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잘잘 옛이야기 마당 04

오싹오싹 서늘한 여우 이야기

우봉규 글, 이육남 그림 | 미래아이
오싹오싹 서늘한 여우 이야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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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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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9년 11월 07일 | 페이지 : 122쪽 | 크기 : 23.7 x 26.6cm
ISBN_13 : 978-89-8394-569-3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700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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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국어 2학기 10월 3. 생각을 나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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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잘 옛이야기 마당’ 시리즈 네 번째 책으로, 여우에 얽힌 옛이야기 여섯 편을 소개합니다. 인간을 사랑하는 여우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 「여우 색시」, 지혜로 여우를 곯려 주고 벼슬까지 얻게 된 할아버지 이야기 「여우 수건」, 짐승으로도 모자라 부모 형제까지 죽인 여우를 신비한 물병으로 물리친 이야기 「여우 누이」 등이 실렸습니다. 맛깔스러운 입말로 들려주는 글과 이야기마다 다른 기법으로 그려낸 그림이 어우러져 옛이야기의 감칠맛을 잘 살렸습니다.
우봉규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했습니다.『황금사과』로 동양문학상을,『객사』로 월간문학상을 받았고,『눈꽃』이 한국일보사의 광복 50주년 기념작에 당선되었습니다.『갈매기야 훨훨 날아라』로 계몽사 아동문학상을 받으면서 동화작가로도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으로『사과꽃 떨어지면 사과 열리고』『마리산』『금이와 메눈취 할머니』『훈이와 장산곶 할아버지』『흰빛 검은빛』『졸참나무처럼』『해상왕 장보고』들이 있습니다. 그의 동화는 매끄러운 글과 글 전체에 흐르는 서정성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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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남
1971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습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고, 현재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중입니다. 한국출판미술가협회 회원이며 주로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오즈의 마법사』『탈무드』『오리는 못 말려』『얘들아, 백두산 가자』『엄마 울지 마』『수궁가』등이 있습니다.
세상에, 백여우가 무섭다더니 참말이네!

‘여우’라는 말은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악하고 앙큼하게 굴어 다른 사람의 이용하는 여자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몹시 변덕스럽고 꾀가 많은 여자를 ‘불여우’라고 수군거리기도 하고,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일을 그르치는 사람에게는 ‘여우에게 홀렸다’고 말하지요. 그래서인지 여우와 관련된 옛이야기들도 대체로 어수룩하고 맘씨 좋은 남자를 유혹하거나 사람들을 해치고 못살게 구는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무덤을 파헤쳐 해골을 뒤집어 써 사람으로 둔갑을 하지 않나,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로 변하여 소간을 빼먹질 않나…… 그야말로 공포와 두려움, 기피의 주인공이 여우입니다.
그러나 여우 입장에서 보면 좀 억울할 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땅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던 여우는 날렵하고 예쁘장한 생김새와 재주를 부리듯 뛰어오르고 짐승의 무덤을 파헤치는 어쩔 수 없는(?) 본능 때문에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온갖 오해를 받아왔으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오해는 사람들에게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불어넣어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는 ‘이야기’들로 다시 태어났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오싹오싹 서늘한 여우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오는 우리나라 여우 이야기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지거나 새롭게 알리고픈 명편만을 엄선해 놓았습니다. 소똥구멍으로 소의 간을 빼먹고 부모 형제까지 죽인「여우 누이」, 인간을 사랑하는 여우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 「여우 색시」, 우리 조상들의 해학과 익살이 가득 담긴 「왼쪽 귀 없는 여우」, 「꼬질이와 여우」, 「여우 수건」, 「여우와 소금 장수」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여우에 대한 생각과, 신통방통하고 기이한 여우 이야기의 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미워하고 무서워했던 것은 -알고 보면 들판의 들쥐나 잡아먹고, 산열매와 나무뿌리를 먹는 순한- 여우라는 동물이 아닙니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인간의 ‘욕심’과, 내면을 알지 못하고 아름답고 보기 좋은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우둔함’이야 말로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는 조상들의 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지요.

오싹오싹 오스스 여섯 가지 여우 이야기

<첫 번째 마당> 왼쪽 귀 없는 여우
젊은 무당이 사람이 온 줄도 모르고 중얼중얼 주문을 외며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지. “전라도 김제 땅 봉삼이란 놈, 하는 일마다 망하고 염병이나 앓다 죽어라! 전라도 김제 땅 봉삼이란 놈, 하는 일마다 망하고…….” 어라, 김제 땅 봉삼이라면 바로 봉삼이 자기잖아. 봉삼이는 눈을 비비고 다시 무당을 살펴보았어. 왼쪽 귀를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는 것만 빼면 영락없이 여우고개에서 만난 그 백여우였지.

<두 번째 마당> 꼬질이와 여우
이제껏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무시무시한 얼굴이 꼬질이를 노려보았어. 꼬질이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몽둥이를 휘둘렀지. 그러자 구미호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날아다니며 소리쳤어. “이놈아! 스님도 날 잡지 못하는데 네 어찌 함부로 날뛰느냐? 아직 어리니까 내 너를 당장 죽이지는 않으마. 그러나 날이 밝으면 내 너를 죽일 지도 모르니 그 전에 돌아가거라!” 구미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꼬질이는 힘이 쭉 빠졌어.

