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통권 제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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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원칙과 명분, 그리고 이기심

해마다 맞는 계절이고, 봄이고, 신학기인데 그저 내 마음과 내 조건에 맞춰 상대와 사물, 세상을 받아들입니다. 어떤 때는 새롭고 신나던 일들이, 또 어떤 때는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우리는 자주 원칙이냐 타협이냐, 명분이냐 현실 이익이냐,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 듯한 상황에 처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곰곰 생각해 보면 이들이 그다지 대치되는 개념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옳은 원칙을 선택하되 그에 따라 내가 다할 책임을 생각하고, 명분을 지지하되 내가 행할 의무를 잊지 않으면 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당연히 옳은 판단에 따라오게 되는 것이 실리 아닐까요. 그런 것이 세상 이치 아닐까요. 그게 정의 니까요. 그런데 내 책임과 의무를 생각하는 순간 염려를 품게 되는 것, 그 마음이 이기심인가 합니다.

모든 학교들에서 학부모 총회가 열리고, 학교운영위원회도 새로 구성되는 달이었습니다. 몇 해 전만 해도 내 아이에게 좋은 것보다는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당장 눈앞에 닥친 일보다는 우리들 학교와 제도 교육이 길게 발전해 가는 데 필요한 것을 먼저 생각한다는 자신감을 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점점 더 무섭고 이상해지는 우리 교육 현실과 날이 갈수록 바빠지는 우리 집 아이를 보며, 이젠 그 자긍심 속 한 부분을 포기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활발한 참여가 필요하다는 권유들에 머리 조아리며 제 부족함을 자인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제도 교육을 생각하며 원칙과 대의명분에 맞춰 많은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시간과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는 모습이 학교 안팎에서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되리라 기대하면서 옆자리에서 응원하고 지원하리라, 그저 마음먹습니다.

많은 작가와 출판사들은 선한 의지를 갖고 어린이 책들을 지어 펴냅니다. 이 책들을 접하는 이들은 어찌하면 어린이들이 이 좋은 책들을 더 많이 읽을 수 있게 할까 소망하며 욕심을 내지요. 그 선한 의지와 소망이 반가이 만나는 장이 어린이 책 잡지인가 싶습니다. 이 봄에 『어린이 책이야기』라는 새로운 계간 잡지가 우리에게 첫 선을 보였습니다. 어린이 문학과 어린이 책 동네를 두루 살펴보려는 뜻으로 창간된 잡지인 듯합니다. 축하하는 마음으로, 우리 어린이 책 동네가 조금씩 더 튼실해져 가는 모습을 그려 봅니다.

글쓴이 편집인 조원경 | 2008년 0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