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통권 제1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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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준비되셨나요?
집 앞 논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밤나무엔 알알이 밤이 열리고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한 해 동안 일구고 가꾼 노력의 결과가 차근차근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곧 그 결실들을 거두어들이며 뿌듯한 기쁨 누릴 분들에게 먼저 축하와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며칠 전 친한 대학 동창들이 모처럼 모였습니다. 서울 근교에 좋은 집을 지어 사는 친구네에서 만났습니다. 산이 보이고 호수도 보이는 집에서 맛있는 밥 먹고 커피 마시며 호사를 누렸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정성껏 가꾼 정원 테이블에 앉아서도 아픈 부모님, 자기 길을 찾는 자식들에 대한 아쉬움과 걱정으로 우리의 시간을 채웠지만 그 이야기들도 그동안 걸어왔던 힘든 시간들의 작은 보상이라고 여기며 편안했습니다. 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사람들은 다 어렵고 아프고 숨 가쁜 세상을 사는 건가 봅니다.

어렸을 때는 어른들이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하며 안무도 없는 춤추고 노래 부르실 때면 왜 저러시나 싶어 그 모습 보기를 꺼렸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춤과 노래 뒤에 숨은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힘든 일들을 이겨낸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하고 또 더 늦기 전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삶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수다 떨던 우리들 마음이 그러했고, 지금도 크고 작은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도 얼른 일어나 즐겨 놀 시간을 고대하고 있을겁니다.

올해는 시월 중순 즈음 단풍이 절정일 거라 합니다. 큰마음먹고 설악산 내장산을 찾아 고된 삶을 달래도 좋고, 둘레의 단풍나무 은행나무 보며 붉고 노란 가을 풍경을 소박하게 즐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노력한 모든 이에게 주는 가을 선물을 기꺼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전시회 준비로 바쁜 중에도 원고 주신 고릴라 아저씨, 제멋대로 단풍 놀이 꼭 가셔요. 감기 걸려서 골골 앓으면서도 원고 주신 임종길 선생님, 얼른 감기 떨구고 단풍 놀이 채비하세요. 원고 쓰느라 고생 많으신 여러 선생님과 열린어린이를 아껴 주시는 독자님,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의 눈마다 제일 이쁜 단풍이 보이기를 빌겠습니다. 시월 지나면 성큼 겨울이 오겠지요. 고운 단풍 멋진 가을 풍경 많이 보는 것도 맞춤한 월동 준비 아닐지요. 열심히 사는 모두들, 가을을 즐길 준비, 되셨나요?

글쓴이 편집인 김원숙 | 2015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