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통권 제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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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나들이]
별과 꿈이 있는 도서관

이한숙 | 2007년 04월

사서로 첫 발령을 받고 도서관에 근무한 지 13년이 흘렀다. 그 동안 도서관, 특히 경기도의 공공 도서관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한국도서관협회에서 발간하는 『한국 도서관 통계』를 보면, 1994년에는 도서관 수가 29개에 불과했던 것이 2007년 현재 105개이니 10년 사이에 세 배가 넘게 증가된 것이다. 군포시만 하더라도 인구 28만 명의 작은 도시지만 제일 먼저 문을 연 당동도서관과 산본도서관, 대야도서관, 어린이도서관, 이렇게 4개의 도서관이 있는데 모두 제 역할을 충실히 하여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군포시 대표 도서관 격인 중앙도서관이 내년 3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에 이어 뒤따라야 할 것은 질적인 발전이다. 도서관의 질적인 발전이라 함은 무슨 말일까? 그것은 도서관의 정책적인 발전 이전에 도서관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키워가는 것이다. 도서관은 교육 수준과 상관없이 개인의 자기 계발을 위해 이용되는 평생 교육의 장이며 기본 토대이다. 또한 생활의 변화와 휴식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도서관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이 미래 지식 정보 사회를 이끌어 가고 개인의 꿈과 희망을 이루어 주는 중요 기관으로 이끌어 내는 열쇠가 될 것이다.

군포시 도서관들 가운데 특색 있게 운영되고 있는 대야도서관을 소개하겠다. 군포시 외곽에 위치한 대야도서관은 주변에 밭과 논과 산이 있어 전원 속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지난 2003년 12월 복합 문화 센터로 첫 문을 열었다. 1층 동사무소, 2층 문화의 집, 3·4층 도서관, 그리고 가장 특징적인 5층 옥상의 누리 천문대. 전원에 위치했다는 특징을 살리는 동시에 쓸모없이 방치되기 쉬운 옥상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어 많은 고민 끝에 도심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별 보는 천문대를 설치했다. 그래서 대야도서관에 오면 독서는 물론이고 옥상에서는 낮에는 태양, 밤에는 아름다운 별들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다.

3층 종합 자료실에는 입구 쪽을 제외한 삼면을 유리로 설치하고 창 쪽으로 책상을 배치하여 책을 읽으면서 초록의 들과 산을 바라보며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하였다. 맞은편의 유아 아동실은 유아와 아동의 발달 단계를 적극 배려하여 유아실에는 따뜻한 온돌과 벽면 전체에 꿈과 희망이 가득 담긴 예쁜 그림을 붙여 놓았고 아동실에는 중앙에 원형 소파를 설치하여 어느 쪽에서든 책을 들고 와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원형 소파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기억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어느 날 근무하면서 보게 된 장면이다. 어느 날 유아 아동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동네 아이들 대여섯 명이 우르르 들어왔다. 그러더니 시끄럽게 떠들기는커녕 각자 알아서 서가 사이로 쏙쏙 들어가 버렸다. 곧 자신이 보고 싶은 책을 한 권씩 가지고 나와 원형 소파에 나란히 앉더니 금방 책 속으로 빠져드는 게 아닌가. 너무나 예쁜 아이들의 모습.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보호자가 따라온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스스로 도서관과 한 몸이 되어 책 속으로 꿈의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그리고 아이들 입장을 배려한 도서관 환경이 아이들에게 스스로 터득하고 배워 나가는 독서 여건을 만들어 준 것이다.