<세 번째 마당> 여우 수건
할아버지는 피곤한 척 하품을 하면서 나무 밑에 누웠어. 그러고는 깜박 잠이 든 것처럼 드르렁 코를 골았지. ‘히히히, 수건도 뺏고 할아범 간도 빼 먹고.’ 여우가 할아버지에게 다가와 긴 손톱으로 가슴을 찌르려는 순간, “에잇!” 할아버지가 벌떡 일어나 여우 목에 수건을 감았어. 캥, 캐앵!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여우가 금방 개미처럼 작아져 버렸지. “어떠냐, 요 녀석아! 감히 나를 죽이려 들어?”

<네 번째 마당> 여우 누이
“오라버니, 얼른 들어오세요. 내가 밥을 지어 올게요.” 누이는 막내아들을 방에 들여보내고 부엌으로 갔어. 한참이 지나도 누이는 오지 않고, 쓰윽 쓰윽 칼 가는 소리만 들리는 거라. 방문을 살짝 열고 보니, 누이의 치맛자락 아래로 여우 꼬리가 삐죽 나와 있지 뭐야. 막내아들은 얼른 방을 빠져나와 도망치기 시작했어. 뒤를 돌아보니 두 눈을 시뻘겋게 치켜뜬 누이가 번개 같이 쫓아와. “아이고, 아이고, 내 밥이 도망가네!”

<다섯 번째 마당> 여우와 소금 장수
소금 장수는 금방이라도 내리칠 기세로 몽둥이를 쳐들었지. 그러자 노파가 제풀에 놀라 캥캥 소리를 지르면서 큰 꼬리를 뻗치고 죽어버렸어. 사람들이 놀라 아우성을 쳤지. “아이고, 세상에! 자네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그려.” 주인은 백배 인사하고 푸짐하게 상을 내왔어. 소금도 팔고, 대접도 받고, 그야말로 소금 장수 경사 난 날이야!

<여섯 번째 마당> 여우 색시
색시를 만난 그날처럼 달빛이 휘영청 밝은 밤이었어. 덕칠이는 사람들 말대로 썩은 고기 꾸러미를 색시의 머리맡에 놓아두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어. 덕칠이가 나가자마자 색시는 벌떡 일어나더니 꾸러미를 헤치고 허겁지겁 썩은 고기를 먹어 치우는 거야. 그렇게 착하게 예쁜 색시가 저게 무슨 짓이람! 덕칠이는 도저히 자기 눈을 믿을 수가 없어 문을 왈칵 열어젖혔어. 그 고운 색시의 얼굴이 무시무시한 여우로 변해 있었지.

옛이야기의 뼈대는 살리고 재치 있는 입말로 다시 쓴 이야기! 
   다양한 여우와 갖가지 모양이 살아 있는 재치 넘치는 그림!


『오싹오싹 서늘한 여우 이야기』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입니다. 익살맞은 입말체의 이야기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 듯, 생생함과 재미를 전달합니다.
더불어 옛 정취가 느껴지는 배경, 표정과 동작이 살아 있는 캐릭터 등은 이 그림책만의 매력입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이야기의 특성에 맞게 그에 어울리는 다양한 성격의 여우를 새롭게 창조하여 보는 재미를 살렸습니다.
첫 번째 마당 _ 왼쪽 귀 없는 여우
두 번째 마당 _ 꼬질이와 여우
세 번째 마당 _ 여우 수건
네 번째 마당 _ 여우 누이
다섯 번째 마당 _ 여우와 소금 장수
여섯 번째 마당 _ 여우 색시
동구 밖에서 팥죽을 팔던 할멈이 마침 봉삼이를 봤어.
“이른 새벽부터 어디 갔다 오누?”
봉삼이는 말할 기운도 없어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지.
봉삼이를 뚫어져라 보던 할멈이 툭 물었어.
“너, 여우고개 넘었지?”
“예에?”
“맞구먼, 너 그러다 죽어!”
봉삼이는 죽는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 여우고개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놨어.
“백 년 묵은 백여우가 틀림없어. 고 요물이 사람으로 둔갑한 게야.”
“에이, 백여우였다면 저를 잡아먹었겠지요.”
“정신 차려, 요놈아! 서서히 네 힘을 죄다 빨아먹으려는 거라고!”
봉삼이는 등골이 오싹해졌어. 자기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그 말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지. 그날 저녁 봉삼이는 시퍼렇게 날이 선 칼 한 자루를 품에 넣고 집을 나섰어.

여우고개가 가까워지자 봉삼이는 일부러 비틀걸음을 걸었어.
그러자 어느새 왔는지 처녀가 옆에 서 있었지.
봉삼이는 다짜고짜 칼을 빼 들고 처녀에게 물었어.
“네 정체가 뭐냐? 여우라면 살려 두지 않을 테다!”
처녀가 놀라 엉거주춤 뒤로 물러났어.
그때 처녀의 치마 밑으로 흰 꼬리가 얼핏 드러났지.
봉삼이는 그것을 보고 입을 앙다문 채 칼을 휘둘렀어.
그러자 처녀의 왼쪽 귀가 땅에 뚝 떨어졌지.
“아악, 캥캥!”
처녀가 비명을 지르며 데굴데굴 구르더니 바로 백여우로 변했어!
“이놈, 어디 두고 보자!”
귀가 잘린 백여우는 봉삼이를 노려보고는 바람보다 빠르게 산으로 사라졌지.
봉삼이는 후유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어.
(본문 18~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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