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01월 통권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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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과학책 들여다보기]
재치 발랄 중력 배우기

이정은 | 2003년 01월

그렇게 바라던 눈은 안 오고 비만 주룩주룩 내립니다. 우산에 묻은 빗물을 툭툭 털고, 현관에 들어서면서 가방을 털썩 내려놓습니다. 웃옷을 벗어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소파에 눕습니다. 만약 이 순간에 나를 유심히 바라보던 호기심 많은 아이가 “왜 모든 건 땅으로 떨어져?” 하고 묻는다면? 별걸 다 묻는다며 귀찮아하던 평소와는 달리 오늘만은 만면에 미소를 띠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바로 이 책 『왜 땅으로 떨어질까?』를 아이에게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일상적인 현상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쉽게 설명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만화나 동화, 또는 직접 실험하고 설명하는 형식을 통해서 과학 상식에 접근합니다. 만화나 동화의 경우 대개 아이들의 의구심을 충분히 해소시키기보다는 과학 현상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직접 설명하고 실험하는 책들은 과학 상식을 깊이 있게 다룰 수는 있겠지만, 저학년 아동이나 5∼6세 아동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흥미를 갖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과학에 아주 관심이 많은 친구들은 예외겠지만 말입니다.

『왜 땅으로 떨어질까?』는 과학 현상을 다루고 있는 여러 유형의 책들이 갖고 있는 뭔가 아쉬운 듯한 부분을 감칠맛 나게 채워 주는 과학 그림책입니다. 우선 이 책은 만화보다 더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그림들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오로지 ‘중력’입니다. 글과 그림이 한 가지 주제인 ‘중력’에 집중하고 있지만 조금도 지루함이 없이 재미납니다. 글은 재치 있고 그림은 발랄합니다.

나뭇잎이 떨어지고, 공이 아래로 떨어지고, 하얀 눈이 땅으로 떨어지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을 먼저 보여 줍니다. 그런 다음 왜 모든 것이 땅으로 떨어지는지, 이른바 ‘중력’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만약에 중력이 없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 또 지구가 갖고 있는 중력의 특징은 무엇인지 등과 같은 중력에 관한 다양한 지식들을 설명합니다.

이렇듯 중력에 대해 차분하고 과장되지 않은 글과 함께 보여 주는, 상상력이 넘치는 그림도 매우 돋보입니다. 우리 나라 반대편에 거꾸로 그려진 브라질 사람들의 모습, 둥그런 지구의 중심을 향해 떨어지는 사물들, 그리고 중력이 없다면 벌어질 황당한 상황을 그린 그림이 흥미롭습니다.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울려 자연스럽게 중력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갖도록 유도합니다. 그림은 글을 이야기해 주고 글은 그림을 이야기해 주는, 글과 그림의 조화가 뛰어난 그림책입니다.
이정은│오픈키드 도서 컨텐츠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특수 교육을 공부했습니다. 장애아들과 비장애아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는 데 도움이 될 재미있고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