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통권 제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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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 마당]
나는야, 공주님

박양미 | 2007년 11월

요즘 제 딸 시온이의 관심은 온통 공주에 대한 것들이에요. 신데렐라나 백설공주에서부터 인어공주, 엄지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이야기는 물론이고요, 공주 옷, 공주 왕관, 공주 인형 등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사과를 먹더라도 계모가 주는 독사과라며 쓰러지는 흉내를 내고는 왕자님의 뽀뽀를 기다린답니다. 그래서 자연스레 공주가 나오는 책들을 많이 골라 주게 되지요. 처음 만날 책은 『엄마, 공주 옷 입을래요』랍니다. 출근을 준비하는 동시에 아이 등원을 챙겨야 하는 바쁜 엄마와 갑자기 공주 옷을 입고 가겠다며 자기 주장을 펼치는 딸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전개되네요.

공주처럼 꾸며 봐요

시온이도 외출을 할 때나 어린이집에 갈 때 언제부턴가 “공주님처럼 입고 싶어요.”라고 요구한답니다. 저는 되도록 활동하기 편한 운동복으로 입히려고 하지만 기어코 길어서 불편해 보이는 치마나 드레스를 입고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며칠 전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코스프레 행사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여자 아이들이 공주처럼 꾸미고 왔을 정도로 공주 캐릭터가 인기가 있었다고 해요. 공주처럼 드레스나 긴치마를 입어 보세요.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는데 공주 드레스는 기다란 종이나 천에 레이스를 붙여 만들 수 있고, 공주 왕관은 도화지에 금색 크레파스를 칠하거나 금색이 입혀진 단단한 종이를 구해서 왕관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어요. 공주님이 된 내 모습을 거울로 살펴보고 그림으로 그려 보아도 좋겠어요.


재미있는 장면을 찾아 봐요

시온이는 로테가 공주 원피스를 입고 발코니에 나가 추위에 떨면서 “아아아안 추워~.”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을 가장 재미있어 한답니다. 로테처럼 따라해 보면서 웃음을 터트리지요. 춥지만 춥지 않은 척을 하는 것이 우스운가 봐요. 저는 엄마의 입에서 불이 나오는 장면이 재미있어요. 이 장면에서는 엄마가 평소 자주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글자로 적어 볼 수 있지요. 이 활동을 통해 좋은 이야기라도 아이에게는 잔소리가 될 수 있음을 다시금 알 수 있을 거예요.

패션 쇼를 해요

집에 있는 옷들을 꺼내 입어보고 가족들에게 선보이는 패션 쇼를 해 보면 어떨까요? 계절이 변하는 시기에 옷을 꺼내고 정리할 때 앞으로 입을 옷들을 미리 입어 봐도 좋겠네요. 옷뿐만 아니라 모자나 목도리, 장갑 등의 소품도 멋진 패션 쇼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엄마는 딸의 요구를 받아 들여 결국 드레스와 왕관을 쓰고 출근을 하게 되지요. 저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았어요. 아마도 못할 것 같아요. 시온이는 저와 같은 색깔이나 같은 무늬의 옷을 입게 되면 “우린 똑같네요.” 하며 뭔가 대단한 동질감을 느끼듯이 즐거워해요. 드레스는 아니더라도 딸과 함께 입고 나갈 수 있는 같은 옷을 준비해 놔야겠네요. 책의 마지막 장처럼 아이와 같은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도 좋은 추억이 되겠죠?

신발 머리를 하고 놀아요

공주가 나오는 우습고 재미있는 또 다른 이야기 책은 『장화 쓴 공주님』이에요. 벌거숭이 임금님의 손녀딸인 공주는 머리에 무척 신경을 썼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 모양을 바꾸었지요. 어느 날 두 사람이 공주를 찾아와 달로 아름다운 머리 장식을 만들겠다고 속였어요. 하지만 공주는 꼬질꼬질한 낡은 장화를 뒤집어쓰게 되고, 부끄러움과 슬픔에 잠겼다가 공주처럼 신발 머리 장식을 한 신하들을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는 이야기지요. 표지를 보면 작고 귀엽게 생긴 공주가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어요. 책을 읽기 전에 표지만 보고서 공주가 왜 울고 있을까를 상상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공주가 장화를 머리에 모자처럼 쓰면서 신발은 발에만 신는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있어요. 머리에 장화나 슬리퍼 등 실제 신발을 써 볼 수 있지요. 단 흙이 떨어지거나 냄새가 나는 신발이 아니라면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겠죠. 두 팀으로 나누어 신발을 머리 위에 올려 놓고 오랫동안 떨어뜨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 보는 놀이를 해 보거나 신발을 올려 놓고 반환점을 돌아오는 게임도 해 볼 수 있어요.

어떤 머리가 있을까요?

