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산 너른들 009 / 놀기대장 곡두 1

뭐 하니? 놀기 딱 좋은 날인데!

김기정 글, 정문주 그림 | 낮은산
뭐 하니? 놀기 딱 좋은 날인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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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8년 12월 20일 | 페이지 : 236쪽 | 크기 : 15.3 x 21.1cm
ISBN_13 : 978-89-89646-53-2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247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3학년 국어 1학기 06월 7. 이야기의 세계
4학년 국어 2학기 09월 1. 감동이 머무는 곳
5학년 국어 2학기 11월 6. 깊은 생각 바른 판단
수상&선정
열린어린이 2009 여름 방학 권장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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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만나기만 하면 견딜 수 없이 신 나고 재미있어지는 신비한 아이, 곡두와 친구들 이야기입니다. 따뜻한 어느 봄날, 버버할미와 눈뜰영감 부부와 별난 아이 곡두가 덩굴아파트로 이사 옵니다. 놀기 위해 태어난 듯, “나랑 놀자!”를 외쳐대는 곡두를 만난 뒤, 혼자 노던 ‘도톨’, 학교 가기 싫은 ‘자야’, 학원 가느라 바쁜 ‘마똥’은 제대로 노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아주 심심한 사람들 눈에만 보이는 곡두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놀고 싶지만 놀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놀기대장 곡두’ 시리즈 첫 번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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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1969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습니다. 한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어린이책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동화 쓰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2004 창비 좋은 어린이책 창작 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바나나가 뭐예유?』『네버랜드 미아』『나귀 끄는 아이』『해를 삼킨 아이들』『호랑이』『고얀 놈 혼내 주기』『박뛰엄이 노는 법』『뭐 하니? 놀기 딱 좋은 날인데!』 등이 있습니다.
정문주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상명여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중학교 때 친구들 공책에 그림 그려 주던 기쁨이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림을 그린 책으로 『또야 너구리의 심부름』『나의 비밀 일기장』『전학 간 윤주 전학 온 윤주』『걱정쟁이 열세 살』『셋 둘 하나』『바보 1단』『털뭉치』『뭐 하니? 놀기 딱 좋은 날인데!』 등이 있습니다.
어린이들! 신나게 놀고 싶지?

‘어때, 나랑 한번 놀아 볼래? 난 지금 너랑 엄청 놀고 싶거든. 안 놀면 미칠 것 같아.’
이러기는 자야도 비슷했다.
누군가 귓속말로 간질거렸다.
‘너도 뭔가 신나는 놀거리를 찾는구나? 후후.’ (57쪽)

‘바나나’라는 것을 처음 본 사람들의 소동을 그린 『바나나가 뭐예유?』(시공사, 2002), 옛이야기 속에 전승될 법한 인물들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엮어낸 『해를 삼킨 아이들』(창비 2004),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항해를 떠난 조선 선비 이야기 『별난 양반 이선달 표류기』(웅진주니어, 2008)까지, 능청스런 유머 속에 날카로운 풍자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여온 동화작가 김기정이 『뭐 하니? 놀기 딱 좋은 날인데! - 놀기대장 곡두①』을 낮은산 출판사에서 새로 펴냈다. ‘오로지 놀기 하나로만 태어난 듯한 아이’ 곡두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동화의 첫 편 『뭐 하니? 놀기 딱 좋은 날인데!』에서 곡두는 신비로운 모습으로 도시의 아파트 단지에 등장해 ‘놀기전염병’을 퍼뜨리기 시작한다.

