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 역사 동화

첩자가 된 아이

김남중 글, 김주경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첩자가 된 아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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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정보
발행일 : 2012년 01월 30일 | 페이지 : 200쪽 | 크기 : 15.3 x 22cm
ISBN_13 : 978-89-7184-670-4 | KDC : 8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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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평점 | 판매지수 850 | 독자 서평(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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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 삼별초와 고려 몽골 연합군의 전투가 벌어졌던 진도 항쟁을 배경으로 한 역사 동화입니다. 어른들의 전쟁이었지만 그 안에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삼별초의 대장 배중손의 딸 선유, 몽골군 사령관의 조카 테무게, 그리고 몽골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당해야 했던 아버지를 둔 아들 송진이, 각자 다른 환경에 놓인 세 아이가 전쟁을 매개로 역사 속에서 만나게 됩니다. 전쟁이라는 힘든 상황 속에서 만난 아이들은 국경을 넘어 우정을 쌓아가지만 결국 역사의 흐름에 의해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몽골과 고려 사이의 첩자가 되어 버린 송진이를 사이에 두고 일어나는 일들이 흥미로우면서도 아슬아슬하게 펼쳐집니다.

몽골의 강한 군사력과 약해져 버린 고려의 당시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리고, 그 현실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였습니다. 과거 우리 역사의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구성된 창작 동화 속 세 명의 주인공 아이들의 삶과 선택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봅니다. 우리 역사를 한 가지 시선으로만 보지 않고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하게 됩니다.
김남중
1972년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4년에 동화 『덤벼라, 곰!』으로 제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장편 소년소설 『기찻길 옆 동네』로 제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동화집 『자존심』으로 2006년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황토』『들소의 꿈』『붕어 낚시 삼총사』『주먹곰을 지켜라』『하늘을 날다』『빨주노초파남보똥』(공저), 『살아 있었니』『불량한 자전거 여행』 등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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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경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6년 「제15회 국제노마그림책일러스트콩쿠르」에서 가작을 수상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재미있고 멋진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별가족, 태양계 탐험을 떠나다』 『고추 아저씨 발명왕 되다』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전국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모여 활동하는 교과 연구 모임. 어린이 역사, 경제, 사회 수업에 대해 연구하고, 학습 자료를 개발하며, 아이들과 박물관 체험 활동을 해 왔습니다. 현재는 초등 교과 과정 및 교과서를 검토하고, 이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행복한 수업을 만드는 대안 교과서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전쟁을 위한 첩자? 평화를 위한 첩자?
이중간첩이 되어 버린 열세 살 송진이의 전쟁 이야기!

‘삼별초 항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되살리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작품인 『기찻길 옆 동네』부터 최근의 『동화 없는 동화책』까지, 작고 힘없는 자들의 시선으로 우리 역사와 사회 문제를 다뤄 온 동화 작가 김남중이 이번에는 ‘삼별초 항쟁’이라는 역사를 길어 올렸다.
『첩자가 된 아이』는 1271년, 삼별초와 고려 몽골 연합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진도를 배경으로, 어른들의 전쟁에 휘말리게 된 세 아이의 파란만장한 고군분투기를 담았다.
몽골이 강력한 군사력으로 세계를 정복했던 때, 고려 또한 몽골군의 먹잇감이 되어 침략과 약탈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려 왕 원종은 몽골에 항복해 버렸고, 왕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삼별초는 고려 조정과 몽골에 맞서 싸우는 길을 선택했다. 무능한 고려 조정에 또 잔혹한 몽골군에 시달려 온 백성들은 삼별초의 항쟁을 지지하고 응원했다.
작가는 이 같은 시대적 상황을 삼별초의 이름난 장수가 아닌 가난한 백성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새로이 조명했다. 주인공 송진이가 몽골군의 첩자로 삼별초를 염탐하게 되고, 삼별초와 여몽 연합군의 싸움을 몸소 체험하게 되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 평화에 대한 바람을 느껴가는 과정들을 역동적으로 펼쳐 보였다. 당시 시대 상황을 눈에 보이듯 선명하게 그려낸 점, 전쟁을 보고 겪었던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 점이 돋보인다.
부록 ‘동화로 역사 읽기’에 ‘삼별초 항쟁’을 다룬 글과 사진, 지도를 실었다. ‘푸른숲 역사 동화’ 셋째 권이다.

