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5월 통권 제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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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속으로 떠난 세계 여행

최선숙 | 2004년 05월

집에 있는 자그마한 지구본에 아이는 스티커를 붙여 나갔습니다. 어쩌다 관심을 갖게 된 나라라거나 가 보고 싶은 나라들이지요. 지금 이 지구본은 온통 각양각색의 스티커를 뒤집어쓰고 있어 제 구실을 못합니다. 그만큼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정보들은 아이들에게도 널려 있는 거지요. 하지만 단편적인 정보들을 넘어서 총체적으로 이 세계를 파악해 보고 싶을 때, 그것도 어렵지 않게 만나고 싶을 때 어린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문화 지리책입니다. 내가 발 딛고 선 세계에 대한 궁금증에다 즐거운 문화 여행을 겸해서 세계 곳곳을 친근하게 파악하도록 돕습니다. 책을 펼치고 세계 여행을 떠나 봅시다.

지도책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축척이며 독도법의 어려움이었는데, 이 책은 어린이들이 알기 쉽도록 지도를 단순하게 그리고 거리와 축척 단위는 쓰지 않았습니다. 먼저 맛보자는 거지요, 이 세계의 다양함을.

우리의 지구는 땅과 바다로 덮여 있습니다. 드넓은 땅은 대륙, 큰 바다는 대양이라고 부르지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북극해, 남극해를 5대양이라 하고,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그리고 남극을 6대륙이라고 불러요. 이 책은 이 대륙들을 지도로 보여 주고 대륙마다 다른 자연 환경과 문화를 굵직굵직하게 그려 나갑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점은 대륙의 지리적 환경을 책 한 면의 지도로 보여 주고 그 위에 국경선과 주요 지표가 될 만한 상징물들을 그려 얻은 기름종이(실팍한 반투명지)를 배치한 점입니다. 대륙마다 다른 자연 환경을 한눈에 파악한 뒤, 사람들이 나눈 국경선을 위에 덮었을 때의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나라마다 이 경계로 인해 펼쳐 온 역사를 어렴풋이라도 느껴 보는 거지요.

자, 우리가 맨 먼저 만날 대륙은 아프리카입니다. 왼쪽 면에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문화와 민족, 건축물, 동식물 등을 간략하고 특징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설명하며 배치했습니다. 오른쪽 면에는 아프리카 지도를 펼쳐놓았는데, 북쪽의 사하라 사막과 중부의 열대 우림, 남부의 칼라하리 사막이 제 성격을 드러내는 색을 입고 있습니다. 노랗게 푸르게. 그 위에 아틀라스 산맥, 나일 강, 콩고 강, 빅토리아 호, 킬리만자로 산이 특징을 잘 가로챈 일러스트로 제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 위에다 금을 그어 국경선을 표시한 기름종이를 덮으면 아프리카에 속해 있는 나라들을 또 한눈에 만날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이 반투명지 위에도 지역의 식생이나 문화적인 표지물을 그려 넣어 아는 것을 즐겁게 하는군요. 그런 다음 뒷장에서는 이 대륙의 대표적인 지역을 한 곳 정하고 정겨운 거리감의 조감도를 그려 보여 줍니다. 이 대륙에선 아프리카의 젖줄 나일 강을 만납니다. 양면 가득 펼쳐진 나일 강을 따라가며 주요 건축물, 문화, 환경 등을 재미있는 일러스트로 만날 수 있어요.

아, 그리고 각 대륙마다 그림의 개성이 다른데요, 대륙마다 다른 그림 작가가 그렸군요. 대륙 환경이 변함에 따라 그림풍이 달라지니 더 신나네요.

다음은 북아메리카에요. 로키 산맥, 5대 호, 미시시피 강, 시에라마드레 산맥 위로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니카라과, 파나마 등의 나라들을 얹어 봅니다. 미국을 가로지르는 66번 국도를 따라가며 시카고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달려갑니다. 자, 이젠 남아메리카로 왔어요. 안데스 산맥, 아마존 숲과 강, 브라질 고원, 팜파스 위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의 나라를 덮어본 뒤 남아메리카의 등줄기 안데스 산맥을 따라가며 서로 다른 기후와 경치를 만나요.

이제 여섯 대륙 가운데 가장 넓고 사람도 가장 많이 살고 여러 종교가 생겨난 곳 아시아 대륙을 살핍니다. 시베리아, 우랄 산맥, 고비 사막, 히말라야 산맥, 아라비아 반도, 양쯔 강, 인더스 강, 메콩 강, 백두산 위에다 나라 들을 얹어 볼까요. 러시아, 몽골, 중국, 우리 나라, 인도, 이란, 일본……. 그런 다음 논이 끝없이 펼쳐진 메콩 강 삼각주를 따라가며 베트남의 문화를 조감합니다.

이제 유럽 대륙으로 가요. 알프스 산맥, 피레네 산맥, 다뉴브 강, 볼가 강 위에 오랜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여러 나라를 얹어 봅니다. 유럽을 누비는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타고 영국에서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까지 달려 봅니다.

탁 트인 푸른 바다, 신비한 작은 섬이 즐비한 오세아니아 대륙에 왔습니다. 그레이트 빅토리아 사막, 대보초 위로 오스트레일리아, 피지, 사모아 제도, 파푸아뉴기니 등의 나라들을 흩뿌립니다. 환상적인 산호섬에 흠뻑 빠져 있다보니 우리는 세계를 한 바퀴 돌았네요.

오늘도 내가 발 딛고 선 땅이 좁다고 투덜댔습니다. 작고 파란 점 하나 콕 찍어 봅니다. 푸른 색이 번져 나갑니다. 넓고 넓은 큰 바다가 펼쳐지고, 그 곁으로 드넓은 대륙이 드러눕습니다. 만년설을 이고 있는 높은 산이나 아마존 숲쯤에서 마음을 내려놓자 내가 보입니다.
오픈키드 컨텐츠팀장.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공부했습니다. 딸아이에게서 그림책 독법을 배우기 바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