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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이발소의 생선들

박상률 글, 이유진 그림 | 시공주니어
도마 이발소의 생선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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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10년 06월 05일 | 페이지 : 62쪽 | 크기 : 15.2 x 21cm
ISBN_13 : 978-89-527-5857-6 | KDC : 813.8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500 | 독자 서평(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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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행복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하는 동화입니다. 이발소에서 추억을 만들어 가는 아빠와 아들을 만나 보세요. 오늘도 훈이는 아빠를 따라 ‘도마 이발소’에 갑니다. 매번 귀가 다 보일 정도로 짧게 잘라서 이발소에 가기 싫지만, 아빠 소원이 아들 손잡고 이발소 다니는 거라고 해서 할 수 없이 가는 거지요. 훈이는 이발 의자 위에 놓인 널빤지에 앉아 머리를 잘라야 해서 꼭 도마 위에 놓인 생선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훈이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발랄하면서도 친근합니다.
박상률
1958년에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전남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990년『한길문학』에 시「진도아리랑」과『동양문학』에 희곡「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6년 ‘문학의 해 기념 불교문학상’ 희곡 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인간의 삶을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로 그려내기 위해 애쓰는 한편, 숭의 여자대학에서 문예 창작을 지도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작품으로『진도 아리랑』『배고픈 웃음』『하늘산 땅골 이야기』『까치학교』『내 고추는 천연 기념물』『구멍 속 나라』『미리 쓰는 방학 일기』『나는 아름답다』『밥이 끓는 시간』『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바람으로 남은 엄마』『나비박사 석주명』『인권변호사 조영래』『삼국지』(전10권) 『봄바람』『개밥상과 시인 아저씨』등이 있습니다.
이유진
1982년 부산에서 태어나 동의대학교에서 의상학을 공부했습니다. 그 뒤 ‘꼭두 일러스트 교육원’에서 공부한 뒤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볼수록 다양한 의미가 숨어 있고, 어린이들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합니다.

날마다 회사 일에 바쁜 아빠와 학교 끝나면 이런저런 학원에 다니느라 정신없는 아이들. 서로 얼굴 보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도마 이발소의 생선들』의 주인공 훈이와 아빠는 조금 다르다. 둘은 한 달에 한 번 함께 단골 이발소에 간다. 허름한 이발소를 오가며 행복한 시간을 쌓아간다. 행복은 이처럼 소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작가 박상률은 말한다. 박상률은 동화, 소설, 희곡, 시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아들과의 추억을 살려 재미나게 엮었다. 실제 경험이 녹아 들어가 생동감이 넘칠 뿐 아니라,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문장들이 읽을수록 유쾌함을 더한다.

▶ 아빠 세대에 속하는 공간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아이

요즈음 동네에서 뱅글뱅글 돌아가는 이발소 표시등이나 간판을 찾기는 힘들다. 훈이의 말처럼 화려하고 깨끗한 미용실이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허름한 이발소의 지워져 버린 간판, 낡은 액자 속 돼지들, 똥비누처럼 오래된 것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아빠 세대와의 소통을 보여 준다.

다른 데는 머리도 종업원이 감겨주는데 여긴 그렇지도 않아요. 손님 스스로 물 받아 감아야 하지요. 그뿐인가요? 동막이발소는 다른 데와 달리 지저분한데다 어두침침하기까지 해요. 거울 위에 돼지 가족 그림이 있어선지 동막 이발소에 들어서면 할아버지 댁이 있는 시골에서 맡아본 돼지우리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도 아빠는 그런 분위기가 편안해서 좋대요. - 본문 중에서

훈이와 아빠는 ‘이발소’라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머리를 자르며 그 시간을 공유한다. 훈이 아빠의 소원이 다른 아빠들과 달리,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 가고 이발소에 다니는 것이라는 점은 그래서 더 눈여겨볼 만하다. 소소하지만 아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아빠의 마음, 이발소는 싫지만 아빠의 뜻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훈이의 깊은 마음씨, 서로를 생각하는 부자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 톡톡 튀는 문장에 담긴 훈이의 유쾌하고 솔직한 속내

