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7월 통권 제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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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들려주는 법 이야기]
경제·정치·사회 영역의 기본권과 의무 (1)

홍경의 | 2011년 07월

들어가는 말

지금부터 이야기하려는 개별적 기본권은 경제·정치·사회생활 영역의 기본권, 권리 구제를 위한 기본권과 국민의 의무에 관한 거야. 말은 좀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내용을 보면 낯설지만은 않을 거야. ‘아, 그럴 법하군’ 하며 고개를 끄덕일 만한 내용도 있을 거야. 살아가면서 돈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엄마로서는 경제생활 영역의 기본권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어. 그렇다고 엄마를 속물이라고 말하지는 마. 경제생활을 영위하고 경제적 기본권을 누리는 것은 생존과 관련된 중요한 권리란다.

경제생활 영역의 보호

경제생활 영역에는 거주·이전의 자유, 직업의 자유, 재산권, 근로의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속해. 거주·이전의 자유에 관해서는 사례를 먼저 볼까?
 

거주·이전의 자유는 국가 권력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체류지(머무를 곳)와 거주지(살 곳)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야. 장소에서 자유로운 생활 형성권을 보장하는 것이지. 국내에서의 거주·이전의 자유와 해외 여행과 해외 이주의 자유가 여기에 속해.

네가 만약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꿈꾸며 가출한다면 거주·이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을까? 언뜻 생각하면 그럴 것 같지만 거주·이전의 자유가 미성년자의 가출까지 인정하지는 않는단다. 당연히 부모는 자신의 가정에서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할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그것은 너의 가출보다 우위에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야. ‘에잇, 뭐 기본권이라고 자유로운 게 하나도 없네.’ 하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지만 법은 합리적인 규범이야. 법은 자유는 보호하지만 방종을 조장하지는 않아. 네가 어른이 되어 마음대로 여행하며 살더라도 남의 재산이나 권리를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 돼. 늘 명심하렴. 너의 자유는 다른 이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너의 자유가 우위에 있을 때만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을!

너의 꿈 너의 직업

직업의 자유는 인간의 사회적 경제적 생활의 기초가 되는 직업이나 일자리에 관한 기본권이야. 넌 뭐가 되고 싶니? 건축가? 가수? 아하, 요리사? 너의 꿈은 직업에 관한 것을 포함하고 있지. 너의 재능과 네가 원하는 삶을 이루기 위해 직업은 아주 중요해.

그렇다면 직업은 뭐고 직업의 자유는 어떤 기본권일까?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해 어른들이 열심히 하는 일이지. 직업은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지만 어른들에게 직업은 생활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해. 헌법은 그게 결코 이상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어. 헌법이 인정하는 직업은 생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하는 일이야. 그리고 공공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지. 생활 수단이 되는 모든 일이 헌법상 보호되는 직업은 아니야. 잠깐씩 하는 아르바이트나 사회에 해를 끼치는 일까지 직업으로 인정하지는 않지. 예를 하나 들어 볼까?


공공에 피해를 끼치는 일은 직업이 아니야. 그러니 도둑은 직업이 아니지. 직업의 자유를 주장할 수도 없지. 헌법은 직업의 자유를 보장해서 모든 국민이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게 하고 있어. 그래서 우리 국민은 직업과 직업 교육장과 직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옛날 사람들이 신분의 장벽 때문에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없었던 것과 달리,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직업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어.

그럼 넌 무슨 직업이든 가질 수 있다는 말인데, 직업의 자유에는 정말 아무 제한이 없을까?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관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직업의 경우에는 엄격한 조건이 필요해. 의사가 되려면 의사고시를 통과하여야 하고 변호사가 되려면 사법시험을 통과해야 해.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려면 선거에게 많은 표를 얻어야 하지.

미래의 네 꿈은 무엇이니?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까? 네 꿈을 이루어 갈 직업을 갖길 바라.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 열린 마음과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해. 많이 보고 듣고 접하다 보면 언젠가 넌 새롭고 멋진 직업을 갖고 신 나게 일하게 될 거야.

소중한 재산에 관한 권리


재산권
이란 사적 유용성과 임의적인 처분 권능이 인정되는 모든 재산 가치 있는 권리야. 의식주 등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산이 있어야 해.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일해서 번 재산을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어야 일하는 즐거움이 있을 거야. 재산권의 보장은 이렇게 우리의 경제생활에 필수적인 물질적 토대를 유지하게 하고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보람을 준단다. 재산권의 보장은 우리나라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아닌 자본주의 경제를 채택하고 있음을 알려 주는 증거이기도 하지.

위의 사례에서 넌 미성년자이지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엄마에게 너의 용돈을 돌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 너에겐 용돈에 대한 헌법상의 권리가 있거든. 다만 엄마가 교육적이고 정당한 목적을 위해 부득이 사용한 것이라면 재산권의 한계로 용서할 수도 있을 거야.