놀고 싶은 아이, 놀 줄 모르는 아이, 논 적 없는 아이

『뭐 하니? 놀기 딱 좋은 날인데!』의 주인공 곡두는 눈먼 악사 부부 눈뜰영감과 버버할미와 함께 도시로 이사 온다. 등이 굽은 데다 한쪽 다리를 절룩이고 한 손을 휘휘 저으며 걸어서, 그 모습이 마치 춤추듯 덩실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도 걸고 콧노래도 부르지만, 사람들은 곡두를 알아보지 못한다. 오로지 심심한 몇몇 사람들 눈에만 보일 뿐.
곡두 가족이 이사 가는 곳은 한강 남쪽에 자리잡은 오래된 아파트, 덩굴아파트이다. 거기서 곡두는 같이 놀 사람이 없어 심심한 ‘도톨'과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 ‘자야' 그리고 한 번도 학원에 빠진 적 없는 모범생 ‘마똥’을 만난다.
소신 있는 부모 밑에서 자라 유치원도 가지 않는 탓에 날마다 혼자 놀며 심심해하는 도톨, 바쁜 엄마와 살며 집에도 학교에도 정을 붙이 지 못하는 자야, 부모에 순종하지만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건 무엇인 지 모르는 마똥. 이들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현실을 대변해주는 캐 릭터라 할 만하다. 곡두의 유혹에 바로 넘어가는(?) 도톨과 달리 자야 와 마똥은 놀기에 발을 들이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지만, 결국 곡두를 통해 ‘놀기 본능’을 마음껏 표출한다.
곡두가 안내하는 놀이의 세계에는 별다른 것이 필요 없다. 아무도 놀지 않아 거의 버려진 놀이터에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몸 을 움직이는 것, 그게 전부다. 도둑을 만나도 폭우가 쏟아져도 “쿵쿵 뛰는 염통 소리가 그대로 울리도록” 신나게 뛰어논다. 아이들은 곡두를 통해 온전히 자신들의 힘으로 새로운 놀이를 찾아내고 어떤 상황이든 즐길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

아이들이 웃으면 어른이 행복해진다

『뭐 하니? …』에서는 어른들도 곡두를 만나며 변화를 겪는다. 멋진 코털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덩굴아파트 문지기 코털 씨는 ‘멋쟁이코털대회’를 열어 준 곡두를 마음에 들어 하고, 곡두가 아들을 데리고 놀기 시작한 뒤 ‘고단엄마’에서 ‘생생엄마’로 변한 도톨의 엄마는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한다고 딸 걱정을 하던 자야 엄마는 딸과 함께 어울리며 말괄량이였던 어린 시절 추억에 잠기고, 엄하기만 하던 마똥 아빠도 웃음을 찾는다. 게다가 곡두의 이상한 힘에 갑자기 쑥쑥 자란 덩굴은 덩굴아파트 사람들의 휴식처가 된다.
곡두는 텅 빈 것 같던 덩굴아파트를 아이들 웃음소리로 채울 뿐만 아니라,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할 공간까지 만들어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음식을 내오고 나눠 먹으며 잔치를 벌이던 어른들은 그제야 곡두의 존재를 알아차린다. 또, 어릴 때는 누구나 신나게 놀고 싶다는 것을, 자신 또한 얼마나 잘 놀았는지를 떠올리기 시작한다.
“노는 것은 밥만큼 중요하다”가 평소의 소신이라는 작가 김기정은 어른과 아이들이 근심걱정을 내려놓고 이웃과 자연과 어울리며 행복한 웃음을 짓는 일대 사건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이 즐거움에서 예외가 되는 사람은 하루빨리 덩굴아파트를 허물고 99층짜리 빌딩을 짓고 싶어 하는 왕부자 국자여사와 건설회사 뚱보사장뿐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현실을 바꾸어가는 곡두

아이들은 ‘작은 어른’으로 만들어 어른들의 세계에 적응시키려는 음모에서 빠져나가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현실 밖에 존재하거나 결국 그 세계에 순응했다. 자유로운 영혼 ‘삐삐 롱스타킹’은 학교를 뛰쳐나오고, 엉뚱한 상상과 행동을 했던 ‘앤’은 얌전한 우등생이 되는 것처럼. 하지만 『뭐 하니? …』의 곡두는 세상과 불화하거나 동화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친구이기도 하면서 놀이로 세상을 변화시키러 온 구원자(!)의 모습이기도 한 곡두는 허물어질 뻔하던 아파트를 세상에 둘도 없이 재미난 곳으로 만들고, 다음 편에서는 학교에 입학해 또 한 번 파란을 일으킬 것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한 삶을 생각하며 현실을 벗어나는 꿈을 꾸지만,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근심 걱정 속에 갇혀 있던 ‘놀기 본능’을 기억하고 아이들에게 자유를 허락한다면,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현실이 사실은 행복한 것임을 알 수 있을 거라며 곡두는 우리에게 어서 놀자고 손짓한다.

