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8월 통권 제1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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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문학으로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저는 상처를 끌어안고 끙끙거리고 있습니다. 2012년 『열린어린이』를 준비하면서 정해놓은 7월 주제가 상처였지요. 그런데 이 주제 글을 맡으신 필자께서 어린이 책으로 상처 살피고 보듬는 일을 한 달 만에 끝내지 못해 이 달까지……. 그 덕에 저까지 상처 입게 된 것 같습니다. 지난달엔 이 상처를 어루만지다 그 자리서 피어나는 행복감에 마음이 가 닿았지요. 그래서 다행이었습니다만, 이 달엔 그 행복을 거쳐 문학입니다. 문학이 상처로부터 곰삭아 피어나는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정녕 그 상처를 치유까지 해 주는가 생각하다 보니, 다시 어려워지네요.

하여 문학이란 무엇인가, 벗들에게 물었습니다. 여러 멋진 답들이 선물처럼 다가오네요. 우선은 명상, 수행 등 개인 내면과 관계된 답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문학은 어지러운 마음의 안식처이다, 매일 먹어야 하는 밥이다, 마음을 보듬어 세우고 살려내는 영혼의 음식이다, 구도자의 길이다! 그 다음으로는 문학을 문화 예술 차원으로 이해하면서 사회화시키는 듯한 해석들이 다가옵니다. 문학이란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일어난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 전하는 것이고, 활자를 통해 인간의 고귀한 감성과 사상과 세계관을 표현하는 예술이며, 세상을 보게 하는 또 한 가지 창문이자, 온 세상을 간접으로 경험시켜 주는 매개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사회로 연결된 문학은 더 나아가 너와 나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문학은 겨울날 항상 들르던 동아리방의 난로 그리고 동기들 같기도 하다네요. 미처 알지 못했던 세계를 탐험시켜 주고, 살아봐야 아는 인생을 압축해서 전달해 주어 선험적으로 알게도 해 줍니다. 이렇게 해서 문학은 쓰는 이와 읽는 이가 유대감을 갖고 관계망 속에 있도록 이어주는 끄나풀이 되는 것인가 봅니다. 글 쓰는 이 본인의 상처를 말하는 데서 문학이 시작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읽는 이, 듣는 이의 곡절한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푸념이나 푸닥거리를 넘어서는 문학이 되는 건가 싶습니다.

책을 읽고 내려놓는 순간 곧바로, 방금 내가 읽은 내용이, 주제가, 주장하는 바가 무엇이었더라, 까마득 멀게만 느껴져 아연할 때가 있습니다. 반면, 책을 내리기 전에 읽은 내용을 옮겨 적으려고 공책을 찾게 되는 때도 많습니다. 이런 때가 곧 문학이 있어, 문학으로 행복한 순간들이겠지요.

글쓴이 편집인 조원경 | 2012년 0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