일인칭 시점의 가장 큰 장점은 화자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 역시 화자 훈이의 솔직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데, 이 점은 저학년 아이들이 쉽게 읽어 내려가고, 절로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든다. 특히 어른들에게 직접 말하지 못하는 것도 속 시원히 풀어내기 때문에 통쾌하기까지 하다.
훈이는 아빠를 따라 이발소에 간다. 요즘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자르는 아이는 보기 드물다. 훈이라고 왜 친구들처럼 머리도 길러 보고, 미용실에서 자르고 싶지 않을까. 그러니 매번 고슴도치 가시처럼 짧게 잘라 버리는 이발사 아저씨가 미운 것은 당연할 터이다. 그래도 훈이는 아무 말 못한다. 다만 훈이만의 방식으로 소심한 복수를 하는데, 바로 이발사 아저씨를, ‘이’ 자를 자르고 ‘발사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 막상 아저씨에게는 아무 말 못하더라도,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미주알고주알 불만을 털어놓는다.

발사 아저씨가 말했잖아요. 머리는 얼굴에 어울리게 잘라야 한다고요. 그러면 내 얼굴에는 긴 머리가 어울릴 수도 있잖아요? 발사 아저씨 얼굴엔 대머리가 어울리고! 그런데 왜 발사 아저씨는 그런 생각은 않고 내 머리는 무조건 짧게만 자르려고 하는 거죠? - 본문 중에서

머리가 길면 정신 사납다는 아저씨의 말에는 똑 부러지게 반박도 한다.

흥, 그럼 머리가 긴 엄마와 할머니는 이미 정신이 어떻게 되었게요. 또 머리가 짧아야 공부 잘하는 거면 군인 아저씨들은 모두 다 공부 잘하게요? 내 친구들 모두 머리가 길지만 다들 정신 사납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런데 내 머리는 왜 짧아야 되는 것이에요? - 본문 중에서

하지만 훈이는 아저씨의 실력에 놀라워하고, 귀가 잘렸을까 봐 걱정하며 당황하다가도 아저씨의 말에 안정을 되찾는다. 가만 보면, 아빠에게 다른 곳에 가서 머리를 자르자고 강하게 조르지도 않는다. 훈이가 아빠만큼이나 발사 아저씨를 존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아빠를 놀릴 때에는 친구를 놀리는 듯하다. 아빠의 머리가 점점 더 짧아지기를 바라고, 맨머리가 되어 어색해하는 아빠를 멋있다고 추켜세우기도 한다. 또 이발소에 가는 것도 훈이가 큰맘 먹고 아빠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처럼 때로는 장난꾸러기 같고, 때로는 어른스럽기도 한 훈이의 생각들이 톡톡 튀는 문장들로 표현되어 있어서 읽을수록 재미나다. 아이들은 훈이와 함께 놀라워도 하고, 화도 내고, 걱정도 하고, 즐거워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훈이의 마음과 하나가 될 것이다.

▶ 우리네 이웃처럼 친근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이 책의 등장인물은 셋뿐이다. 하지만 속 깊은 훈이, 착하고 수더분한 아빠, 구수한 사투리를 쓰며 오랜 이발사 경력을 자랑하는 발사 아저씨는 그 어떤 캐릭터보다 친근하고 흥미롭다. 특히 ‘발사 아저씨’는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다. 언제나 싱글벙글 웃는 아저씨는 이발사를 천직으로 알고 부지런히 일을 한다. 비록 으리으리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한 곳에서 이발소를 하며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의 모습이다.
훈이 아빠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아들과 함께 손잡고 이발소를 찾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딱 우리 아빠다. 단골인 동막 이발소를 한 번도 배신하지 못할 정도로 착하면서도, 방금 전까지 머리 때문에 우울해 하다가 아들 녀석의 귀여운 말에 껄껄 웃어넘기는 호탕함도 가지고 있다. 또 훈이는 분명 또래 아이들보다 어른스럽지만 아이다운 면을 간직하고 있다. 친구들처럼 머리를 길러 보고 싶어 하고, 액자 속의 돼지들이 꿀꿀거리며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하는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셋 모두 실제 인물들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었기 때문에 낯설지 않으면서도 유쾌하다.

▶ 유머가 살아 있는 문장이 발랄한 그림으로

이발소에 머리를 자르러 가서 생선이 된다는 설정은 기발하다. 공교롭게도 받침이 사라져 ‘도마 이발소’가 되어 버린 간판이나, 널빤지 위에서 머리를 자르는 훈이가 스스로를 생선에 비유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발사를 엿장수와 비교하기도 하고, 요리사와 비교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는 한층 즐거워진다. 하나같이 작가 박상률의 유머를 느끼게 하는 장면들이다. 더욱이 이런 분위기를 이유진은 그림으로 잘 표현해냈다. 한눈에 보기에도 개성 있는 세 캐릭터는 물론 훈이의 심리적인 상태까지 알아볼 수 있다. 아이들은 읽고 보는 즐거움에 금세 빠져들 것이다.

