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통권 제53호
속 깊은 책 이야기
사진과 시
책 세상 나들이
특별 원고
즐거운 책 읽기
열린어린이 서평
주목 받는 새 책
열린어린이가 권하는
이 달의 책

열린어린이 서평

[이 달의 서평]
마음 들여다보고 우리 모두 행복해지기

정순심 | 2007년 04월

이만큼의 나이를 먹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감정을 조절하는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그 미숙함의 많은 부분이 고스란히 가장 만만한 우리 아이에게 전해지고 있음을 알고는 이내 후회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저 때문에 우리 아이가 자기 마음 다스리는 훈련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런 마음을 안고 책을 폈습니다. 이제라도 찬찬히 들여다보고 마음 다져 먹기로 하고 말이지요. 아직 늦지는 않았겠지요?

『출렁출렁 기쁨과 슬픔』에서 작가는 항상 슬프기만 했던 공주와 슬픔을 모르고 살아가던 바보를 통해 슬픔과 기쁨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슬픔이란 실망스러울 때 느끼는 감정. 자신이나 누군가에게 실망하거나, 안 좋은 일을 겪을 때 느끼는 우울한 감정. 그게 바로 슬픔이야.’ 이렇게 슬픔의 정의를 들려주는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자연스레 흘러갑니다. 슬픔을 피할 수 없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누구에게든 솔직하게 표현해 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도 마음이 괴로우면 실컷 울라며 눈물에 대해 말을 이어 갑니다. 눈물을 아껴야만 했음 직한 아이들에게 눈물의 힘에 대해 알려 줍니다. 눈물은 창피한 것이 아님을, 괴로움이 눈물과 함께 녹아 내릴 수 있음을 말이지요.

슬픔에 눈물이 짝인 것처럼 기쁨엔 웃음이 짝이겠지요. 기쁨에 대해서도 비슷한 과정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책은 이제 기쁨과 슬픔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임을 말합니다. 그리곤 이렇게 결론을 내려 줍니다. ‘감정도 네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 어떤 감정을 갖느냐는 네가 마음먹기에 달린 거야. 넌 그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니까!’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묘미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림과 글을 통해 흥미롭게 감정을 이해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안내자인 공주와 바보는 쪽마다 등장하여 우스꽝스런 대화와 몸짓으로 웃음을 자아냅니다. 입 꼬리가 올라갈 어린이들의 얼굴이 상상되네요. 그림을 과장되게 또는 단순하게 표현함으로써 글의 내용을 극대화시키기도 합니다. 돌이 된 나오베 왕비, 생 텍쥐베리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예를 들어 눈물과 미소를 전해 주기도 하고요.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서는 그림 속에 표현되는 감정의 색을 알려 주어요. 책 표지에 눈물을 흘리는 아이의 얼굴이 왜 어두운 파란색인지 알게 되는 대목입니다. 과학적 설명을 곁들인 눈물 편에서 몰랐던 사실 하나. 슬플 때는 수분이 적고 나트륨이 많은 눈물이 나오기 때문에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이 더 짜다네요.(발동하는 호기심. 이건 어찌 확인해 보지?) 

『나는 부끄러워』는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부끄러움을 이겨 낼 힘을 줍니다. 어린이 누구나 한 번 쯤은 가져봄 직한 부끄러움을 주황색 톤으로 그려 내고 있습니다. 세상에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모두가 다 다르게 생겼는데 외모에서 누가 더 우위에 있지 않음을 들려주며 아이들의 마음을 만져 줍니다. 너는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귀한 아이이므로 부끄러움도 너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자부심을 가지라 말합니다. 참으로 마음에 와 닿는 구절입니다. 점점 푸른빛에서 밝은 보랏빛으로 변해 있는 그림들과 함께요.

남을 놀려 댔던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말 한 마디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도 헤아려 보게 합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누구나 남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로 놀림받을 때 마음속에 자리한 나쁜 부끄러움이 사람을 꽁꽁 묶어 버리고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놀리지 말라고요. 책은 마지막에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도 사랑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거야.’ 이것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겠지요.
두 권의 책 모두에서 어린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들여다보고 사랑하며 용기를 지니게 되길 바라는 작가들의 마음이 묻어납니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읽으면 좋겠습니다. 내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주고 이끌어 주는 것 말고도 부모님 자신의 감정도 곰곰이 다시 정리해 볼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정순심│오픈키드 도서 컨텐츠 팀장. 아이들 책을 보며 자라고 있습니다. 세상이 환한 미소로 가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