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9월 통권 제1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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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가을로 가는 길목
매섭다 못해 무서웠던 더위였습니다. 아침 출근길에도 햇살이 따가워 손차양을 하거나 모자를 써야 했습니다. 싫어하는 냉방기 바람과도 애써 친하게 지내야 했지요. 가을이 어서 오기를 이처럼 간절히 바란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그 맹렬했던 더위를 견뎌 낸 일이 대단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날이 그렇게 더웠는데도 들판에는 올벼가 익어 가고 있습니다. 벼는 벼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였나 봅니다. 뜨거운 태양 빛을 받으며 초록색과 누런색 사이 여무는 벼 이삭의 빛깔이 마음 들뜨게도 하고 숙연하게도 만듭니다. 무엇으로 가는 길목은 다 깊고 오묘한 걸까요. 되고 싶은 열망과, 되어야만 하는 절박함과, 잘 되고 있는지 모를 막막함이 뒤섞여 오히려 아름다운 빛깔을 내는 것이 아닐까요.

가을로 가는 길목입니다. 열매는 나날이 단맛을 더하는 중입니다. 고요에 눌려 있던 교실에서 아이들은 조잘대며 커가고요. 한가위 달은 서서히 차올라 사람들의 바람을 들을 준비를 할 겁니다. 열린어린이도 새롭게 독자 여러분을 만나고 좀 더 깊어질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합니다. 계절과 열매와 아이들, 자박자박 제 빛깔을 찾아가는 세상 모든 것들의 힘을 북돋워 주면 좋겠습니다.

더위를 참고 앉아 글을 쓰는 일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도 마감을 지켜 원고 보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 뒤척이고 아파하며 성장하는 어린이들을 담은 그림책과 동화 들, 부단히 자신을 갈고 닦으며 사는 사람들의 고귀함을 비추는 이야기들,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책 이야기를 나누는 9월입니다. 모두 풍성한 가을, 넉넉하고 따스한 한가위 보내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편집인 김원숙 | 2016년 0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