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 할매와 나

윤구병 글, 이담 그림 | 휴먼어린이
당산 할매와 나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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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09년 11월 09일 | 페이지 : 60쪽 | 크기 : 26.4 x 24.2cm
ISBN_13 : 978-89-92527-27-9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800 | 독자 서평(5)
교과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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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선정
열린어린이 2009 겨울 방학 권장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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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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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학교를 몸소 일구며 자연, 그리고 사람들과의 조화를 꿈꾼 윤구병 작가가 그동안의 경험을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우연히 맞닥뜨린 나무 한 그루에게 발목을 붙잡혀 구름뫼 마을에 자리를 잡고, 오래도록 그 곁에서 살아온 작가의 독백을 차분한 어조로 들려줍니다. 이제껏 만난 나무 중에 가장 ‘이뻐’ 보인 나무를 당산 할매라 부르며, 당산 할매와 함께 변산 공동체를 가꾸는 과정이 마음속에 오랜 잔상을 남깁니다. 생명, 자연, 나눔의 가치를 서정적으로 전하는 이야기에서 멋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왁스 페인트를 녹여 종이에 바르고 철필로 하나하나 긁어 내서 정성스레 표현한 이담의 그림이 글과 발맞추어 평화롭게 흘러가는 세월을 잘 담아내었습니다.

웹진 『열린어린이』 관련 기사 보기
윤구병
1943년 전라남도 함평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대학교 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월간 『뿌리 깊은 나무』의 초대 편집장을 지냈습니다. 충북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어린이 마을』『개똥이 그림책』『달팽이 과학동화』『보리 아기 그림책』을 기획하고 펴냈습니다. 1995년 대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전라북도 부안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면서 대안 교육을 하는 ‘변산 교육 공동체’를 세웠습니다. 20여 가구 50여 명이 모여 살며 논농사 밭농사를 짓고, 젓갈·효소·술 등을 만들어 자급자족하면서 자녀들과 함께 공동체 삶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그림책 『우리 순이 어디 가니』『바빠요 바빠』『심심해서 그랬어』『우리끼리 가자』『당산 할매와 나』가 있고, 『잡초는 없다』『변산공동체학교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가난하지만 행복하게』『흙을 밟으며 살다』『자연의 밥상에 둘러앉다』『꿈이 있는 공동체 학교』 들이 있습니다.
이담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울대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뉴욕의 리 앤 로우(Lee & Low)에서 발간한 그림책『야구가 우리를 살렸다(Baseball Saved Us)』의 그림을 맡으면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을 시작하여 현재에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면서 아내인 김근희와 함께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밀랍을 녹여 종이 지면에 바른 후 이를 정교하게 긁고 닦아 가며 그리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폭죽 소리』는 흑갈색 톤의 그림에 조화롭게 채색하여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이외에도『새미 리』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변산 공동체와 당산 할매’
저를 구름뫼 마을에 붙들어 앉힌 분은 당산 할매였어요. 그분의 아름다운 모습이 다른 데로는 눈길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 거지요. 참 이상해요. 전에는 저도 새 것을 좋은 것, 더 아름다운 것으로 여겼어요. 그러나 시골에 오래 살면서 열매가 꽃보다 더 아름답고, 풋사과보다 잘 익은 사과가, 애호박보다 늙은 호박이 더 달고 맛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당산...
- 윤구병
‘당산 할매가 가르쳐 준 삶의 지혜’
그동안 변산 공동체를 방문했을 때 당산 할매를 두세 번 만났습니다. 갈 때마다 당산 할매께 절을 올리고 가까이 다가가 이리저리 어루만지고 바라보았지요. 허리를 비틀며 올라간 나무둥치와 뻗어나간 가지의 수많은 옹이, 거기에 달린 셀 수 없이 많은 잎사귀, 곁에 흐르는 냇가로 스며든 실뿌리 들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당산 ...
- 이담
내 마음은 더 아래로 흐르고 싶어 했다.
더는 내려갈 곳 없는 맨 밑바닥에 몸을 눕히고 싶어 했다.
아래로, 아래로, 물이 흐르면서 맑아지듯이
아래로, 아래로, 당산 할매 뿌리가 가늘어지면서 드디어 흙과 하나 되듯이.