4층에는 열람실과 디지털 자료실 그리고 천문 우주 체험관이 있다. 열람실과 디지털 자료실은 벽을 허물어 개방함으로 공부를 하다 언제든 인터넷 또는 동영상 강의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천문 우주 체험관은 우주에 관한 여러 체험이 가능토록 하였고 특히 4D 입체 영화를 매일 무료로 상영해 주고 있다. 언젠가 가족과 유원지에 놀러 갔다가 똑같은 내용의 입체 영화를 1인당 3천 원씩 내고 본 기억이 있는데 도서관에서는 모든 것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니 현명한 주부라면 가정의 경제를 위해서라도 인근에 이런 시설을 갖추고 있는 도서관들을 파악하여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5층으로 올라가면 옥상이 펼쳐지는데 그곳에 누리 천문대와 플라네타리움 실이 있다. 누리 천문대에서는 실제 별과 행성, 태양과 달 등의 천체 관측이 가능하고, 플라네타리움 실은 낮 또는 밤에 날씨가 흐릴 경우에도 언제든 실내에서 밤하늘의 별자리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또 옥상 내에는 데크 플로어를 설치, 고급스런 정원 분위기를 연출하여 이곳에 올라오면 누구든 편안한 하늘 정원의 분위기에 감탄하게 된다.

도심을 벗어난 자연 속의 대야도서관에서는 다른 도서관과 차별화된 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쉽게 접하지 못하는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시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게다가 수도권 인근에서는 무료로 천체 관측이 가능한 유일한 곳으로 주말 가족 단위 레저 기관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누리 천문대에서 하고 있는 행사는 우선 매월 격주 토요일에 천문학에 대해 쉽고 재미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여름과 겨울에는 ‘별누리 소년단’을 모집하여 천문학 도서를 재미있게 읽고 실제 별 관측을 통해 꼬마 천문학자들을 키워 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방학에 운영한 ‘별과 함께하는 독서캠프’는 누리 천문대장과 담당 사서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운영한 독서 교육 프로그램이다. 낮에는 독서 교육 밤에는 넓은 운동장에 누워 밤하늘 별자리, 계절별 별자리, 별자리에 얽힌 아름다운 전설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렇듯 사회 변화와 이용자 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기존의 정적인 도서관 이미지를 탈피하고 미래를 꿈꾸는 우주 테마 형 도서관이 바로 대야도서관이다. 대야도서관뿐 아니라 최근 개관하는 도서관들은 각각 특성을 살려 시민들이 자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고객 유치 작업을 하고 있다. 첨단 과학 장비는 물론 신속하고 편리한 디지털 시스템과 수준 높은 양질의 도서가 구비되어 있다. 현재의 도서관들은 시민과 함께하고 시민들의 일상 생활의 중심이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며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러한 도서관의 움직임과 이용자들이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데 있다. 그 이유로는 학력 위주의 사회 풍토, 성적 위주의 교육 정책, 개인 이기주의 등을 들 수 있겠다. 이러한 경향들은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서서히 바꿔 나가야만 하기에, 도서관에 대해 끊임없이 애정을 표현하는 것 또한 아주 기본적이고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2006년 베스트셀러 중 케네스 블랜차드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에서 나오는 핵심 주제 다섯 가지를 도서관에 적용시켜 보면 구체적인 답이 될 것 같다. 첫째 긍정적인 것을 강조하라, 둘째 잘한 일에 초점을 맞춰라, 셋째 벌을 주지 말고 시간을 주어라, 넷째 무관심이 최대의 적이다, 다섯째 과정을 칭찬하라.

숲의 나무 한 그루가 시들고 병들 때는 나무 한 그루 잘라 낸다고 나아지는 것이 아니며, 숲의 토양을 살펴 주위 환경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 봐야 싱싱한 나무를 키워 낼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보화 사회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지적 능력과 힘을 키우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개인의 잠재력을 깨우고 신장시키는 지식 창고인 도서관의 적극적인 활용과 발전 지원은 현재의 나와 미래 세대의 꿈을 이루는 지름길인 것이다. 도서관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개인의 취미 생활은 물론 학교나 가정에서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곳이다. 나의 꿈을 찾아 도서관으로 여행을 떠나 보자.
이한숙│1993년 사서로 군포시에 첫 발령을 받아 4개 도서관 문을 여는 일에 참여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며 자랄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까, 늘 고민하며 지냅니다. 요즘은 도서관에서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에 하는 ‘독서 교실’, ‘별과 함께하는 독서 캠프’, ‘방과 후 책속 놀이터’, ‘책속으로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