▶ 줄거리

오늘도 훈이는 내키지 않지만 아빠와 함께 ‘도마 이발소’에 왔어요(원래 동막 이발소였는데 오랫동안 간판을 새로 칠하지 않아서 받침이 지워져 버렸어요. 그래서 ‘도마 이발소’가 되었지요). 이발소에 다녀오면 훈이 머리는 항상 귀가 다 보일 정도로 짧아져요. ‘발사 아저씨’가 훈이에게는 짧은 머리가 어울린다며 매번 그렇게 잘라 주기 때문이에요(남의 머리만 보면 짧게 자르려고 하는 이발사 아저씨를 훈이가 심술이 나서 ‘이’ 자를 빼고 부르는 거예요). 훈이 머리를 보고 친구들은 구둣솔, 고슴도치 가시 같다며 놀려요. 더구나 훈이는 이발 의자 위에 놓인 널빤지에 앉아 머리를 잘라야 하기 때문에 꼭 도마 위에 놓인 생선 신세 같지요. 하지만 아빠는 발사 아저씨를 머리 전문가라며 찰떡같이 믿고 있어요. 또 시골 할아버지네 같은 동막 이발소가 편해서 좋대요. 게다가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 소원이 아들 손잡고 이발소 다니는 거래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훈이는 아빠랑 같이 이발소에 온답니다.
괴짜 같은 발사 아저씨는 쉬는 날 산에 갔다 온 얘기를 하면서 머리를 잘라요. 그래서 비가 오거나 산에 가지 못 했을 때에는 가위질을 오래 하지 않지요. 발사 아저씨는 지리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길게 하면서 아빠 머리를 정말 짧게 깎아 버렸어요. 아빠도 속으로는 못마땅했겠지만 ‘도마 이발소’ 의자에 앉아 ‘생선’처럼 발사 아저씨에게 머리를 맡겼으니까 아무 불평도 못하는 것 같아요. 돌아오는 길에 훈이는 아빠에게 “아빠도 훈이도 도마 위에 놓인 생선이 됐었다.”고 말했어요. 시무룩하던 아빠는 그 말에 크게 웃었어요. 아빠 말투를 흉내 내며 더 멋있어졌다고 하자, 아빠는 다시 하하하 웃었어요. 아무래도 훈이랑 아빠는 도마 이발소에 계속 가게 될 것 같아요.

1. 꿀꿀, 돼지가 웃는 집
2. 발사 아저씨의 옳은 말씀
3. 구둣솔 같고 고슴도치 가시 같은 내 머리
4. 엿장수 맘, 아니 이발사 맘!
5. 머리 병원에 가자고요?
6. 둘러대기 일 등, 우리 아빠
7. 지리산 오르내리는 동안 생긴 일
8. 도마 위 생선? 우리가?

작가의 말

도대체 말이죠, 발사 아저씨랑은 말이 안 통해요. 머리는 내 머리인데 깎는 건 발사 아저씨 맘대로예요. 아빠도 ‘이렇게 깎아 주시오, 저렇게 깎아 주시오.’ 하는 법이 없어요. 그냥 발사 아저씨한테 머리를 맡기고 가만히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어떤 때는 짧게 깎이고, 어떤 때는 이발한 티만 겨우 날 정도로 변화가 별로 없지요.

엿장수 맘이라는 말은 들어 보았지만 이발사 맘이라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엿장수고 이발사고 다 가위를 들고 있어서 그런가 봐요. 아무튼 이발 작업에 들어가면 발사 아저씨의 가위질은 머리통 속이 다 보일 때까지 멈추질 않아요. 세상 사람이 다 발사 아저씨처럼 대머리가 되길 바라서 그러는 걸까요?

대체로 지난 한 달 동안 발사 아저씨에게 벌어진 일이 많을 땐 손님 머리가 짧아져요. 이런저런 이야깃거리가 많을 땐,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가위질을 하기 때문이지요. 벌어진 일이라고 했지만 막상 굉장한 일이 벌어진 건 아니에요.
(본문 26~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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