재산권에 근거해 사람들은 모든 가치 있는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처분할 수 있어. 재산권에는 물권, 채권, 특허법상 권리와 상속권 등 여러 권리가 속해. 국가는 재산이 형성된 이후에 만든 법으로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단다. 재산권도 다른 권리와 마찬가지로 마음대로의 권리가 아니야. 재산권은 헌법에 의해 보장받지만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해져 있어. 그리고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해야 할 의무가 있단다.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권


다른 사람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근로자의 경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요구하기 어려워. 그렇다고 하라는 대로만 해야 한다면 노예나 농노와 다른 점이 있겠어? 그래서 헌법은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으로 근로의 권리를 규정하고 있어. 근로의 권리는 근로자가 노동 3권을 가진다는 내용이야. 근로자들이 서로 힘을 합칠 권리, 함께 행동할 권리, 그리고 힘을 합쳐 고용주와 임금 등 근로 조건에 관하여 협의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할 권리를 가져.

많은 이들의 눈물과 땀이 밴 기본권이 근로의 권리야. 1970년대 전태일이라는 사람은 헌법상 근로의 권리가 근로기준법에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는데도 잘 지켜지지 않음을 알게 되었어. 그는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지길 바라며 목숨을 바쳤지. 지금까지도 전태일은 근로의 권리를 상징하는 ‘청년 노동자’로 불린단다. 경제 개발을 추구하는 국가의 입장이나 자본의 이익을 더 얻으려는 자본가의 입장에서 근로의 권리는 눈엣가시 같을 수 있어. 하지만 노동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근로자가 있어 경제가 움직이는 것이야. 사회 정의 실현을 추구하는 우리 헌법은 명백히 근로의 권리를 규정하고 있어. 근로자에게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는 거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뭐냐고? 사례를 들어 이야기할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우리 사회에는 어려운 이들이 많단다.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는 어려울 거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는 물질적인 면에서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도를 보장하여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기본권이야. 아무리 가난해도 최소한의 경제 생활을 누리도록 하여 복지국가 이념을 실현한 것이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에 근거하여, 장애, 질병, 노령 등으로 일할 능력이 없어 스스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은 국가에 생계 보호 및 의료 보호 등을 요구할 수 있단다. 또한 국가는 모든 국민이 물질적인 궁핍으로 인해 지나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사회보장제도를 마련할 의무가 있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는 최저한도의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권이기에 제한이 쉽지는 않아. 국가의 재정상, 단계별로 시행됨에 따른 불가피한 제약은 인정될 수 있겠지.

사례 5의 할머니 이야기는 노인의 복지와 관련된 문제이지. 할머니는 법률이 정하는 요건에 해당되면 직접 국가를 상대로 보조금을 청구할 수 있고, 법률 요건이 완화되도록 법률의 개정을 요구할 수 있을 거야.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많은 고민과 문제를 안고 있는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는 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좋은 등불이 되고 있단다.

정치에 참여할 권리


모든 국민은 정치에 참여할 권리, 즉 참정권을 가져. 그리스 로마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권리를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시초를 마련했다는 것, 기억나? 오늘날 국민 모두가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아. 비용도 시간도 많이 들지.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간접민주정치를 채택하고 있어. 국민이 자신들의 의견을 가장 잘 반영할 대표자를 뽑고 이들로 하여금 국가를 운영하게 하는 거야. 이를 다른 말로 대의정치라고 해. 참정권은 간접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할 수 있는 중요한 권리란다. 국민은 대표자를 선출할 권리와 대표자를 통해 정치에 참여할 권리를 가지고, 대표자들의 활동을 잘 감시하며 참정권을 행사하여야 해.

사례 6에서 난 너를 데리고 투표소에 간 거야. 투표는 ‘표를 던진다’는 뜻처럼 어떤 대표자를 선택하는 행위를 말해. 대통령, 국회의원, 시장, 군수 같은 지방 자치 단체장이랑 지방의회 의원, 그리고 네가 다니는 학교를 관할하는 교육청의 교육감과 교육 위원도 뽑아. 만 19세가 되어야 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 너는 아직 투표는 할 수 없지만 선거의 의미는 잘 알아 두었으면 해. 국민은 나라의 주인이고 선거는 주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지. 그러니 제대로 뽑아야겠지? 선거 벽보도 잘 보고 나랏일을 잘할 사람인지 꼼꼼히 살펴보고 뽑아야 해.

그 외에 참정권에는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권리인 공무담임권과 나라의 중요한 사안에 관하여 국민의 의견을 물어 국가 의사를 결정하는 국민 투표의 권리, 그리고 국민이 국가에 원하는 것이 있을 경우 해당 관청에 원하는 바를 요청하는 청원권이 있단다.

(다음 호에 계속)
홍경의 | 대학에서 우리 역사와 법학을 공부했어요. 마음에 담아 둔 여러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오래된 꿈』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까망이와 동글이』 『생활 속 법률여행』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