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통권 제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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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놀이 마당]
소원을 빌어요

박양미 | 2007년 12월

여러분에게는 요즘 어떤 소원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크길 바라는 것과 제 체중을 줄여 예전의 옷들을 다시 입을 수 있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요. 흔히 옛이야기 그림책에서는 자식을 얻게 해 달라며 기도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는 다른 소원을 위해 기도하는 두 권의 그림책을 찾아 보았어요.

여우가 되어 보아요

우선 달님께 빛을 달라고 기도하는 『추운 밤에 여우가』의 여우를 만나 볼까요? 여우는 달님께 밝은 빛을 달라고 기도하지요. 나라면 달님께 어떤 소원을 빌고 싶은지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여우처럼 소리나 움직임을 흉내 내 보고, 농장까지 가는 놀이를 해요. 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방석, 의자, 줄 등으로 대신해 건너가 볼 수도 있어요. 여우가 오리와 거위를 물고 오는 것은 동물 인형을 데려오는 게임으로 바꿔서 해 보아요. 오리와 거위를 혼동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오리와 거위의 차이점을 알아 보세요. 놀이터나 넓은 운동장에서 여우 잡는 놀이를 해 봐도 좋겠어요.

마을에 여우 왔네 왔네 왔네

이 책의 글들은 민요라서 리듬감이 있고 노랫말이 아름다워요. 글자를 읽지 못하는 아이라도 엄마 따라 읽어 봐도 좋겠고, 흥얼흥얼 마음대로 음을 넣어 노래로 불러 볼 수도 있어요. 그림책의 글에 쓰인 “꽤 길이 머니 밝게 밝게 밝게” “마을에 여우 왔네 왔네 왔네” “너무 맛있는 저녁 저녁 저녁”처럼 끝의 단어를 세 번 반복해서 시나 노랫말을 써 보거나 끝 단어만 반복해서 주고받는 말하기 놀이를 할 수도 있어요.

얇은 펜으로 그려 보아요

이 책에서는 주렁주렁 말린 곡식들, 자유로운 가축들,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농기구 등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을 살펴볼 수 있고, 세심한 표현으로 아이와 이것저것을 꼼꼼하게 찾아 보면서 이야기 나눌 거리가 있어요. 또 얇은 펜으로 그려져 있고, 흑백과 칼라 장면이 번갈아 나와 책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 주어요. 집에서 가장 심이 얇은 펜으로 그림을 그려 보고 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매직처럼 다양한 굵기의 펜으로 그림을 그려 서로 비교해 보세요. 나만의 그림책을 만들어 한 장은 펜으로만 그리고, 다음 장은 색칠을 해서 이 책의 특징을 살려 볼 수도 있어요.

농장의 무법자 같은 여우가 집에서는 다정한 가장 역할을 하는 것을 보니 잠시 마음이 혼란스럽네요. 농장 주인의 입장에서는 못된 여우이지만, 여우의 집에서는 소중한 아빠 역할을 하는 착한 여우겠지요? 그림책의 앞부분을 읽을 때는 그저 나쁜 여우라고 생각해서 빨리 잡아야 할 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뒷부분까지 읽고 나니 추운 밤 가족을 위해 사냥을 나서는 착한 여우임을 알게 되어 여우가 빨리 도망쳐서 잡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드네요. 마을에서는 목숨을 걸고 도망쳐 나온 여우가 새끼들에게 마을이 아름답다 하고, 가족들을 위해 다정하게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뭉클한 마음과 함께 편안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호랑이와 엄마로 변신!

이번에는 하느님께 동아줄을 내려 달라고 기도하는 『해님달님』의 오누이와 호랑이를 만나보아요. 해님달님 이야기로 집에서 역할 놀이를 많이 하실 거예요. 호랑이로 변신하려면 얼굴에 직접 분장 물감으로 호랑이 얼굴을 그려 볼 수도 있고, 호랑이 얼굴을 그린 마분지와 고무줄을 이용해 호랑이 가면을 만들어 써 볼 수도 있어요. 호랑이 손은 겨울 털장갑을 끼거나 장갑에 천 조각을 붙여 만들면 되고, 스카프나 끈으로 호랑이 꼬리를 만든 후에 바지에 끼우면 된답니다. 엄마로 변신해서 엄마처럼 앞치마를 하고 광주리나 소쿠리, 쟁반을 머리에 이고 가는 흉내를 내 볼 수 있어요. 일하러 가는 엄마처럼 굽이굽이 먼 길을 가 볼까요. 바닥에 긴 끈이나 색 테이프로 굽을 길을 만들거나 커다란 전지에 지그재그 굽은 길을 그린 다음 길을 따라 걸어 볼 수 있어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그림책을 보면 무시무시한 호랑이 입이 화면 가득 그려져 있어요. 엄마는 호랑이에게 떡을 줄 때 얼른 떡을 하나 던져 놓고 달렸어요. 호랑이 입 안에 떡을 던져 넣는 게임을 해 봐요. 호랑이 입은 상자에 구멍을 내어 만들거나 바구니에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호랑이 얼굴을 붙여서 만들고, 떡은 팥 주머니, 공기알, 볼풀 공 등을 이용해 던져 넣을 수 있지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여러 가지 떡 모양과 이름을 살펴본 후 지점토나 색 찰흙으로 떡을 만들어 보세요. 꿀떡, 인절미, 송편, 가래떡 등 다양한 떡을 만들 수 있어요. 직접 떡집에 가서 여러 떡을 구경하고 사 먹어 봐도 좋겠어요. 저희 집에서는 밥을 잘 안 먹는 아이에게 호랑이 역할을 맡게 해서 밥 한 숟가락(두부 한 점, 콩나물 한 젓가락) 주면 안 잡아먹지, 이렇게 가락을 매기게 해서 밥을 먹이기도 한답니다.

