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037

장벽 : 철의 장막에서 자유를 꿈꾸다

피터 시스 글·그림, 안인희 옮김 | 아이세움
장벽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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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10년 11월 25일 | 페이지 : 48쪽 | 크기 : 23.4 x 31.2cm
ISBN_13 : 978-89-378-4597-0 | KDC : 840
원제
The Wall: Growing Up Behind the Iron Curtain
독자 평점
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650 | 독자 서평(0)
교과관련
3학년 국어 1학기 06월 7. 이야기의 세계
4학년 국어 2학기 09월 1. 감동이 머무는 곳
5학년 국어 1학기 05월 5. 사실과 발견
수상&선정
2008년 칼데콧 영예 도서
열린어린이 2011 여름 방학 권장 도서
『장벽』은 피터 시스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철의 장막 시절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나 미국에 망명하기 전까지 그곳에서 보낸 그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그의 아이들에게 들려줍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장벽은 처음부터 장벽이 아니었지요. 장벽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장벽이란 없어요. 필수적으로 할 게 많고 똑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뿐. 그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장벽 너머 불어온 바람을 맞게 됩니다. 장벽 밖은 내가 아는 세상과 다르다! 새 물결을 탐하기 시작합니다.

1968년. 알렉산더 두브체크가 체코 공산주의 정부의 제1서기가 됩니다. 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주장합니다. 피터 시스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절을 노래합니다. 프라하의 봄! 비틀즈, 록 밴드, 서쪽 나라 여행. 모든 것이 가능해 보였다. 프라하의 봄은 찬란하고 생동감 넘쳤습니다. 세상을 향한 찬가를 부를 수 있었던 시절, 세상이 내가 바라는 대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 충만한 시절. 청춘과 젊음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개방은 그의 청춘과 맞닿으며 더욱 눈부시게 표현됩니다. 세계를 뒤흔든 젊음,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기대가 느껴져 그 황홀함에 흠뻑 취해 버리지요. 그의 세계는 장벽 밖까지 확장되었습니다.

그러나 그해 8월, 소련군이 체코슬로바키아에 탱크를 밀고 들어옵니다. 그때 시민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곤 ‘침략군에게 이 땅을 떠나라고 설득해 본다. 그리고 침략군을 헷갈리게 하려고 거리 표지판을 바꾸어 단다.’였습니다. 그러자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이제 장벽은 그를 가로막는 정말 무시무시한 장벽이 되었습니다. 그는 계속 그림을 그렸습니다. 쫓기고 지워져도 또 그렸습니다. 꿈을 꾸었어요.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았어요. 꿈조차 자유롭지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떤 꿈은 현실이 됩니다. 1991년 소련 체제는 무너집니다. 냉전은 끝났습니다.

피터 시스의 그림책은 생각할 거리가 많아요. 풍요로운 책. 이 책도요. 장소에 대한 그의 감수성은 아주 예민해요. 프라하와 티베트를 다룬 책을 보면, 그의 장소 묘사는 독특하고 섬세해요. 한 장소에 예민한 공간 감각, 추억, 전설, 감성이 차곡차곡 쌓여 있어요. 책장을 넘기면 책속 세계가 불현듯이 펼쳐져 나와요. 그의 그림은 매력적이에요. 양면을 가졌어요. 어두움과 따스한 추억, 유머와 그로테스크가 공존해요.

언제나 기회가 되면 피터 시스 책의 서평을 쓰고 싶었어요. 정작 기회 앞에서 얼마나 힘겹게 쓰고 있는지 모릅니다. 많은 것이 있어서요. 자유, 젊음, 진실 깨닫기, 장벽 넘어서기, 전체주의에서의 탈출과 해방 - 그런 건 아주 추상적이고 무척 크고 굉장히 가치 있는 것들이잖아요. 그냥 좋고 숭고한 것들이요. 그래도 가장 하고 싶은 얘기는 장벽 그 자체예요. 피터 시스는 장벽을 넘어 이곳에 왔어요. 이곳이란, 자본주의 민주주의 땅이지요. 자본주의 민주주의 땅에 사니, 나도 이곳에 있지요. 그런데 이곳엔 장벽이 없나요? 장벽은 처음부터 장벽이 아니에요. 장벽을 인식하지 못할 때 장벽이란 없어요. 세계화되고 민주화된 이곳에 무슨 장벽이 있을라고요? 하고 마음 놓아도 될까요.

피터 시스의 이야기를 읽으며 황홀했던 것은 프라하의 봄이고, 끝끝내 서글픈 것은 그가 온 이곳이 과연 지혜와 신뢰와 진실의 땅인가 하는 물음 때문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장벽은 만들어지곤 하죠. 눈에 보이든, 눈에 보이지 않든. 정보를 움켰다 쥐었다 하며 판단의 기회와 인식의 확장을 막는 장벽이. 그래서 이곳 밖에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곳 안의 비밀이 알고 싶고 장벽이 걷힌 세계는 어떤 곳인지 궁금해 하게 됩니다. 설령 이곳이 20년 전의 철의 장막 저편이 아니고, 수용소의 하루가 아닐지라도, 청년 피터 시스의 질문은 필요해요. 되묻게 돼요. 나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있는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애쓰고 있는가. 장벽의 존재를 넘어설 수 있는 시민의 자격을 묻는 겁니다.

