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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버나 알디마 글, 리오 딜런, 다이앤 딜런 그림,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3년 11월 30일
재미있는 말놀이로 옛이야기를 즐겨요
개띠아줌마 | 독자평점 독자 평점 | 추천(0) | 2004-01-05
그림책을 모으는 재미에 빠지다 보면
같은 작가 특유의 그림 분위기를 찾아 내기도 하는데
함께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안목이 조금씩 생기는 것을 확인하면
그림책 매니아인 엄마로서 흐뭇한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모든 그림책 작가들이 다 자기만의 분위기를 표현해내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한병호 작가를 보면
그림책마다 독특한 그림세계를 펼쳐 보이기에
새 책을 펼 때마다 새로운 기대로 부푼다.

딜런 부부 또한 그림책마다 특별한 분위기를
불어 넣는 마술사임에 틀림 없는 것 같다.

아프리카 옛날 이야기....
옛날 이야기라면 논리는 뒤로 밀리어도
재미가 앞서기에
늘 아이들을 사로 잡는 영역이다.

고구마 한뿌리를 캐어 오는 농부를 바라보고 있는
호기심 어린 모기 두마리가 그려진 속표지서부터
시작된 옛날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재미를 가져다 준다.

모기가 보았다는 자기만큼 큰 고구마 이야기에 아예 귀를 틀어 막아 버리는 이구아나의 몸짓은
뱀의 오해를 사게 되고
뱀때문에 토끼가 놀라 뛰게 되고
토끼때문에 까마귀가 위험을 알리는 신호를 내고
까마귀때문에 원숭이가 나무사이를 뛰어다니다
떨어지는 바람에 올빼미 새끼 한마리가 죽고 만다.

큰 슬픔에 빠진 올빼미 엄마는 해를 깨우는
막중한 임무를 잊고 만다.

이에 대책 회의가 열리고
사자 왕은 사건 발생의 역순위로
원인을 찾아 간다.

그리고 마침내 최초 원인 제공자가 모기에 있었음을 밝혀 내고 올빼미 엄마의 이해를 구하여 다시 낮이 오도록 한다.

말을 배우는 아이들이라면
~때문에, ~ 바람에 라는 말을
확실히 배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반복이 있다.

지금은 다소 덜해졌지만
세살에서 다섯살 시절의 내 아이들은
반복되는 문장을 특히나 좋아해서
줄줄 외우는 식의 읽기에 즐겨 참여했었다.

마치 스텐실 작품들을 대하는 것 처럼
그림 표현이 독특했다.
아름다운 색감도 우리 아이들 정서를
부드럽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고
동물 한 마리 한마리마다 담긴
풍부한 표정과 역동성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이다.

낮이 찾아 오지 않는 장면은
모두 검은 배경으로 처리하여
긴장과 갈등이라는 감정을 고조시켰다.

무엇보다 갈등이 해결되고서도
풀리지 않은 <모기가 귓가에서 앵앵거리는 이유>는
마지막까지 호기심의 끈을 놓지 못하도록 한다.

그리고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마지막 장면을 만끽하며 책장을 덮는다.

책을 읽고 아이들과 스텐실 놀이를 해보았다.
윤서가 동물 그림을 그리고
내가 칼로 파내어 주고
두 아이들 모두 솜뭉치를 만들어
물감을 묻혀 톡톡톡 두드리는 재미에 빠져든다.
그리고 원판을 걷어내었을 때 나타나는 장면에
감탄에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스텐실로 만들었던 동물들을 오려내어
뒷면에 자석을 붙여서 냉장고에서 놀게 했다.
왜 낮이 되지 않았을까?
-엄마 부엉이가 해를 깨우지 않아서
엄마 부엉이는 왜 해를 깨우지 않았을까?
-아기 부엉이가 죽었기 때문에

인과 관계도 배우고 책의 내용도 한꺼번에
정리해 볼 수 있는 즐거운 놀이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