1. 당산 할매에게 배우는 자연, 생명, 나눔의 조화로운 삶 이야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아이에게 강요한 적은 없을까. 경쟁만이 세상의 질서이고, 그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서 이겨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지는 않을까. 꿈꾸는 삶과 현실이 다르고, 배우는 것이 가치의 기준이 될 수 없는 현실에서 가치 있는 삶을 함께 꿈꾸고 그 꿈을 함께 이루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전라북도 부안의 구름뫼(운산) 마을에 자리 잡은 ‘변산 공동체’, 그곳에서 사람들은 함께 땀 흘려 일하면서 제 앞가림할 수 있고 여럿이 함께 도우면서 살 수 있는 마을을 가꾸고 있다.
『당산 할매와 나』는 대학 교수를 그만두고 농사꾼이 되어 ‘변산 공동체’를 몸소 일구고 가꾸어 온 윤구병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책이다. 변산으로 살 곳을 찾아 내려오면서 만난 당산나무(당산 할매)와의 인연과 교감을 포근하게 전해주고 있다. 언제나 찾아가면 있는 고향의 정자나무 같은 당산 할매한테서 그는 자연, 생명, 나눔의 조화로운 삶을 배운다. 10년이 넘는 시간을 당산 할매에게 의지하고 배우며 터득한 삶의 지혜를 담담한 독백으로 들려준다.
윤구병이 들려주는 당산 할매와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이야기는 화가 이담의 아름다운 그림과 만나 깊은 울림을 더해준다. 이담은 물감으로 칠한 종이 위에 왁스를 입힌 후 긁어 내는 독특한 기법으로 당산 할매와 구름뫼 마을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사실주의 그림 속에 스며든 이담의 거친 왁스 기법은 시간의 흐름 속에 살아가는 공동체의 삶과 이야기를 따스하게 전해준다.

2. 윤구병의 독특하고 짧은 변산 공동체 이야기

윤구병은 1996년 철학교수를 그만두고 공동체 학교를 꾸려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과 글에 매진하고 있는 작가이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그는 『뿌리 깊은 나무』의 초대 편집장을 지낼 정도로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라 철학교수로 있으면서도 어린이 책을 기획하고 펴내기도 하였다. 한국 사회의 역사와 현실을 어린이들에게 있는 그대로 일러주는 전집형 어린이 백과사전을 만드는가 하면, 번역서가 판치던 유아 그림책에 한국 아이들의 모습과 현실을 담은 창작그림책 시대를 열었다. 그 역시 수많은 어린이 그림책 저자이다.
『어린이 마을』『달팽이 과학동화』『개똥이 그림책』들을 보면 그의 사랑과 노력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어린이 동화책 세계에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고 나서 윤구병은 홀연히 산과 들과 갯벌이 있는 부안으로 낙향, 서로 도우며 살아가고 자연 속에서 배우며 자유롭게 성장하는 울타리 ‘변산 공동체’를 일구고가꾼다.
책 가득히 펼쳐지는 것은 변산 공동체의 생활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고 새것을 가지기 위해 경쟁하는 도시의 삶 속에서 경험할 수 없는, 기르며 살아가고 오래되어도 낡은 것은 없고 더욱 깊어지고 낮아지는 마을 공동체 삶이 우리 앞에 가득 펼쳐진다. 윤구병은 변산 공동체 학교가 경험하고 쌓아올린 가치와 정신을 당산 할매와 함께 아름답고 포근하게 전해준다.

