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3월 통권 제100호
속 깊은 책 이야기
녹색손 자연 편지
책 너머 세상 읽기
더불어 책 읽기
열린어린이 서평
주목 받는 새 책
열린어린이가 권하는
이 달의 책

편집인의 글

그리움, 일백 번

월간 『열린어린이』가 지나온 십 년을 스리슬쩍 더듬어 봅니다. 책 동네였고, 어린이가 있었고, 필자 선생님들과 여러 출판사들이 도와 주셨고, 우리 책을 만들어 주는 제작처도 여럿 있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중요하게는, 『열린어린이』를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이 계셨습니다.

사실은 아주 자세히, 확대경을 갖고 들여다보듯이 한 순간 한 순간을 집요하게 뜯어보고 싶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누가 잘하고 잘못하는 걸까, 우리가 맺는 관계가 건강한지 아닌지,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옳은가 아닌가. 하지만 모든 사람 관계가,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한 조직이 유지되며 감당해 내야 하는 바들이, 그렇게 잘잘못으로 다 가늠될 수는 없는 게다 싶어져 또 뒤로 한 발짝 물러나곤 합니다. 그 시간들 속에 얽힌 채 들어 있는 마음, 관계, 소망, 그런 것들은 그 안에 그대로, 살아 있게 두는 것이 마땅하겠네요.

거의 한 해 한 번 정도씩, 감격스러운 듯 글을 써야 할 때면,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감흥을 묻고는 함께 모아 정리하곤 했습니다. 그러면 또 누군가는 그런다지요. 아니, 자기가 써내야 할 지면 중 삼분지 일이나 다른 사람 이야기로 채우다니, 이거 반칙 아니요, 하고. 하지만 대체로는 정칙하려 애쓰면서, 그러구러 십 년을 살아왔네요.

『열린어린이』 웹진 페이지에 가 보면, 지난 호들 표지 백 종을 모두 한꺼번에 볼 수 있습니다. 가만히 눈길을 주다 보면, 그 한 호 한 호 만들 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저 표지들을 하나씩 정할 때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는지, 떠오르기도 합니다. 저 책들을 함께 만들었으나 지금은 같이 있지 않은 이들이 생각 나 그리움이 넘실거리기도 합니다.

그냥 그리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자 백 권이 그립고, 글을 쓰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책을 엮는 것도,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것도, 모두 그리워서인가 합니다. 이제 『열린어린이』는 그리움을 일백 번 쌓은 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표지에 박아 넣는 숫자 100이 뿌듯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새 봄날들 맞으세요.

글쓴이 편집인 조원경 | 2011년 0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