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통권 제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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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 만드는 이야기]
특명! 유해 물질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라

서현미 | 2008년 08월

친구들에게 생일 선물로 정말 간절히 원했던 목걸이와 귀걸이를 받은 서연이. 기분이 아주 좋아 목걸이와 귀걸이를 한 채로 매일 잠을 잘 정도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자 목걸이와 귀걸이가 살에 닿는 부분이 간지럽고 빨갛게 변하는 게 아닌가. 며칠 더 지나니 속이 메스껍다. 의사 선생님 말씀, “이 목걸이와 귀걸이엔 납 성분이 들어 있어서…….” 면역 체계가 아직 갖춰지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화학 물질은 매우 위험하다. 더구나 아이들은 과학 상식이 부족해 화학 물질의 위험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서연이처럼 말이다.

알록달록 모양도 맛도 여러 가지인 과자, 바삭바삭 고소한 튀김, 먹음직스러운 햄버거, 톡톡 쏘는 탄산음료, 울긋불긋 눈깔사탕 등 먹을거리에서 향기 나는 크레파스, 다양한 색으로 무장한 장난감이나 말랑말랑 기분 좋은 플라스틱 장난감, 컴퓨터와 같은 전자제품, 예쁘고 멋진 옷과 화려한 액세서리, 반짝반짝 어린이 화장품, 눈처럼 새하얀 휴지에 이르기까지 화학 물질은 아이들 주변에 널려 있다. 오랜 기간 노출되거나 섭취하면 몸에 축적되어 몸이 아프거나 평생 가는 해를 입을 수도 있다니, 화학 물질은 정말 무서운 녀석들이다. 그렇다고 부모들이 아이들 주변을 감시하면서 직접 막아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 아이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을까?

오염되는 인체에 던지는 경고, “우리 아이 몸은 안녕한가요?”

환경과 과학을 접목시킨 ‘해로운 화학물질에서 자신을 구하는 환경동화 시리즈’는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 네 권으로 기획되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문제는 ‘원고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였다. 환경 문제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게 아니라 과학 정보를 알려 주면서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환경과 어울리도록 하는 게 시급했다.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왜 이럴까? 무엇이 궁금할까?’ → ‘어떻게 해결하나’ → ‘무엇을 더 알아 볼까?’ 도입, 전개, 응용 단계로 나눠 접근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필자는 초안을 작성해 자문 위원에게 자문을 받거나 검토 위원에게 검토를 받은 뒤 내용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정확한 내용을 넣는 데 힘을 쏟았다. 초기 원고가 완성되면 편집부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내용을 재구성하여 다큐멘터리 동화로 만들었다. 일러스트 작가와 함께 캐릭터를 구상하고 어떤 시각자료를 어떻게 넣을지 상의했다. 또한 부속물을 정리하여 아이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편집하는 데 정성을 다했다. 환경부에서는 내용에 오류가 없는지 최종 점검하는 일을 맡았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책이 『황사의 여행』(지구환경 편), 『금발이 너무해』(의생활 편), 『알록달록 과자의 비밀』(식생활 편), 『하얀 휴지의 공포』(주생활 편)』이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환경문제 쉽게 설명

환경 동화라고 하면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학습 책으로 생각하고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이 책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다. 이런 편견을 뒤집으려고, 학교 현장에 나가 아이들에게 설문지를 돌리거나 직접 물어보며 아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1차 윤곽이 드러날 때쯤엔 초등학교 선생님들에게 수업 내용을 제공, 직접 수업해 본 결과를 듣기도 했다. 아이들의 반응을 한눈에 알 수 있었던 기회였다. 발품 팔아 얻은 정보는 ‘환경동화 시리즈’가 나오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황사의 여행』에서는 여름 여행의 필수품인 자외선 차단제를 왜 챙겨야 하는지, 산성비가 물고기와 나무를 어떻게 괴롭히는지, 봄이면 봄마다 일기예보의 스타가 되는 황사를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쉽게 분해되지 않은 합성세제가 어떠한 피해를 주는지, 오존층에 구멍이 뻥 뚫린 이유와 스모그가 생기는 이유 등 지구를 병들게 하는 해로운 화학 물질뿐 아니라 피해를 줄일 다양한 실천법과 대비책까지 재미있게 제시하였다.

『금발이 너무해』에서는 우리 몸에 직접 닿는 의생활 물품 속에 숨은 유해 화학 물질을 짚어 보고, 진정한 멋을 아는 친구들이 알아 두어야 할 유용한 정보를 가득 실었다. 드라이클리닝을 한 옷에는 위험한 화학 약품이 남아 있으니 냄새가 없어진 후 입어야 하고, 염색하지 않고 환경도 지키면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머리를 뽐낼 수 있는 방법, 천연 염색이나 천연 화장품을 만드는 방법 등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하였다.