냉전 시절을 온몸으로 겪으며 살았던 피터 시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는 철의 장막의 붉은 쪽, 공산주의 쪽에서 태어났습니다. 항상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소련의 영향 아래 있던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에서는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탱크와 전쟁을 그려야 했지요. 사상 통제와 이념 교육, 냉전의 긴장과 전쟁의 위협 속에서도 ‘그’는 비틀즈와 록 음악을 알게 되고 자유를 꿈꾸게 됩니다.

피터 시스의 개인사, 냉전 시대의 역사적 사실, 연대별로 기술된 ‘나의 일기에서’ 등 세 가지 구성으로, 한 예술가의 삶을 지배했던 거대한 역사와 역사 속에서도 자기만의 길을 모색했던 개인의 삶을 그려내었습니다. 세밀한 펜 선과, 무채색과 붉은색의 대비, 구석구석 의미를 담고 있는 정교한 그림이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합니다. 2008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입니다.
피터 시스(Peter Sis)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린이 책 작가인 동시에 일러스트레이터, 영화 제작자입니다. 1949년 체코의 브르노에서 태어나 프라하 실용 미술학교와 영국 런던의 왕립 예술 대학에서 그림과 영화를 공부하고 1984년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티베트』『갈릴레오 갈릴레이』로 칼데콧 상을 받았습니다. 그 밖에 작품으로 『마들렌카』『생명의 나무』『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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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희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밤베르크 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편지』로 1995년 제2회 한독 문학 번역상을 받았고『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로 2003년 민음사 ‘올해의 논픽션상’ 역사와 문화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국내 독일 문화권의 대표적인 번역자이자, 문학·철학·예술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로 주목받는 인문학자입니다.『최초의 과학자 레오나르도 다빈치』『광기와 우연의 역사』『발자크 평전』『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미켈란젤로의 복수』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또『하늘의 개척자 라이트 형제』『마지막 휴양지』등의 어린이 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작가 피터 시스의 유년 시절을 다룬 그림 회고록

『장벽』은 냉전 시절의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를 보여 준다. ‘냉전’이라는 단어가 역사책에서만 의미를 갖는 옛말이 되었고, 유럽의 작은 나라 이야기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장벽』은 분단국 대한민국을 세계사의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역사적인 맥락을 설명해 줄 뿐 아니라 자유가 없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한다.

피터 시스는 『장벽』을 통해 ‘냉전 시대의 역사적 사실’과 ‘자신의 개인의 경험’을 매우 독특하게 풀어 놓았다. 『장벽』은 접근 방식이 다른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은 피터 시스의 자전적 기술이다. 피터 시스는 자신을 다음과 같이 3인칭으로 표현했다. ‘그는 늘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처음에 여러 가지 모양을 그렸고, 그다음에 사람을 그렸다. 집에서는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그렸지만, 학교에서는 시키는 대로 그렸다.’ 그리고 각 페이지의 하단에는, 붓을 입에 물고 태어나서, 그림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고, 그림을 통해 꿈을 꾸고, 공산 정권에서는 그림 때문에 비난과 공격을 피할 수 없었던 한 사람(피터 시스)의 이야기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진행된다. 하지만 여기서 그 ‘한 사람’은 피터 시스를 말하며, 이 부분에서 냉전 시대 전체에 대한 피터 시스의 관점이 가장 강하게 드러난다.
두 번째는 카툰 형식으로 풀어낸 역사적 사실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으로 일부분만 보면 한 컷의 풍자만화처럼 보인다.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고, 베트남 전쟁이 시작되는 장면, 사람들이 핵전쟁의 위협으로 불안에 떨고 물품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야만 하는 모습 등 수없이 많은 정보가 사각 프레임 안에 담겨 있다. 길고도 복잡한 역사를 만화처럼 쉽게 보여 준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피터 시스는 일기를 통해 냉전 시대를 살았던 자신의 일상이 어떠했는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자유가 무엇인지 몰랐던 아이가 자유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게 되고, 자유의 맛을 본 뒤에는 그것을 간절히 꿈꾸며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피터 시스가『장벽』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과 ‘철의 장막’, ‘냉전’, ‘공산주의’ 등과 같은 냉전 시대 용어를 풀어 놓은 부분도 있다. 복잡하고 어두운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최대한 자세하게 보여 주려는 피터 시스의 배려가 돋보인다.

피터 시스가 다시 한 번 자녀들을 위해 펜을 들었다!

