩐지 아빠는 실컷 때리고 나는 맞기만 했다는 생각에 약이 올랐거든요. 그럴 때면 쥐띠 아빠가 진짜 쥐, 개띠 내가 진짜 개였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 보지요.

갖고 싶은 것이 많은 아들은 아빠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아빠는 아들에게 자라서 같이 식당을 하자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사 주는 대신에 나중에 아빠 자전거를 사 달라는 제안에 어른 자전거가 비쌀까 봐, 같이 식당을 할 때 아빠가 음식을 다 먹어버릴까 봐 아들은 금세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아빠의 마음
함께 먹고 잠들고, 서로 아끼고 이해하는 마음이면서도 때로는 큰소리를 내기 마련인 관계.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을 나누는 그들을 우리는 ‘가족’이라고 부릅니다. 그 중에서도 그림책 『아빠와 아들』은 제목처럼 아빠와 아들 사이를 주목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빠는 아들에게서 자신의 옛 모습을 떠올리고, 아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아빠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그려 봅니다. 아빠와 아들은 같은 남자 사이이기에 더 깊이 교감하고, 때로는 더 깊이 대립하기 마련이지요. 마치 ‘엄마와 딸’이 같은 여자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예전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아들을 바라보는 아빠의 시선은 따뜻합니다. ‘사랑한다’, ‘공감한다’, ‘아낀다’는 단어 하나 없이도, 함께 장난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 속에서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곳곳에 숨어 있는 아빠의 그런 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늦은 밤 집에 돌아와 잠들어 있는 아이를 꼭 안아 보는 아빠의 심정을 아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독특한 상상력을 자유롭게 표현한 그림
수채 물감과 연필을 이용한 자유로운 그림은 아들의 감정을 보다 재미있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들이 느끼는 친밀함, 불만, 뿌듯함, 억울함, 걱정, 동경 등 다양한 감정에 독자들이 쉽게 공감하는 것은 글 속 상황을 기반으로, 그림 작가가 자기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재치 있게 펼치기 때문입니다.

“아빠와 아들이 느꼈음 직한 미묘한 감정들을 솔직하게 그려 내고 싶었”다는 그림 작가의 말처럼, 작가는 장면마다 떠오르는 이야기를 거칠 것 없이 자유롭게 전달합니다. 말풍선 속에 대사를 넣고, 상황이나 인물의 감정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방식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기법이어서 더욱 친숙하지요.

아빠와 함께하는 일상을 아이의 시선을 통해 유쾌하게 그려낸『아빠와 아들』. 아빠와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라면을 끓여 먹고, 목욕탕에 가고, 뒹굴며 놀았던 어느 하루……. 그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특별했던 것인지 알게 될 즈음이면, 아들은 자신의 바람처럼 ‘평범한’ 아빠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그림책은 가족들끼리 거리감 없이 서로 대화하고 한데 어울리면서 일상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고 소중한 경험인지 알려줍니다.
아빠가 되면 큰소리를 쳐도 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고,
텔레비전도 마음대로 보고, 늦게까지 안 자도 되니까.
“아니, 대장이 아직 숟가락을 안 들었는데, 감히 먼저 먹으려 해!”
나는 얼른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자! 이제 먹자.”
아빠가 말씀하시고 나서 나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우리 집 대장은 아빠다.

아빠가 텔레비전을 보면서 이를 닦고 계셨다.
나도 칫솔을 물고 나와서 아빠 곁에 앉았다.
“여보! 애가 따라 하잖아요. 어서 들어가서 닦아요.”
엄마가 뭐라 하셔도 아빠는 빙그레 웃으며 못 들은 척하셨다.
나도 같이 못 들은 척했다.
(본문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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