『알록달록 과자의 비밀』에서는 알록달록 과자를 예쁘게 하는 인공 색소가 다 나쁜 건 아니지만 어린이에게 좋지 않은지, 땅콩이나 참치처럼 우리 몸에 해가 안 되는 음식이 어떤 친구에게는 왜 심각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 멀리서 오는 수입 식품이 왜 나쁜지, 세계 곳곳에서 들어오는 수입식품 중 안전 검사를 하는 곳을 빠져나가는 위험한 식품을 어떻게 골라낼 수 있을지, 프라이드치킨, 달콤한 도넛 등이 좋기만 한데 왜 안 된다고 하는지, 고소하고 바삭한 음식에 많이 들어 있는 트랜스 지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 먹을거리에 대해 명쾌하게 알려 주고 아이들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였다.

『하얀 휴지의 공포』에서는 말랑말랑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 예쁘게 색칠된 장난감 자동차 등은 잘못 가지고 놀면 어린이를 아프게 하며, 모기 잡는 살충제를 마구 뿌리면 사람들에게도 해로우며, 형광증백제가 들어 있는 하얀 휴지가 몸에 좋은 것만은 아니며, 너무 뜨거우면 내분비계 장애 물질(환경 호르몬)이 나와 위험한 물건이 있고, 무궁무진한 즐거움을 주는 컴퓨터도 제대로 돌봐 주지 않으면 아주 해로운 물질을 내보내는 등 주생활 속 화학 물질 이야기를 담았다.

네 편의 환경 동화는 하나같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기에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여러 물건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해로운 화학 물질에 대한 경고를 동화로 엮고, 늘 접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과학 상식을 꼭 필요한 것만 팁으로 알려 주었다. 만화적인 요소를 넣어 책 읽는 지루함을 덜어 주었고, 게임을 통해 탐구 활동을 하며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어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학습 코너, 친구들과 함께하면 더욱더 재미있는 놀이 등을 책 속에 자연스럽게 녹였다. 고개가 끄덕끄덕, 감탄사가 절로 나올 것이다. 누구든지 편안한 과학책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좋겠다.

누구나 환경지킴이가 될 수 있다

몇 달 전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때 환경 동화 시리즈 네 권 앞에 서서 책 설명을 하는데, 독자의 반응이 다양했다.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은 『황사의 여행』이나 『알록달록 과자의 비밀』을, 초등학생들은 『알록달록 과자의 비밀』이나 『금발이 너무해』를 먼저 골랐다. 독자의 반응을 직접 보는 기회여서, 조심스레 그 이유를 물었다. 어른들은 “표지와 본문 용지에 친환경 소재를 쓴 게 좋아요.” “오존층이나 황사 등 지구환경에 관심이 있어서요.” “먹을거리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방송에서 책 소개하는 걸 봤어요.” 하고 답했다. 초등학생들은 “표지 캐릭터가 예뻐요.” “본문이 화려해서요.” “제목이 재미있어서요.” “내용이 기대되는 걸요.” 하고 답했는데, 약간은 의외였다. 지구 환경이나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과 표지 캐릭터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 기본 취향 때문이랄까? 표지가 깨끗해 눈에 띈다고 『하얀 휴지의 공포』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어쨌든 우리들은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네 권 중에 『알록달록 과자의 비밀』을 가장 많은 사람이 찾았고, 지금도 꾸준히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에게 ‘과자나 햄버거 많이 먹지 마, 몸에 안 좋아.’라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는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왜, 무엇 때문에 안 좋은지’ 설명해 준다면 아이들은 확실히 바뀔 수 있을 테니까.

어린이, 쾌적한 환경에서 자랄 권리가 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먹을거리 파동에 이어,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 몸에 발진이 났다느니, 어린이용 액세서리가 어린이의 생명을 위협한다느니, 오래된 페인트에서 납 성분이 나왔다느니 하는 보도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을 만들면서 아이들 주변 곳곳에 도사리는 위험 물질이 많다는 사실에 여러 번 놀랐다. 이제는 주변에 해로운 화학 물질을 보면 전문 용어가 툭툭 튀어나와 놀라곤 한다. 나 자신이 환경지킴이가 되었다. 그러고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해 준다. 미리 조심해야 하고,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도 함께.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획으로 만든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아주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안전하고 즐겁게,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서현미│현암사에서 청소년 편집팀을 이끌고 있지요. 어린이 책에서 청소년, 성인 단행본까지 두루 섭렵하며 만들다가 지금은 어린이, 청소년 책 만드는 일에만 온 힘을 쏟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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