3. 당산 할매가 가르쳐준 삶의 지혜

윤구병은 개울가에까지 길게 그늘을 드리워주는 커다란 당산나무, 당산 할매에 얽힌 인연과 교감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당산 할매는 그가 오랫동안 꿈꾸고 계획해왔던 새로운 일에 대한 후원자이자, 스승이며 위로자이다. 그에게뿐 아니라 마을 사람 모두에게 당산 할매는 나이 든 어머니이자 할머니이다.
당산 할매는 놀며, 일하며, 배우며 더불어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주변으로 자연스레 모았다.
있는 듯 없는 듯 편안함을 선물하기도 하고, 더디더디 자라다 말다 하는 댕댕이덩굴과 함께 살아가기도 한다.
때로는 뛰노는 아이들의 비를 가려주는 든든한 우산이 되어주기도 하고, 상처를 아물게 해주는 자연 치료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문득 바라본 당산 할매의 젖꼭지는 스스로 제 앞가림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스스로의 아픔을 치유해가며 모든 것을 보듬어 안아주는 당산 할매는 요란스레 살아가는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할매 앞에서 절집 큰절을 한 번 또 한 번 또또 한 번 올리면서 사람들은 말없이 가르쳐주는 자연의 가르침을 가슴속 깊이 새긴다. 당산 할매의 너른 품에서 배우고 살아온 사람들은 서로 도우면서 살지 누구에게 기대어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래서 어른들도 아이들도 모두 씩씩하고, 자유롭고 떳떳하다.

“당산 할매는 우리한테 많은 걸 가르쳐 주었어요.
해님, 달님, 별님, 바람님, 비님, 땅님, 나무님, 풀님……
봄, 여름, 가을, 겨울 없이 밤낮으로 일하는 이분들이 없으면
우리는 하루도 살 수 없어요. 이분들이 지켜 주어서 우리가 사는 거예요.
우리가 오래된 나무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오래된 나무가 우리를 대대로 보호해 왔다는 걸 잊어서는 안 돼요.”
- 『당산 할매와 나』 55쪽


4.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주는 철학 동화

『당산 할매와 나』는 화가 이담의 그림과 만나 변산 공동체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펼쳐 보인다. 20년 가까이 왁스 페인트를 불에 녹여 종이에 바른 다음 철필로 긁어내기를 거듭하며 그림을 그려온 화가 이담,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허리를 비틀며 올라간 나무둥치와 뻗어나간 가지의 수많은 옹이, 거기에 달린 셀 수 없이 많은 잎사귀, 곁으로 흐르는 냇가로 스며든 실뿌리 들에서 느낀 세월의 흔적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조각가가 되고 싶었던 작가 이담은 회화를 통한 평면 작업이 왠지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독특한 자신만의 화법을 만들어냈다. 평면에 기존의 재료로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데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왁스를 발견하고 그것을 긁어내는 동안 평면과 입체 작업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물감으로 칠한 종이 위에 왁스를 입힌 후 긁어 내면 오래된 벽면의 느낌과도 같은 전혀 다른 질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는데, 『당산 할매와 나』는 그의 이런 기법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이담은 할매의 아름다움과 당산 할매와 더불어 살아간 많은 새와 동물들, 계절 따라 진 꽃들과 풀들, 그리고 마치 언젠가는 있었다가 한순간 사라져버린 것 같은 마을과 사람들의 모습을 아련히 녹여내 그림 하나하나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작가 노경실이 본 『당산 할매와 나』’
『당산 할매와 나』는 우리 인생의 사계를 들려준다. 늙는다고 말할 수 없고 나이가 너무 들어 죽어간다고 말하면 더욱 어색한 자연의 순환을 보여준다. 당산 할매는 아이들의 발자국, 아픈 자의 눈물, 서러운 자의 탄식 소리, 배고픈 자의 기침방울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도망치다 잠시 쉬기 위해 뛰어드는 자의 절은 땀 냄새도 거절하지 않는다. 작가는 말로는...

할매를 보는 순간
나는 그 자리에 못이 박혔다.
내가 본 나무 가운데 가장 ‘이뻐’ 보였다.
흐르는 계곡물에 살짝 비껴 선 이 늙은 나무가 왜 그렇게 예뻐 보였을까.