세 아이에게 맞닥친 세 얼굴의 전쟁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각기 다른 입장의 세 주인공을 내세워 아이들 스스로 여러 관점에서 삼별초 항쟁을 살필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몽골군에 아버지를 잃은 송진이, 삼별초 장군 배중손의 딸 선유, 몽골군 사령관인 삼촌을 따라 고려 원정에 나선 테무게. 세 아이는 입장 차이만큼이나 삼별초 항쟁을 보는 시각도 다르다.
송진이는 삼별초가 전쟁을 일으킨 탓에 아버지가 죽게 된 것 같아 원망만 가득하다. 선유는 삼별초의 항쟁이 진정 백성을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여긴다. 테무게는 몽골에 항복했으면 다 살 수 있을 텐데 감히 몽골군에 맞선 삼별초가 바보 같기만 하다.
이처럼 작가는, 아이들로 하여금 전쟁의 여러 얼굴을 마주하게 한다. 삼별초 항쟁처럼 많은 이들의 평화를 위해 싸웠던 의로운 전쟁도 있다는 것을. 몽골 인들처럼 전쟁이 살아가는 한 방식일 수도 있다는 것을. 흔히 전쟁 이야기에서 보이는 뚜렷한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전쟁의 복잡다단한 면을 살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감수자의 말처럼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만약 내가 선유라면?’ ‘만약 내가 송진이라면?’ ‘만약 내가 테무게라면?’ 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본다면”삼별초 항쟁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평화를 꿈꾸는 마음들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면!

삼별초 항쟁은 완벽한 패배로 끝났다. 삼별초 군대는 전멸하다시피 했고, 몽골군은 이후 백여 년 동안 고려를 지배하며 백성들의 등골을 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삼별초가 항쟁을 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세금 폭탄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배곯을 일도 없는 ‘활기차고 풍성한’새 고려를 맛본 백성들은 삼별초의 항쟁을 지지하고 응원했다. 비록 이 단꿈은 얼마 못 가고 말았지만, 백성들은 깨달았을 것이다. 평화는 꿈꾸는 자의 것이라는 사실을, 또한 그 꿈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것이라는 사실을.
결국, 이 책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꾸어 보자고 권한다. 작가는 “욕심쟁이와 보통 사람들의 밀고 당기기는 과거 역사와 다르지 않게, 지금도,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쉬이 내일을 낙관하지는 않지만, 선유의 입을 빌려 “평화로운 세상을 기다리자고, 다른 사람을 위해 싸워도 된다고, 그러다 보면 좋은 세상이 올 거라고”넌지시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
지금도 우리는 분쟁과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종교, 영토, 인종 등의 문제로 나라끼리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있고, ‘돈’이라는 권력을 등에 업은 욕심쟁이들은 보통 사람들을 억누르고 짓밟아 싸움의 불씨를 지핀다. 『첩자가 된 아이』가 이런 크고 작은 분쟁과 전쟁들을 보는 눈을 깨울 수 있기를, 다함께 잘사는 평화의 길을 꿈꿀 수 있게 하기를 바란다.

원수의 첩자가 되라니!

해남에 사는 평범한 소년, 송진이는“전쟁도, 흉년도, 귀족도, 천민도 없는 새 세상”을 기도하기 위해 멀리 화순 운주사에 불상을 만들러 가는 아버지를 따라 길을 나선다. 그런데 그 길에서 진도에 진을 친 삼별초를 치러 내려오던 여몽 연합군에게 아버지를 잃고 만다. 슬퍼할 새도 없이 여몽 연합군에 끌려가 첩자가 될 것을 강요받는 송진이. 그곳에서 몽골군 사령관의 조카인 한 아이를 만나 친구가 된다. 송진이는 이 기회를 노려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송진이가 입술에 침을 발랐다. 기회가 이토록 빨리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순순히 첩자를 하겠다고 했다. 홍다구를 볼 때마다 힘없이 쓰러지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버지를 생각하자 송진이의 온몸에 분노가 솟아올랐다. 계획대로 홍다구를 죽이자! 죽이고 도망치면 되는 거다.”66쪽

진도에 새로운 고려가 있었다!

복수는커녕 정체가 탄로나 목숨이 위험해진 송진이는 테무게의 도움으로 겨우 살 기회를 얻는다. 테무게는 진도로 가서 삼별초를 염탐하는 데 성공하라고, 그리고 함께 몽골로 가서 세계를 누비는 장수가 되자고, 송진이를 설득한다. 어머니까지 볼모로 잡힌 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던 송진이는 결국 첩자 노릇을 하기로 결정한다.
밤새 바다를 헤엄쳐 다다른 진도에서 송진이는 삼별초의 새 고려를 만난다. 이전까지만 해도 전쟁을 몰고 온 삼별초를 원망했지만, 자신 같은 보통 사람들이 억눌림 없이 평화롭게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정체도 모른 채 따듯하고 상냥하게 자신을 대하는 선유를 만나면서 생각이 조금씩 달라진다. 송진이는 이제 첩자 신세가 되어 버린 자신의 처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송진이는 참말을 할 수가 없었다. 몽골 군대의 기세가 대단하다는 말, 곧 전쟁이 시작된다는 말, 진도를 지키기 힘들 거라는 말은 사실이라 해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선유를 무엇으로 위로할지 송진이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 120쪽

전쟁을 막을 수만 있다면!

