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통권 제65호
속 깊은 책 이야기
사진과 시
책 세상 나들이
즐거운 책 읽기
열린어린이 서평
주목 받는 새 책
열린어린이가 권하는
이 달의 책

즐거운 책 읽기

[즐거운 글쓰기]
지구가 열병을 앓고 있대요!

김바다 | 2008년 04월

올해 들어 첫 황사가 날아와 입학식을 제대로 못 치르고 휴교하는 학교가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고비사막에 불어 닥친 돌풍에 몸을 실어 머나먼 여행길 나선 모래먼지가 우리 나라 전역으로 날아들었습니다. 새로 입학하고 새 학년을 맞이한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시작했는데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습니다. 처음 입학한 학교와 새로 만나는 친구들, 선생님,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데 봄에 내리는 눈까지 합세하여 서먹서먹하게 합니다. 또 올해 서울의 겨울 기온은 30년 만에 2도 상승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그에 견주어 강수량은 절반 이하로 급감했고, 상대 습도가 1908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낮았다고 합니다.

근래 전 세계에 화두로 등장한 말 중에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들이 있습니다. 화석 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지구를 감싸고 있는 온실가스 층이 두터워져 지구로 들어온 태양의 복사열이 우주로 빠져 나가지 못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이지요. 단지 지구의 온도가 오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강수량이 적은 지역의 급속한 사막화, 강력한 허리케인 발생, 잦은 태풍 발생으로 일어나는 저지대의 침수 등으로 지구 곳곳이 파괴되어 가니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그래서 고른 책이 『어, 기후가 왜 이래요?』(임태훈 글, 이육남 그림, 토토북, 2007)입니다. 이 책을 읽고 지구 온난화가 가져오는 기후의 변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 보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습니다. 너희들 몇 살까지 살고 싶니? 미리 대답을 준비해 두었다는 듯 바로 대답합니다. “100살까지 살고 싶어요.”(연정) 그렇게나 오래 살고 싶어? 요즘은 모두 오래 사니까 너희들 때는 100살까지 충분히 살 수 있어. “전, 101살까지 살고 싶은데요.”(선영) “저는 103살까지 살 거예요.”(지원) 모두 오래 살고 싶다 이거지? “네!” 모두 입을 맞추어 대답합니다. “저는 85살까지 살고 싶어요.”(민정) 민정이는 좀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전 몰라요.”(민경) 민경이는 고민을 잘 하지 않는 성격이라 전혀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쉬지 않고 다음 질문을 했습니다. 너희들 결혼은 할 거지? “네.” “우리 이모가 혼자 사는 걸 보니까 너무 쓸쓸해 보여요. 그래서 전 꼭 결혼할 거예요.” 야무진 선영이의 대답이었어요. “아무래도 혼자 사는 건 외로우니까 결혼을 해서 살아야지요.” 좀 어른스런 민정이의 대답입니다. 자세히 대답을 안 했지만 아이들은 이런 이유로 결혼은 꼭 하리라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다시 질문이 이어집니다. 언제 결혼하고 싶어? “저는 24살에 할 거예요.”(선영) “저는 25살에서 27살 사이에 할 거예요.”(연정) “저는 28살에 할래요. 그러나 누구랑 할지는 묻지 말아 주세요.”(지원) 으흠, 그럼 벌써 결혼할 여자가 정해졌단 말인가? “결혼은 글쎄요? 잘 몰라요.”(민경) “30살 쯤 할 거예요.”(민정)

어리다고만 생각한 아이들이 이렇게 자세하게 자신의 인생 계획을 세우고 있다니! 속으로 놀랐지만 다음 질문으로 이어갔습니다. 그럼 아기는 몇 명을 낳고 싶어? 아이들이 대답하기에 부담스런 대답이라는 걸 알면서도 질문했습니다. “딸 세 명 낳을 거예요.”(지원) “딸 한 명만 낳을 거예요.”(선영) “딸 두 명 낳고 싶어요.”(연정) 참 자세하게 생각하고 있군요. 그런데 모두 딸만 좋아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질문을 마치고 책의 내용을 살피려고 아이들을 유도했습니다.

