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부터 읽는 어린이 교양 역사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 한국사 속 두 사람 이야기

윤희진 글, 이강훈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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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9년 10월 09일 | 페이지 : 168쪽 | 크기 : 18.5 x 24cm
ISBN_13 : 978-89-91221-52-9 | KDC : 911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800 | 독자 서평(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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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선정
열린어린이 2009 겨울 방학 권장 도서
“고추장을 작은 단지로 하나 보낸다. 사랑에 놓아두고 밥 먹을 때마다 먹으면 좋겠다.
이것은 내가 손수 담근 것인데, 아직 잘 익지는 않았다.”

친정어머니가 갓 시집간 딸에게 전하는 말일까요? 힌트는 책 제목에 있습니다.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네, 맞습니다. 위 글은 어느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놀랍게도 이 아버지는 바로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 연암 박지원입니다. 박지원은 소고기볶음도 만들어 꽁꽁 싸서 아들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보내 준 음식 맛이 어땠냐며 채근하고, 왜 좋다는 뜻을 보이지 않는지 서운한 마음을 내비칩니다. 자유자재의 대담한 글솜씨로 시대를 주름잡았던 대(大)문장가 박지원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의외의 모습입니다.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는 고려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책의 특징은 ‘관계’라는 돋보기로 역사와 인물의 삶을 조밀하게 들여다본다는 것입니다. 인물들의 개별적인 삶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 부부, 남매, 형제, 친구, 임금과 신하 등 여러 차원의 관계를 중심으로 두셋씩 짝을 지어 모두 열 쌍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얽혀서 이어가는 ‘관계’ 속에서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는 조금은 다른 위인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박지원은 “군자는, 손자는 안아 주지만 자식은 안아 주지 않는 법”이라고 말하던 엄격한 아버지였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멀리 벼슬을 살면서도 자식들의 반찬을 걱정하고, 손자를 그리워하는 깊은 사랑을 품고 있었지요. 이런 아버지를 진심으로 존경했던 아들 박종채는 몇 년의 작업 끝에 『과정록』을 펴내어 아버지의 삶과 사상을 세상에 널리 알렸습니다.

여성들의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조선 시대, 아내와 누이의 특별한 재능을 알아보고 아낀 이들은 바로 가족들이었습니다. 선조 때 높은 관직에 올랐던 유희춘의 뒤에는 학식이 깊고 지혜로웠던 아내 송덕봉이 있었습니다. 유희춘이 오랜 귀양 생활을 하는 동안 송덕봉은 살뜰하게 대가족을 돌보고 중요한 조언을 건넸고, 유희춘은 이런 부인의 재능을 아끼고 한 사람의 ‘동료’로 인정했지요. 총명하고 글재주가 뛰어났지만 행복하지 못한 결혼 생활로 지쳐있던 허난설헌을 다독이고 계속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라며 독려한 사람은 오빠 허봉이었습니다. 허난설헌이 일찍 세상을 떠난 후에 시를 엮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시집 『난설헌집』을 펴낸 이는 동생 허균이었고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짧은 만남 속에서도 나를 알아주는 이의 존재는 목숨만큼 귀하고 귀합니다. 정치 싸움에 휘말려 각자 먼 곳으로 유배를 떠난 정약용, 정약전 형제는 죽는 날까지 다시 만나지 못했지만, 편지로 소식을 전하며 외로움을 달래고 학문을 논했습니다. 형이 세상을 떠난 후, 정약용은 “외롭기 짝이 없는 이 세상에서 형님만이 나의 지기가 되어 주셨는데 이제 그분마저 잃었구나. (……) 사람이 지기가 없다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라며 인생의 동반자를 잃은 큰 슬픔을 표현했습니다. 이익과 안정복은 18년 동안 단 네 번 만났을 뿐이지만, 학문과 마음을 나누며 깊이 소통했던 스승과 제자였습니다.

다양한 관계의 이야기는 이 세상에 홀로 위대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전합니다. 마음을, 사랑을, 학문을 주고받고 나누는 평범한 관계 속에서 비로소 재능을 꽃피우고 업적을 이루는 것이지요. 가난, 정치적 역경, 신분과 성별의 압박을 견디고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되어준 것도 서로를 귀하고 애틋하게 여기는 존재였고, 이런 하나하나의 관계가 모이고 엮이며 역사의 큰 그림을 만들어냅니다.