나무 머리, 커피포트 머리, 쿠키 머리, 사자 머리 등 공주 머리는 재미나게 변하지요. 비가 올 때 우산 머리를 만든 것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필요한 머리를 상상해 보세요. 예를 들면 곤충 채집을 위한 잠자리채 머리, 언제 어디서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색연필 머리,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해 주는 선풍기 머리,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해 줄 난로 머리 등이 될 수 있겠죠. 신발 머리를 하고 있는 사람들 모습을 보고 공주님도 웃음을 터트리고 마네요. 이 장면을 표현해 볼까요? 우선 도화지에 사람들을 그리고, 신발 그림이 있는 잡지나 광고지, 인터넷 쇼핑몰의 여러 신발 이미지를 출력해서 오린 후 사람들 머리 위에 붙여 줄 수 있어요. 신발 머리 말고 공주님을 웃게 할 수 있는 다른 머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찾아 보세요.

상상력을 자극해 주세요

아이의 머리를 빗겨 줄 때 모양을 여러 방법으로 묶어 주거나 땋은 머리핀, 나비핀 등 여러 가지 핀을 꽂아 주세요. 또 달가루를 뿌린다거나 달장식을 붙여 준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 상상력을 자극해 주면서 그림책에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할 수 있지요. 시온이는 머리 묶는 것을 싫어해 늘 도토리 머리만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고는 “왜 엄마만 머리 묶어요? 시온이도 머리 묶어 주세요.” “나비들을 만날 수 있게 꽃 머리를 만들고 싶어요.”라며 관심을 보인답니다.

예쁜 드레스와 머리 장식을 해야만 공주라고 할 수 있을까요? 씩씩하고 용감한 『종이 봉지 공주』를 만나 볼까요? 엘리자베스 공주와 로널드 왕자는 결혼을 하기로 약속했는데, 무서운 용이 왕자를 잡아가게 되어요. 공주의 용기와 지혜로 왕자를 구할 수 있었지만 외모만 중시하는 왕자와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지요. 이 책은 공주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을 바꾸어 주며, 사람의 겉모습만 보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어요.

종이 봉지로 만들어요

옷이 몽땅 타 버려 입을 것이 없게 된 공주는 종이 봉지로 옷을 만들어 입게 되지요. 종이 봉지나 종이 쇼핑 백으로 옷을 만들 수 있어요. 커다란 쇼핑 백에 구멍을 낸 후 조끼처럼 만들고, 색종이나 천조각 등 여러 재료를 붙여 입어 보세요. 쇼핑 백을 재활용하면 다양한 것들을 만들 수 있지요. 작은 봉투로는 인형 옷이나 모자, 손 인형, 핸드백 등을 만들 수 있고, 큰 것으로는 옷, 가면, 배낭 등을 만들 수 있어요.

동극으로 표현해요

종이 봉지 공주 이야기를 동극으로 해 볼 수 있어요. 용과 공주로 역할을 나누어 봐요. 왕자님은 역할이 적으니 인형으로 해도 좋겠어요. 용처럼 꾸며 보아요. 용의 기다란 꼬리를 만들어 보아요. 용이 상상 속 신비로운 동물이라서 아이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용이 무섭지 않고 다소 우스꽝스럽게 표현되어 있어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을 것 같네요. 용이 왕자를 데려 가요. 용을 찾아 나선 공주가 동굴 문을 열고 들어가지요. 동굴은 이불이나 쿠션으로 만들 수 있어요. 공주가 용을 칭찬하며 힘을 빼놓고는 용이 불을 뿜도록 하지요. 용처럼 숨을 깊이 몰아 쉬어 불을 내뿜는 흉내를 내 보세요. 양초나 생일 초를 꺼 보는 놀이를 해 볼 수도 있어요. 용은 훌쩍 날아올라 십 초 안에 세상을 한 바퀴 돌아왔어요. 십 초 안에 작은 방까지 다녀온다거나 놀이터를 한 바퀴 돌아 보도록 해요. 마침내 용이 지쳐 픽 쓰러지고 곯아떨어지죠. 공주는 지친 용의 귀에 “용아~” 하고 불러 주면 된답니다.

시온이에게 “왜 공주가 되고 싶니?”라고 물어 보면, 왕자님과 결혼하고 싶어서래요. 그리고 상상 속 왕자님이나 주변의 친구들보다는 아빠 왕자님하고 결혼하고 싶다네요. 시온이가 장화 속 공주처럼 멋지고 창의적이며, 종이 봉지 공주처럼 씩씩하고 지혜로운 공주가 되면 좋겠어요.
박양미│한 살과 네 살, 두 공주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삼성어린이박물관 전임 교사로 근무하면서 그림책을 통한 통합 교육인 ‘키즈놀이스쿨’, 엄마-아이 놀이 프로그램인 ‘영유아놀이스쿨’을 비롯한 특별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이 글에 나온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