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1월 통권 제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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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고마운 시간

멋지게 새해 새날들 열고 계신지요? 지난 한 해가 또 너무 빠르다고 느끼셨나요? 매번 새해를 맞을 때면 묵은 달력과 수첩 들을 정리하고 새로 마련하면서 빠른 세월을 실감합니다. 한 해 동안 챙겨야 할 기념일들을 새로 표시하면서, 이제 다시 만나고 견딜 그 날들의 의미도 떠올려 봅니다. 멋진 새해 달력들 마련하셨겠지요. 이 달엔 주제 글 꼭지를 받아 읽으면서 특히 뭉클했습니다. ‘우리에게 시간은 곧 생명디다’는 내용이었지요. 우리가 벌써 생명을, 목숨을 이야기해도 되는 걸까 싶은 생각도 들고, 또 다르게는 그러게, 나는 하루치의 목숨들을 얼마나 즐겁고 맛있게 잘 살고 있는가 매일매일, 이렇게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제가 좋아하는 한 대중음악가를 아주 멋지게 소개하는 글귀를 접하며 반가웠습니다. ‘시간을 견디는 음악, 세월을 견디는 창작자의 20년.’ 음악, 예술, 문학을 하면서 시간을 견딘다는 말은…그 예술 행위 안에서 시간을 산다, 잘 산다, 오래 견딘다, 이런 뜻이겠지요. 우리가 좋아하는 문학과 예술이 오랜 세월 살아 유지되면 반갑듯이 우리가 행하는 글 쓰기나 책 만들기,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 사람 만나기, 이런 일들의 생명력도 감사한 시간을 잘 견디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오래 전에 선물 받았던 손뜨개 털모자를 이번 겨울에 꺼내 쓰면서, 모든 일엔 적당한 때가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이 모자를 선물 받던 당시는 칙칙한 벙거지 같기만 해 손과 마음이 안 갔었는데, 오랜만에 찾아 써보니 얼마나 따뜻하고 멋진지요. 게다가 후배가 손으로 직접 뜨개질해 만들어 준 것이고요. 여러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면서도 감사하기보다는 뭔가 늘 불만인 듯 서걱대며 서성이는 바보스러움은 언제쯤이면 극복될까요. 우리는 늘 쓸쓸한 듯 외로운 듯 방황하면서도 사실은 그 어딘가 무언가에 뿌리 내리고 있는 중인지도 몰라요.

월간 『열린어린이』의 새해가 어떨지 걱정했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힘들고 안녕치 못한 시간들이지만 지난 13년을 함께해주신 손길들과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새 날들도 기쁘게 살아낼 수 있을 듯해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곧 우리 생명이듯이, 드러나는 우리 모습들이 결국은 솔직한 우리 자신이겠지요. 나는 5년 후, 10년 후에 어디선가 몸으로 다른 이를 도우며 살 수 있을까, 자문하면서 새해를 맞습니다. 『열린어린이』를 좋아해주시는 여러 선생님들, 지나보낸 시간들보다 좀 더 밝고 즐거운 새해 맞으시길 기원 드려요.

2014년 1월 1일
편집인 조 원 경

글쓴이 편집인 조원경 | 2014년 0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