야근을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 청소년은 어릴 때부터 야근을 준비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에디슨은 어릴 때부터 실험을 하고, 피카소는 그림을 그리고, 한국 학생은 야자를 한다”는 말이 덧붙었던 이 농담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빡빡한 아이들의 시간표에 친구들과 함께 놀 시간은 없다. 우리 아이들은 어떤 기억을 품고 자라게 될까? 이런 숨 막히는 현실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뭐하니? 놀기 딱 좋은 날인데!』를 권한다.
1. 이사 가는 길
2. 수상해! 수상해?
3. 멋쟁이코털대회
4. 신기하거나, 아무렇거나
5. 도톨과 자야
6. ‘닐 초대흔다.’
7. 놀기대장!
8. 왕부자 국자여사
9. 놀기 시합
10. 어른들이 꼭꼭 숨긴 놀이
11. 어른 길들이기
12. 다 같이 돌자
13. 도둑 철면피
14. 마실놀이
15. 놀기전염병
16. 도둑잡기놀이
17. 도둑과 국자여사
18. 집 부수기 대 헤살놀이
19. 물난리 놀이
20. 신나는 음모
21. 놀고 싶은 아이들
그날도 고단엄마는 아파트 앞 의자에 힘없이 앉아 있었다. 아들은 또 놀 궁리로 엄마 눈치를 살폈고, 자야는 멀찍이서 혼자 책을 읽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고단엄마는 마침내 중대한 결심을 할 찰나였다.
고단엄마는 아들을 안쓰러운 눈으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더는 너랑 못 놀아 주겠구나. 내일은 유치원을 알아봐야겠어.”
그러고는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을 한쪽 손바닥으로 가리고, 맥없는 눈으로 아파트 쪽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웬 아이가 덩실덩실 걸어서 헤헤 웃는 얼굴로 걸어오는 것이었다. 덩실덩실 걷다니. 이런.(절룩거리며 걷는 모습을 달리 보면 춤추듯 덩실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고단엄마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머릿속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아들은 엄마보다 먼저 다가오는 아이를 보았는데, 가슴이 두근거리고 귓속에서는 왱왱 이런 소리가 들렸다.
‘너, 엄마한테 강아지 사달라고 졸랐지? 엄마가 안 된다고 해서 삐져 있구나!’
아들은 귓구멍을 후비며 혼잣말을 했다.
‘어떻게 알았어요?’
소리는 이어서 들렸다.
‘흐흐. 오늘 아침에 깨었을 때 아빠는 출근하고 없고, 엄마는 한숨 쉬고 짜증 부려서 심통도 났지?’
‘형은 누구야?’
속삭이듯 들리던 소리는 점점 커졌다.
‘어때, 나랑 한번 놀아 볼래? 난 지금 너랑 엄청 놀고 싶거든. 안 놀면 미칠 것 같아.’
이러기는 자야도 비슷했다.
누군가 귓속말로 간질거렸다.
‘너도 뭔가 신나는 놀거리를 찾는구나? 후후.’
자야는 휘 둘러보았다. 저쪽에서 웬 아이가 걸어왔다.
‘누구니?’
‘누구긴. 이제부터 내가 니 동무해 줄게.’
“……”
자야는 책장을 덮고 다가오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멋지다!’
이때 아들이 활짝 웃으며 외쳤다.
“엄마, 저 형 걸음 좀 봐. 춤을 추면서 걸어.”
그러나 고단엄마는 아들의 말소리를 듣지 못했다. 엄마도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으니까.
가까이 오고 있는 아이는 다름 아닌 곡두였다.
곡두는 웃음을 달고 사는 아이였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을 보노라면 왠지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옷은 참 괴이하기 짝이 없었다. 커다란 헝겊 포대에 구멍을 내고 얼굴과 팔이 거기로 삐져나온 것 같았다.
(본문 57~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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