우리 역사 속의 아름다운 관계를 다룬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입안에서 구수한 장맛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은근하고 깊이 있는 이 맛은 아득한 옛날부터 이어져온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맛, 발효된 시간에서 풍기는 역사의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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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 인물들의 다양한 ‘관계’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워 봅니다. 엄한 아버지였지만 자식을 위해 손수 고추장을 담글 만큼 속정이 깊었던 박지원과 아버지를 존경했던 아들 박종채, 남녀의 구별이 엄격했던 조선 시대에 부부이자, 동료, 친구로서 존중하고 사랑한 유희춘과 송덕봉, 서로를 꼭 닮았던 신사임당과 이율곡 모자, 모진 유배 생활 속에서 서로를 알아주는 지기이자 학문적 동반자였던 정약용 정약전 형제 등 21인의 열 가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아버지와 아들, 부부, 오누이, 형제, 친구, 스승과 제자, 임금과 신하 등 형태는 다르지만 존중하고 독려하면서 서로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던 인물들의 특별한 관계가 시대를 넘어 삶의 진실을 전합니다. 본문 뒤에는 ‘책 속의 인물 작은 사전’을 실어 인물과 역사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려 줍니다.
윤희진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 좋아하고 글쓰기를 즐겼습니다. 그러다 20대부터 우리 역사를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대학교 졸업 후 잡지사와 출판사에 근무했는데, 그곳에서 집필에 참여한 역사서들이 수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그때 ‘글 쓰고(저술)’ ‘책 만드는(편집)’ 일의 즐거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역사 전문 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비로소 역사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또 그 안에 얼마나 귀중한 지혜들이 숨겨져 있는지를 제대로 깨닫게 되었지요. 엄마가 된 뒤 본격적으로 역사 교양서 저자로 활동했는데, 아들 태영이가 학교에 간 올해부터는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역사책 쓰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왕릉』『명찰』을 공동 집필했으며, 『한국사 인물 이야기』『제왕의 책』을 썼습니다.
이강훈
1998년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새파란』『한겨레 21』『씨네 21』 등의 잡지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지은 책으로 『나의 지중해식 인사』『반칙의 제국』이, 그린 책으로 『도쿄 펄프픽션』『해적과 무림 도깨비』『나는 어떤 어른이 될까요?』『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등이 있습니다.

역사 인물들의 삶에서 배우는 관계의 지혜, 한국사 속 두 사람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우리는 늘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가족, 친구, 선생님, 친척 등등 다양한 관계가 있지요. 역사 속 인물들도 지금의 우리처럼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들은 어떤 관계를 어떻게 맺었을까요? 교과서에 꼭 나오는 유명한 인물들의 이야기부터 낯설지만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부모와 자식의 관계부터 임금과 신하의 관계까지. 한국사 속에서 찾은 열 쌍의 관계들이 펼쳐집니다.

• 어린이를 위한 감동 역사 논픽션 10편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관계는 모두 역사적 사실입니다. 엄마가 아들을 위해 역사 사료에서 찾아낸 열 가지 역사 이야기입니다. <유희춘과 송덕봉>에서는 조선 시대 부부의 관계를 들여다봅니다.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남편과 당당하게 의견을 이야기하며 진정으로 남편을 위하는 아내의 모습. 집안의 대소사부터 땅을 사고파는 일까지 도맡았던 안주인의 역할 등 가부장제의 고정관념을 깨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또 유명한 <신사임당과 이율곡> 이야기에서는 결혼한 딸이 친정에서 부모를 모시는 일이 당연했던 때의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속에는 이제껏 쉽게 만날 수 없었던, 한국사 속 인물 21인의 진정한 생활사가 담겨 있습니다. 역사동화만큼이나 감동적인 역사책을 만나보세요.

• 홀로 위대한 사람은 없습니다
“엄마는 이 책을 쓰면서 우리 역사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관계들을 만났던 것 같아. 그리고 두 가지를 깨달았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는 것과,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평범한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말이야.”
- 저자 머리말 ‘평범한 관계 속 위대한 이야기’ 중에서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서 오랫동안 유배 생활을 하며 수많은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책을 쓸 때마다 항상 먼저 원고를 읽고 조언해 준 사람이 있었지요. 흑산도에 유배 가 있던 형 정약전입니다. 정약전이 남긴 유명한 물고기 책 『자산어보』도 동생 정약용의 조언을 받아 완성되었지요.
우리나라 처음으로 과학적 역사 연구를 했던 안정복의 『동사강목』은 실학자 이익의 권유와 조언에서 시작됐습니다. 이익이 지은 대표적인 실학 책 『성호사설』은 안정복이 이익의 글을 모아 정리한 것이고요.
역사 속 위대한 일을 했던 인물들 곁에는 언제나 서로를 북돋워 주고 도움을 준 관계가 있었습니다. 함께였기에 더욱 빛날 수 있었던 한국사 속 인물들을 만나 보세요.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는 외우기만 하는 지식이 아닌, 삶의 지혜를 배우는 역사책입니다.

