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08월 통권 제1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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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이름 하여 염천, 따끈하거나 혹은 축축했을 어느 날 밤 11시, 한 후배가 한강을 시원하게 달리고 난 후의 표정이라며, 마치 수영장에서 나온 듯 푹 젖은 사진을 SNS에 올렸더군요. 정말 시원했다고 덧붙이면서요. 이걸 보니 전에 제주도 한라수목원에서 30도가 넘는 기온에 나무 사이를 뛰던 이들이 생각났습니다. 많은 이들이 바다나 산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을 한낮에 저렇게 땀으로 목욕하며 뛰려는 의지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몸은 더워도 마음은 시원할 수 있는 걸까요.더운 날 제주 교래자연휴양림에 간 적이 있습니다. 가벼이 산책할 맘으로 들어간 그곳은 ‘곶자왈’ 보물창고였습니다. 제주 고유 곶자왈에 관한 궁금증이 그곳 여러 시설들을 통해 해소되었습니다. 제주의 자연 생태적 특징을 연구 보존하기 위한 활동들, 교육하며 공유하기 위한 사업들이 꽤 쌓여 여러 곳으로 전파되고 있는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이 휴양림 한복판에는 ‘큰지그리오름’이 있다고 해 곶자왈들을 지나 4킬로미터를 갔는데, 정작 오름 분화구는 없고 팻말만 있더군요. 씁쓸한 마음으로 터덜터덜 내려오는데 아, 망치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장맛비에 쓸려간 계단 보수 공수를 하느라 아저씨들이 땀 흘리며 돌과 흙을 고르고 계셨습니다. 얼마나 죄송하던지요.

여름과 땀을 이어서 생각하다 보니, 예전에 다니던 농촌활동도 떠오릅니다. 방학만 되면 농활이란 명목으로 여러 날 시골살이를 했더랬지요. 낮에는 고추나 담뱃잎 밭 등에서 밭일을 하고 저녁엔 아이들과 함께하는 놀이방을 열었습니다. 그때 많이 불렀던 노래가 ‘소금땀 흘리 흘리~’였지 싶습니다. 땀 흘리고 노동하는 덕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묻고 답하며,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친구가 노인요양시설을 정성껏 준비해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몇 달 묵히다가 불쑥 가 보게 되었습니다. 아기자기한 꽃밭과 채소밭, 닭장과 개집, 자그마한 소나무 숲, 활짝 열린 현관문에 밝고 청결한 분위기, 주변에 있던 벼가 커 올라오는 논과 학교까지, 기대 이상이더군요. 어르신들께 점심 식판을 전하느라 바쁜 중에도 방문객을 향해 연신 벙글벙글 웃으며 환대하는 요양보호사님도 인상적이었고요. 이곳에서는 보호사님들이 어르신들을 씻기고 운동시키느라 땀 흘리는 모습을 흔히 봅니다. 채소밭에 물을 대놓고 닭 모이와 개밥을 주는 친구와 부엌 뒤편에서 여러 허드렛일을 도맡아 행하는 친구 아내가 땀 흘리는 모습도 자주 봅니다. 이때마다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글쓴이 편집인 조원경 | 2013년 0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