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08월 웹진 제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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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놀이를]
『엉뚱한 그림책』과 『무지개 물고기』

이선주 | 2002년 08월

맛있는 그림책, 엉뚱한 그림책, 재미난 그림책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사물이나 과일, 채소 등을 가지고 동물이나 곤충을 만들어 낸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표지만 보고도 독특한 구성에 함빡 웃음이 나게 되죠. 내용도 재미있습니다. 아이가 질문을 하면 변신한 동물이나 곤충들이 대답하는 형식이랍니다.

너희는 누구니?
안녕? 우리는 몽당잠자리야.
우리랑 같이 놀자

『맛있는 그림책』 『엉뚱한 그림책』 『재미난 그림책』 표지

겨레는 이 책의 내용을 읽어 보는 것도 좋아하구요(겨레가 묻고 엄마가 답하는 형식으로든지 아님 거꾸로 읽는 것), 생각날 때마다 여기 나온 것들을 하나씩 만들어 보는 것도 아주 좋아합니다. 이 책들의 첫 장에는 책에 나온 것들을 만든 방법도 적혀 있는데 겨레가 가끔 그걸 아주 심각하게 들여다본답니다.

『맛있는 그림책』 『엉뚱한 그림책』에 나온 재료 설명


세 권의 그림책에서 골고루 선택해서 겨레와 만들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는 만드는 방법들이 간단해서 재료만 같이 준비하고 만들기는 겨레가 능숙하게 해냈답니다.


▶몽당 잠자리 만들기

『엉뚱한 그림책』 본문, 몽당 잠자리

준비물 : 몽당연필, 색종이, 테잎, 눈알

겨레가 아주 재밌어 하고 가장 좋아했던 게 잠자리 만들기였습니다.
색종이를 잘라서 집에 있던 작은 색연필에 날개를 만들어 붙였구요.
눈알도 붙였죠.
금새 이쁜 잠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몽당 잠자리를 만드는 겨레

겨레가 아주 좋아해서 잠자리가 쉴 꽃밭을 그리고 무지개도 그려서 냉장고 문에 붙여 주었습니다. 문에 붙이자마자 겨레는 아빠가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고 하네요.(아빠에게 자랑하려는 듯…….^^)

꽃밭과 몽당 잠자리를 냉장고에 붙이고 좋아하는 겨레



▶ 머릿솔 고슴도치 만들기

『엉뚱한 그림책』 본문, 머릿솔 고슴도치

준비물 : 머릿솔, 눈알

재료가 아주 간단하죠?
이 그림책을 넘기면서 겨레와 만들 거리를 찾는데 겨레가 이건 아주 쉽다면서 제가 먼저 작은 브러쉬 하나를 찾아와서 쉽게 만들었습니다.

만든 후에 “아야, 고슴도치야……. 너무 따가워.”하면서 장난도 치더군요.
머릿솔 고슴도치를 만드는 겨레, 책 위에 앉은 머릿솔 고슴도치

머릿솔 고슴도치, 이름이 아주 예쁘죠?



▶ 사자 만들기

『재미난 그림책』 본문, 필통 사자

준비물 : 필통, 곱창 머리끈, 색종이, 눈알

그 중 겨레가 만들기에 좀 복잡했던 사자랍니다.
먼저 긴 헝겊 필통을 구했어요.
저희에게 마침 머리카락처럼 생긴 술이 달린 곱창 머리끈이 있어서 씌웠어요.
장난감 눈알을 붙이고, 코와 입은 색종이로 만들어 붙였어요.

필통 사자를 만드는 겨레

수염 그리는 것을 깜빡 잊었는데, 잠자리에 들다 말고 겨레가 일어나서 수염을 빼먹었다며 열심히 그리더군요. 어딘가 빼먹은 구석이 있어 보였는데, 그게 바로 사자 수염이었구나 하면서 웃었습니다. 겨레가 만든 동물들이 하나둘씩 완성이 되어 가네요.
사자 수염을 그리는 겨레



▶ 돼지와 하마 만들기

『맛있는 그림책』 본문, 돼지와 하마

준비물 : 참외, 콩, 이쑤시개, 감자
돼지는 노란 참외를 이용해서 만들었습니다. 감자를 썰어서 돼지의 둥근 코를 만들어 주었더니 겨레가 송곳으로 조심스럽게 콧구멍 두 개를 뚫었구요. 완두콩과 밤콩 등으로 귀와 눈을 만들었어요.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각각의 코와 귀 등을 연결했구요.

돼지를 만드는 겨레

하마도 마찬가지로 감자 두 개를 이쑤시개로 연결하고 귀는 콩으로 만들어서 붙였습니다.

하마를 만드는 겨레

겨레가 만든 돼지와 하마가 펼친 책 위에 앉아 있다

겨레가 만든 것들을 모두 모아 동물 농장 놀이를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자기 전에 겨레가 잊지 않고 당부하네요.
“엄마, 내 동물들 잡아먹으면 안 돼…….”

요술이라도 부릴 수 있다면 겨레가 만든 이 소중한 보물들이 영원히 겨레 곁에서 살아있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물 가족과 노는 겨레




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표지
모두가 부러워하는 아름다운 반짝이 비늘을 가진 무지개 물고기는 바닷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고기이지만, 반짝이 비늘을 가지고 있다며 지나치게 뽐내었기 때문에 아무도 친구가 되어 주지 않습니다.