• 책 속의 작은 인물 사전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에 등장하는 한국사 인물 21인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았습니다. 책을 모두 읽은 어린이는 ‘책 속의 작은 인물 사전’으로 역사 지식을 정리할 수 있고, 본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됩니다. 같은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끼리 한 페이지로 묶었으며, 본문 쪽수도 적어 놓아 언제든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쉽게 아무 그림도 남아 있지 않은 인물도 있지만 초상화가 남아 있는 인물은 빠짐없이 사진 자료를 넣었습니다.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와 아버지를 기록한 아들 • 박지원과 박종채
서로의 사랑이자 친구였던 남편과 아내 • 유희춘과 송덕봉
아들의 스승이 된 어머니와 나라의 스승이 된 아들 • 신사임당과 이율곡
근엄한 할아버지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 • 이문건과 이수봉
빛나는 재능으로 서로의 삶을 응원한 오누이 • 허난설헌과 허봉, 허균
외로움 속에서 평생 친구로 남은 형과 아우 • 정약용과 정약전
역사의 혼란 속, 늘 함께였던 친구 • 이항복과 이덕형
다른 결정도 존중할 수 있었던 선배와 후배 • 정몽주와 정도전
다른 자리에서도 같은 꿈을 꾼 스승과 제자 • 이익과 안정복
편견을 벗고 서로를 이해한 임금과 신하 • 세종과 장영실

책 속의 작은 인물 사전

지방에서 근무하는 동안 박지원은 아들들에게 자주 편지를 보냇어.

“고추장을 작은 단지로 하나 보낸다. 사랑에 놓아두고 밥 먹을 때마다 먹으면 좋겠다. 이것은 내가 손수 담근 것인데, 아직 잘 익지는 않았다.”

아이들 먹으라고 고추장을 직접 담가서 보내는 아버지는 요즘에도 드물 거야. 겉으로는 엄하게 대해도 자식들을 생각하는 아버지 박지원의 마음이 특별하구나.
또 다른 편지에서도 손수 만든 음식 이야기가 나와. 이번에는 소고기볶음이야.

“지난번에 보낸 소고기볶음은 잘 받아서 아침저녁 찬거리로 했느냐? 어째서 한 번도 좋다는 뜻을 보여 주지 않느냐? 답답하고 답답하구나. 나는 육포나 장조림 등의 반찬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고추장도 내가 손수 만든 것이니, 맛이 어떤지 자세히 알려다오.”

아버지가 직접 반찬을 해서 보내고 나서 맛은 어떤지 잘 먹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채근을 하고 있네.
사실 박지원이 늦은 나이에 벼슬길에 나아간 것은 먹고살기가 어려웠지 때문이었을 거야. 하지만 작은 마을의 수령이라는 자리가 가정 형편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겠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박지원이 옳지 않은 방법으로 재물을 모으지도 않았을 거고 말이야. 그러다 보니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런저런 반찬을 해 보냈던 거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 형님 댁에 양자로 보낸 큰아들 박종의가 첫아들을 얻었어. 박지원으로서는 예순이 넘어 첫 손자를 얻은 것이지. 아들들에게는 좀 엄격한 면이 있었을지 몰라도 손자에 대한 애정은 감추지 않고 드러낸 편지가 있는데, 한번 볼래?

“초사흘에 관가의 하인이 돌아오면서 기쁜 소식을 가져왔더구나. 응애응애 하는 소리가 종이 위에 가득하다. 인간의 즐거움 가운데 이것보다 더한 것은 없을 게다.”

그런 뒤 아들이 손자에 대한 내용을 두 번이나 편지에 써 보냈는데도 할아버지는 아쉬웠어.

“네 첫 번째 편지에는 아이가 태어났는데 눈매가 밝고 수려하다고 하고, 두 번째 편지에서는 점점 충실해져서 사람 꼴을 제법 갖추었다고 했더구나. 둘째 종채의 편지에도 뼈대가 비범하다고 했다. 그런데 도대체 이마는 넓고 솟았으며 정수리는 평평하고 둥근지, 어째서 하나하나 적어 보이지 않는 게냐? 답답하구나.”

손자를 보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잘 느껴지지?
겉으로는 엄격한 듯해도 가족에 대한 사랑이 깊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몸소 행동으로 보여 주는 아버지를 박종채는 진심으로 존경했어. 사실 박종채는 아버지만큼 글을 잘 쓰지도 못했고 학식이 깊지도 않았지. 그렇지만 우리 역사에 매우 중요한 업적을 남겼는데, 바로 아버지 박지원에 대한 전기를 써서 세상에 남겼다는 거야.
(본문 16~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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