여몽 연합군과의 약속대로 다시 해남으로 돌아온 송진이는 어떻게든 전쟁만큼은 막고 싶은 마음에 거짓 정보를 흘린다. 그런데 송진이 말고 또 다른 첩자들도 심어놓은 탓에 거짓 정보라는 사실이 바로 들통 나고, 송진이는 옥에 갇힌다. 테무게는 이번에도 송진이를 변호하며 또 한 번의 기회를 마련한다. 그런데 이번에 떨어진 명령은 좀 다르다. 고려 왕족 출신의 몽골군이자, 삼별초 왕인 승화후 온의 조카였던 희와 옹이 삼별초 왕에게 평화의 편지를 보낼 것을 요구한 것이다.
송진이는 다시 진도로 가서 몰래 황궁에 잠입하는 데 성공해 황제의 발밑에 편지가 든 청자를 떨어뜨린다. 아무도 모르게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바람과는 달리, 송진이는 삼별초 장군에게 발각돼 정체를 들키고 만다.

“첩자를 당장 감옥에 처넣겠습니다. 죽음으로 배신의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합니다.”
황제는 아무 말이 없었다. 송진이는 눈앞이 캄캄했다. 결국 전쟁이 일어나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 전쟁보다는 당장 눈앞에 닥친 죽음에 왈칵 겁이 났다. 137쪽

진짜로, 우리가 말했던 평화 세상이 찾아올까?

결국, 전쟁이 터졌고 진도는 여몽 연합군에 함락되고 만다. 삼별초의 황제는 죽임을 당했고, 선유의 아버지 배중손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소식도 알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모조리 포로로 몽골군에 끌려 몽골까지 가게 되었다. 옥에서 벗어난 송진이는 선유를 찾아 며칠 동안 포로 무리를 헤매다가 선유와 극적으로 다시 만난다. 선유를 구해 달라는 송진이의 부탁에 테무게는 포로를 풀어 줄 수는 없다면서, 함께 카라코룸에 가게 된다면 선유를 자신의 노예로 삼아 송진이 곁에 있게 해 주겠다고 약속한다. 송진이는 선유를 지키기 위해 카라코룸 행을 선택하지만 선유는 그럴 필요 없다고, 고려에 남아 어딘가 살아 있을 아버지의 힘이 되어 주라고 부탁하는데…….

“송진아, 내 대신 운주사에 가 줘. 불상을 만들면서 기다려 줘. 우리 아버지를 기다리고, 나를 기다리고, 새 세상을 기다려 줘. 기다리다가 때가 되면 벌떡 일어나도 돼.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싸워도 돼. 그러다 보면 좋은 세상이 오겠지.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겠지. 그런 세상에서 다시 만나.” 183쪽
강화도 소녀 선유
해남 소년 송진
몽골 소년 테무게
다마스쿠스의 단도
카라코룸으로 가는 길
해상 왕국 진도
그들의 꿈
비밀 편지
진도 전쟁
이 세상 끝나기 전에
고려 장수는 고개를 숙일 뿐 입을 열지 못했다. 작년에도 몽골 장수들이 지휘를 했고 고려 장수들은 따랐을 뿐이지만, 그렇다고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흔도가 주위의 장수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믿지 마라. 그래서 너희가 패한 거다. 진도와 삼별초에 대한 정보를 먼저 모아라. 작전은 그다음이다.”
흔도가 말을 달려 자리를 떴다. 몽골 장수들이 그 뒤를 따랐다. 뒤에 남은 고려 장수들의 표정이 어두웠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장수인 김방경의 얼굴이 유독 달아올랐다.
김방경은 얼마 되지 않는 고려군을 모아 이제껏 몽골군과 싸운 고려의 명장이었다. 몇 번이나 죽을 고비에 처했고 그때마다 살아남아 고려군을 이끌었다. 몽골에 항복한 왕의 명령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왔지만 부하들 앞에서 적이었던 몽골 장수에게 모욕을 당하자 김방경은 당장 바닷물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본문 53~54쪽)

어리둥절한 테무게가 말릴 틈도 없이 홍다구가 말을 달렸다. 홍다구 뒤로 기병 삼백이 뒤를 따랐다. 홍다구의 기병들은 불타는 용장성 아래쪽으로 말을 달렸다. 삼백 마리의 말이 내달리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뿌연 먼지가 구름처럼 일어났다.
송진이는 홍다구의 허리를 붙잡았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온힘을 다해 홍다구에게 매달려야 했다. 홍다구의 말이 용장성 아랫마을을 지났다. 마을 전체가 불탔고 아직도 타고 있는 집들이 많았다. 불탄 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숨이 턱 막혔다.
홍다구의 말이 배중손의 집을 지나쳤다. 송진이는 고개를 들었다.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선유와 함께 밥 먹고 이야기 나누었던 그 집이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반쯤 남은 흙벽이 연기 속에 서 있을 뿐이었다.
‘선유는 어떻게 되었을까?’
제발 살아 있기만 바랄 뿐이었다. 바라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송진이가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아도 눈물이 났다.
(본문 157~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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