앞으로 너희들은 지금까지 산 날보다 아홉 배쯤 더 살아야 하고, 그리고 너희가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들은 더 오랫동안 지구에서 살아야 하지? “네.” 그런데 지구가 점점 더워져서 땀을 뻘뻘 흘리며 열병을 않고 있어. 이 책을 읽으면 지구가 더워지면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앞으로 살아갈 날과 자식들이 살아갈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니 부쩍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가장 인상에 남는 부분을 말하게 했어요. 아이들은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작은 배 ‘소페’에서 사는 인도네시아 소년 라할 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바다에 사는 맹그로브 숲이 해일을 막아 주는데 개발로 숲이 파괴된다는 이야기에 속상해 했지요. 아이들마다 관심이 갖는 내용은 달랐지만 걱정하는 마음은 한결 같았습니다. 내용을 정리하며 독서 감상문 쓰기로 책 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남극은 빙하가 많이 녹고 있다고 한다.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 해수면이 높아져 지구의 얕은 지역이 물에 잠긴다. 만약 그린란드나 남극대륙의 얼음이 모두 녹는다면 지구 전체가 물에 잠길지도 모른다. 그러면 우리는 살 수가 없게 된다. 지구에 사는 생물들은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다. (지원)

위주머니보란 개구리는 위 안에 알을 품는다. 이 개구리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왜냐하면 이들이 사는 곳의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웅덩이가 말라서이다. 이 모두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한다. 거북이와 개구리가 너무 불쌍하다. (연정)

몇몇 바다거북이 암컷만 낳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암컷은 알을 낳아서 후손을 남기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암컷이 알을 많이 낳아 그 후손이 많으면 지구가 열병을 계속 앓아도 어딘가에 살아서 후손을 낳을 수도 있다. (선영)

물고기들은 바닷물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온도가 0.02℃만 변해도 금방 알아챈다. 그래서 우리나라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서 아무 때나 멸치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멸치와 달리 우리나라를 떠나는 물고기도 있다, 명태이다. 나는 명태가 우리나라에서 잘 안 잡히는 까닭을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서인 줄은 몰랐다. (민경)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자라는 맹그로브가 얼마나 크고 튼튼하고 많은지? 그 크디큰 쓰나미에 딱 버틸 수 있었을까? 나는 책에 안 쓰여 있는 것들에 대해 알고 싶다. 맹그로브 숲과 맹그로브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지구가 열병을 낫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아주 궁금하다. (민정)

3월에 전국 곳곳에서 눈이 내리니 이상 기후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이상 기후 증상이 나타나겠지요.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 나라에 봄과 가을은 흔적만 남기고 겨울과 여름만 남는다면 계절마다 특색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사라지고 말겠지요. 사계절 옷을 마련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사라질지 몰라도 봄과 가을이 선물하는 서정 넘치는 시구들은 점점 찾기 어렵겠지요.

끝으로 아이들이 독서 감상문에서 마무리한 글들을 소개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깨끗한 지구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지구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을 느끼며, 지구 온난화를 가져오는 원인을 줄이는 일에 더욱더 힘써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지구는 살기가 좋으니까 우리는 좋다. 하지만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그것보다는 지구가 더워지는 것을 막아서 나도 살고 우리 자식들도 잘 살도록 할 것이다. (지원)

지구 온난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구에 사는 생물들이 위험하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난 100년 동안 약 0.6℃가 올라갔다고 한다. 우리도 열이 나면 머리가 아프고 몸이 아프다. 그러면 지구도 똑같다. 지구도 아파서 끙끙 앓고 있을 것이다. 우리, 생물, 동물들도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 (연정)

그런데 지구의 생명체가 다 없어져 버린다면 끝도 없는 이 우주에는 생명체가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지금 지구를 구해서 행복하게 살며 발전해서 좋은 별이 되어야 한다. 지금 지구를 살려야 한다. 안 그러면 사람은 모두 없어질 수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가 살기 좋은 걸 알았다. 이 지구가 참 좋다. (선영)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지 않게 모든 사람들이 노력해야 한다. 나무나 숲을 파괴시키지 않고 보호를 해야 한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꼭 빈방에 불은 끄고 물은 아껴 쓰는 생활을 해야 한다. (민경)

지구를 발전시킨다고 사람들이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무를 조금만 베어간다고 생각하지만 자연에겐 큰 힘을 뺏어가는 것이다. 사람들 때문에 지구가 열병을 앓고 있다니 너무 나쁘다. 사람들이 발전만 생각하지 말고, 지구가 더 이상 아프지 않게 지구를 사랑해야 한다. 지구를 사랑해서 나무와 꽃도 심고, 사람들이 나무와 꼭을 심어서 자연을 파괴하지 말고 조금씩만 자연에게 빌려 쓰면 좋겠다. (민정)
김바다│지은 동화 책으로 『비닐똥』 『꽃제비』 『시간 먹는 시먹깨비』가 있습니다. 동시집 『소똥 경단이 최고야!』, 지식 정보책 『카멜레온 철』(공저)도 펴냈습니다. ‘김바다독서논술연구소’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책 읽고 글 쓰며, 동시와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