피터 시스는 소련의 지배를 받았던 프라하에서 유년 시절과 청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붓을 입에 물고 태어난 사람답게 그림을 그리고 영화를 만들었다. 피터 시스가 ‘1984년 동계 올림픽’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있을 때,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올림픽 참가를 갑작스럽게 취소했고, 피터 시스는 프라하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피터 시스는 프라하로 돌아가지 않았다. 1984년 피터 시스는 뉴욕으로 이사를 했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드 플라이슈만과 함께 작업했던『왕자와 매 맞는 아이』가 1987년 뉴베리 메달 상을 수상하면서 피터 시스는 주목받는 작가로 등극했고,『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이야기』로 작가로서의 자리 매김을 확고히 했다. 피터 시스는 화려한 수상 경력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피터 시스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림책의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피터 시스가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는 복잡한 대도시 뉴욕에서 사는 것이 어떤 건지 보여 주려고 만든 그림책이 『마들렌카』이다. 이 작품은 자신의 딸을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자녀들을 위해 펜을 든 작품이 바로 『장벽』이다.
피터 시스는 마치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이들에게 과거에는 프라하가 두려움과 의심과 거짓말로 가득했다는 사실을 알려 주기가 쉽지 않았다. 내 어린 시절을 말로 설명하기가 몹시 힘들었다. 나는 언제나 모든 것을 그림으로 그렸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미국에 오기 전까지의 내 삶에 대해서도 그림을 그려서 보여 주기로 했다.’ 『장벽』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피터 시스의 아이들을 위한 책이었다. 식구들이 도란도란 거실에 앉아서 아빠가 ‘얘들아 옛날에는 말이지……’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은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피터 시스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만을 그리지 않았다. 역사적인 맥락에서 자기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에 『장벽』의 독자는 피터 시스의 아이들에서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까지 확장되었다.

칼데콧 아너 상과 로버트 F. 시버트 논픽션 메달 상 수상작

피터 시스는 그림으로 온갖 정보를 말하는 작가로 이미 여러 차례 칼데콧 상을 수상했고, 볼로냐 라가치 상도 받았다. 사실, 그림, 사진, 일기를 한데 묶어 냉전 시대를 보여 주는 『장벽』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볼 수 있는 걸작 그림책’, ‘정교하고도 황홀한 그림’이라는 명성에 맞게 2008년 칼데콧 아너 상과 로버트 F. 시버트 논픽션 메달 상을 수상했다. 로버트 F. 시버트 상은 미국 도서관 협회에서 일 년 동안 출간된 논픽션 중 정보 전달에 있어서 가장 우수한 도서를 선정하여 수여한다.
『장벽』은 피터 시스의 눈으로 관찰하고 그의 관점으로 기록한 역사책이다. 날카롭고 섬세한 펜 선, 재치가 넘치는 상황 묘사, 무채색과 붉은 상징의 대비를 통해 우리를 멀고도 작은 도시 ‘프라하’로 안내한다. 부모와 자녀,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보며 한 개인의 삶에 녹아내린 역사를 살펴보기에 손색이 없다. 냉전 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검색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거나, 피터 시스를 따라서 ‘우리 할아버지의 삶에 녹아내린 역사책’을 식구들이 함께 만들어 보는 것을 능동적인 책읽기의 한 가지 방법으로 제안하고 싶다. 더불어 자유가 없는 가까운 나라 북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조사하고, 북한에 대해 생각해 보는 토론의 장이 열린다면 이 책의 실천적인 효용은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돌아보면 그는 늘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처음에 그는 여러 가지 모양을 그렸다.
그다음에 사람을 그렸다.
집에서는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그렸지만,
학교에서는 시키는 대로 그렸다.
그는 탱크를 그렸다.
그는 전쟁을 그렸다.
(본문 3~9쪽)

- 1948년. 소련이 체코슬로바키아를 통치하고 국경선을 막아 버린다.
- 인민의 군대가 새로운 질서를 강요한다.
- 공산주의 상징과 기념비들이 여기저기에 생겨난다.
- 체코 정부는 모스크바의 명령을 받는다.
- 국경일에 붉은 깃발을 게양하는 것 필수.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벌을 받는다.
(본문 4~5쪽)

- 다시 철의 장막이 내려온다.
- 국가의 수반이 알렉산더 두브체크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 비밀경찰이 폭도들을 자극하고 정부는 더 강력하게 사람들을 통제한다.
- 군 복무 필수.
- 전화 도청, 편지 검열을 다시 시작한다. 사람들은 감시를 받는다.
- 서쪽 예술이 다시 금지된다. 자유 라디오 방송국은 전파방해를 받는다.
- 금서를 몰래 번역하고 복사해서 지하 출판물로 퍼뜨린다.
- 디스코텍이 대중문화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는 통로가 된다.

그는 그림 그리기를 멈추었고, 오로지 자신의 꿈만을 간직했다.
하지만 그는 그림을 그려야 했다. 꿈을 다른 사람과 나누면 그에게도 희망이 생기니까.
(본문 32~33쪽)
국내도서 > 어린이 >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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