그러다 문어 할머니의 도움으로 자신이 가진 가장 아끼는 반짝이 비늘을 친구들과 나눠 갖고 모두와 친구가 된다는 내용의 그림책입니다.

감탄할 만한 반짝이 비늘을 지닌 무지개 물고기가 시선을 압도하는 그림책이에요. 이 그림책을 읽고 나면 꼭 겨레와 함께 첫 장과 마지막 장을 번갈아가며 몇 번씩 무지개 물고기의 변한 모습을 비교해 보곤 합니다.

앞표지 면지의 무지개 물고기와 뒷표지 면지의 무지개 물고기


▶ 무지개 물고기와 바닷속 풍경 만들기
겨레와 문구점에서 대형 전지를 한 장 사왔습니다. 겨레는 미술용품 사러, 각종 재료를 사러 문방구에 가는 걸 상당히 좋아하는데, 오늘도 자신의 키보다 더 큰 긴 전지 한 장을 둘둘 말아 어깨에 메고는 아주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엄마, 이걸로 미술 놀이 할 꺼야?” 흠, 시키지도 않은 콧소리까지 내면서 말이죠.

『무지개 물고기』 본문

▶ 준비물: 전지, 크레파스, 물감, 가위, 풀, 색종이, 반짝이 색종이

먼저 겨레와 함께 오늘 활용할 무지개 물고기를 읽어 본 후, 엄마랑 어떤 미술 놀이를 할 것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큰 전지를 바닥에 펴서 사방 네 곳에 테이프를 붙여 고정시킨 후 겨레와 크레파스로 여러 가지 바닷속 풍경을 그렸습니다. 넘실대는 파도도 그려 보고, 돌멩이도 그리고, 물풀도 그리고……. 크레파스 그림이 완성되자, 파란 물감을 풀어 전지를 채웠습니다. 전지 크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겨레가 열심히 바탕까지 칠해서 멋진 바닷속을 완성했답니다.

전지에 바닷속 풍경을 그리는 겨레, 완성된 바닷속 풍경

우리가 완성한 바닷속 풍경을 한쪽 벽에 걸고…….

드디어 무지개 물고기 만들기 놀이를 했어요.

제가 그려 준 무지개 물고기를 겨레가 자르고 비늘을 풀로 붙였습니다. 하나하나 정성껏 붙이고 중간중간 반짝이 색종이로 만든 반짝이 비늘도 붙였죠. 비늘을 하나씩 모두 붙여야 하는 놀이였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리네요. 바다에 사는 다른 친구 물고기, 조개, 문어 할머니도 모두 만들었답니다.

물고기 모양 종이에 비늘을 붙이는 겨레, 물고기의 지느러미와 꼬리를 그리는 겨레,
만든 물고기를 들고 환히 웃는 겨레

조개를 오리는 겨레, 겨레가 만든 무지개 물고기의 친구들

겨레가 친구들한테도 반짝이 비늘을 하나씩만 붙여 주자고 해서, 한 개씩 붙여 주었구요. 이렇게 해서 겨레와 생각나는 바닷속 생물들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공들여 만든 물고기와 조개, 소라, 문어 할머니를 미리 그려둔 바닷속 풍경에 붙였습니다.

“너희들, 모두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
겨레가 물고기들에게 당부를 하네요.

조개, 소라, 문어 할머니를 바닷속 풍경에 붙이는 겨레
물고기 친구들을 보면서 사이좋게 지내라고 당부하는 겨레

밤에 자기 전에 누워서 우리가 만들어 붙인 벽을 바라보니…….
반짝이는 비늘을 가진 물고기들도 이뻤지만 무엇보다 푸른 색 때문에 참 시원해 보이더군요.
겨레 아빠와 저는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겨레 덕에 집에서도 바다에 온 것처럼 아주 시원한 여름을 나게 될 것 같다구요.

완성된 바닷속 풍경과 물고기들


▶ 패트 병 무지개 물고기 만들기

겨레가 무지개 물고기를 벽그림으로 붙이고 너무 아쉬워 해서 하나 더 만들어 보았습니다.
작은 패트 병에 자른 비늘을 붙여서 만들었는데요.
미리 병 둘레에 양면 테이프를 붙이면 비늘을 쉽게 붙일 수 있답니다.
다 만든 뒤 눈을 붙이고, 꼬리와 등지느러미를 붙여서 겨레가 가지고 놀게 해 주었습니다.

패트 병 무지개 물고기를 만드는 겨레

아직 어려서 그런지 만들고 나서도 들고 놀게 하면 더욱 좋아하는 겨레…….

지금 여기가 바닷가가 아니고 어딜까 하는 생각이 들 만치 좋아합니다.

패트 병 무지개 물고기

이선주 / 1970년에 세상과 만났답니다. 육아와 교육, 그림책 이야기를 담은 개인 홈페이지 ‘겨레한가온빛’(http://goodmom.pe.kr)을 운영하고 있는 세 돌배기 딸 ‘겨레한가온빛’의 엄마입니다. 겨레 두 돌 때까지 4년 가량 초중등부 학원을 운영했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겨레한가온빛’ 홈페이지를 꾸려 가고 있습니다. 웹 서핑은 겨레가 깨어나기 전에 즐겨하는 취미의 하나이고, 하루 가운데 대부분의 시간을 겨레와 그림책 읽기와 활용하기로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를 가슴에 안고 함께 그림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지극히 평범한 엄마랍니다.

이 글에 나온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