내가 구름뫼 마을에
자리 잡고 살게 붙든 것은 이 할매의 손길이었다.
이 나무가 선 개울 건너편에는 뽕나무가 심겨 있고,
누에 치는 농막이 있고 감나무가 드문드문 서 있었다.
‘저 밭을 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산 밑에 조그마한 오두막 하나 짓고
날마다 이 나무를 바라보면서 살 수 있을 텐데…….’
(본문 6~9쪽)

초가을에 접어들면서 반딧불이가 날아다녔다.
저녁이면 꽁무니에 불을 켜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넋 놓고 보는 때도 있었다.
어느 날 밤, 당산 할매한테 찾아갔다가 반딧불이들이 계곡에서 꽁무니에 불을 켜고 나는 모습을 보았다.
반딧불이가 계곡을 가득 메우고 당산 할매를 둘러싸고 강강술래를 하고 있었다.

당산 할매는 새잎을 틔우는 일에도 더뎠지만
잎을 떨구는 일도 서두르지 않았다.
천천히, 한 잎 두 잎.
당산 할매는 잎을 떨구고, 그 잎은 계곡물에 떠서 아래로 흘러내렸다.
내 마음도 잎을 타고 흘렀다.
(본문 40~43쪽)

(총5개의 리뷰가 등록되었습니다.)

무언의 격려를 듣다 (평점: 독자 평점, 추천:0)
정은주 2009-12-31

짧은 글과 거친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림이 참 조화롭게 느껴졌습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가슴 깊숙한 곳까지 와 닿는 여운이 길어 한 장 한 장 넘기는 손끝까지 그 느낌이 전달되었지요.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자 온갖 풍파를 다 견뎌내면서 모든 사람을 용서하고 보듬어 토닥여주시던 우리 할머니 모습이 당산 할매란 나무를 통해 오롯이 살아계시는 듯했지요. 윤구병 선생님처럼 많은 시간을 살아오진 않았지만 저도 알지요. 수많은 풍경 중 어떤 특정한 것이 나 자신에겐 특별한 대상이 되고 또 그 ...

당산 할매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평점: 독자 평점, 추천:0)
서현정 2009-12-30

당산 할매를 읽는 동안 몇 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올라 슬며시 눈가에 눈물이 고였어요. 여느 시골마을처럼 내 고향에도 마을 한 가운데 당산나무 한 그루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지요. 고향의 그 당산나무도 할머니의 할머니, 또 그 할머니의 할머니 적부터 그 자리를 꿋꿋이 지켜온 마을의 수호신 같은 존재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당산 할매의 겉껍질이 벗겨지고, 속살이 차츰 패이더니 급기야는 영양제를 긴급 수혈해야 했지요. 동네 할머니들께선 매일 아침 당산나무 아래 모여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

흠.... (평점: 독자 평점, 추천:0)
오예승 2009-12-29

웹진 열린어린이 관련 기사까지 보니까 더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겠네요. 어쩜 이렇게 글들을 잘 쓰시는지 부럽습니다 ㅠㅠ 저는 머릿속을 뛰어다니는 생각들 그냥 담아둬야겠어요...

마음의 안식처 (평점: 독자 평점, 추천:0)
하얀나무 2009-12-29

그림책이지만, 책장이 가볍게 넘어가지만은 않는 묵직한 느낌입니다. 나무 한 그루를 마음에 담고, '당산 할매'라 이름을 붙이고,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의지하는 건 '사람'입니다. 나무는 그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지요. 자연에 기댈 수밖에 없는, 기대고 싶은 사람의 마음. 그 마음이 웬지 눈물겹고도, 또 예뻐보이네요. 요즘 같이 추운 겨울날, 한 장 한 장 차분하게 들여다보면 좋을 책입니다.

'당산 할매'를 부르다 (평점: 독자 평점, 추천:0)
신순옥 2009-12-26

우리 아파트 아름드리 은행나무에 까치가 둥지를 틀었다. 찬바람이 불자 까치는 보이지 않고 까치집만 유난하다. 빈 까치집이건만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까치가 찜해 놓은 은행나무는 다른 나무와 조금 달리 보인다. 아파트의 몇몇 정원수가 말라죽어 해를 넘기지 못한데 비해 아름드리 은행나무는 아무 탈 없이 살아남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내년 가을이 되면 은행나무는 가을볕에 노릇노릇 익어가는 은행잎을 바람에 날리면서 제 곁으로 아이들을 불러들일 것만 같다. 왜 일까? 아파트의 정원수로 살러온 나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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