엄마다! 문 좀 열어 다오

우드락이나 종이 상자로 열고 닫을 수 있는 문을 만들어요. 문에 구멍을 내고 창호지로 붙이면 호랑이가 창호지를 뚫고 손 내밀 때 더 실감이 난답니다. 이 장면을 역할 놀이로 할 때 짧은 대사를 외워서 말하거나 미리 종이에 적어 놓고 붙인 후 읽으며 해 볼 수 있지요.

호랑이 : (문을 두드리면서 굵은 목소리로) 얘들아 엄마다! 아이 추워. 문 좀 열어 다오.
오누이 : 우리 엄마 목소리가 아닌데요?
호랑이 : (기침을 하며) 감기에 걸려서 그래. 어서 문 열어 다오.
오누이 : 그러면 손을 보여 주세요.
호랑이 : (손을 내민다.)
오누이 : 우리 엄마 손이 아니에요.
호랑이 : 일을 많이 해서 그래. 어서 문 열어 다오.
오누이 : 그러면 발을 보여 주세요.
호랑이 : (발을 내민다.)
오누이 : 우리 엄마 발은 이렇게 크지 않아요.
호랑이 : 많이 걸어서 발이 부었단다.

얘들아, 어디 있니?

호랑이는 밖으로 나간 아이들을 찾으러 나가지요. 아이들은 마루, 헛간, 뒷간, 지붕에도 없어요. 아이들을 찾는 호랑이가 되어 아이와 숨바꼭질 놀이를 해 볼 수 있어요. 호랑이는 우물 속을 들여다보았어요. 우물은 작은 거울이나 은박 종이, 호일을 덮은 종이 위에 찰흙으로 가장자리를 붙여 만들어 볼 수 있어요. 호랑이가 나무 위로 올라가려는 장면은 놀이터에서 해 보면 재미있을 거예요. 호랑이가 되어 철봉이나 미끄럼틀에 올라가면서 미끄러지는 흉내를 내요. 오누이와 호랑이는 하느님께 동아줄을 내려 달라고 해요. 놀이터에 밧줄이 달린 놀이기구가 있다면 밧줄을 동아줄이라고 해서 잡고 올라갈 수 있어요. 집에서는 소파나 의자, 침대 위를 하늘이라 하고 하느님이 올라가서 오누이의 기도를 듣고 끈을 내려 주면 끈을 잡고 올라가는 놀이를 해 볼 수 있어요. 헌 동아줄을 잡은 호랑이는 수수밭에 떨어져 피를 흘리게 되지요. 그래서 수숫대가 붉다고 하는데, 그림책의 제일 앞면과 뒷면처럼 붓에 붉은 색 물감을 묻혀 수숫대가 가득한 수수밭을 그려 봐도 재미있을 거예요.

제 아이는 쉽고 재미있는 책을 읽고 나면 꼭 역할 놀이를 하려고 해요. 책을 읽을 때보다 직접 몸을 움직여야 하니 조금 피곤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과 재미있어 흥분한 얼굴, 역할에 따라 재치있게 꾸며대는 말을 들으면 저절로 미소가 번진답니다. 또 아이와 관계도 친밀해지고 아이의 상상력이 쑥쑥 자라나는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놀이하게 되지요. 무엇보다 별다른 장난감 없이도 놀 수 있고, 아무리 반복해도 늘 새로운 놀이가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겠죠.
박양미│삼성어린이박물관 전임 교사로 근무하면서 그림책을 통한 통합 교육인 ‘키즈놀이스쿨’, 엄마-아이 놀이 프로그램인 ‘영유아놀이스쿨’을 비롯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