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8월 통권 제1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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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세상 이야기]
지구 이야기 4 ─ 다이아몬드는 공룡의 친구

이지유 | 2012년 08월

오랫동안 지속된 화산 활동 때문에 지구의 기온이 높이 올라갔어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사라졌어요. 바다가 높아져 얕은 땅이 모두 바다 밑으로 들어갔고 비가 많이 내려 육지에는 호수가 많이 생겼지요. 강에도 물이 풍부했어요. 자연히 땅에서는 물과 친한 동물이 번성하기 쉬웠지요. 길고 긴 화산 활동 때문에 고생대를 수놓았던 생물들이 거의 다 사라졌지만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어요. 양서류와 파충류 가운데 몸집이 작은 것들이 살아남았어요.

재미난 것은 몸집이 커 양서류를 위협했던 파충류는 거의 다 죽고 몸집이 작은 것만 조금 살아남았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몸집이 큰 파충류가 양서류를 위협했지만 이제는 그렇지만은 않았어요. 작은 파충류는 오히려 양서류에게 잡아먹힐까 봐 열심히 도망다녀야만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죠. 이래서 세상일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거라니까요. 땅에 있던 생물이 거의 다 사라진 상태라 양서류에겐 경쟁자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마구 수가 늘어나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지요. 땅에 식물이 살아나자 산소가 늘어났어요. 이산화탄소는 온실 역할을 해 기온이 따뜻해 졌고요. 지구는 다시 생명이 살기에 적당한 환경이 되었어요.

지구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되자 양서류와 파충류의 자리는 다시 역전되었어요. 파충류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수를 늘려 양서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죠. 양서류는 물이 없으면 번식도 할 수 없고 숨도 쉬기 힘든지라 물을 떠나 살 수 없었어요. 그러나 파충류는 달랐어요. 파충류는 물과 멀리 떨어진 내륙에서도 살아갈 수 있었어요. 이렇게 다시 땅을 지배하게 된 파충류가 바로 공룡이에요. 파충류는 하늘과 바다도 점령했어요. 하늘에 사는 파충류를 익룡이라고 하고 바다에 사는 파충류를 수장룡이라고 해요. 공룡과 익룡, 수장룡은 2억3천만 년 전부터 6천5백만 년 전까지 무려 1억6천5백만 년이나 지구에서 살았어요.

중생대 상상도
인류가 지구에 나타나 지금까지 살아 온 것이 얼추 200만 년밖에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나요? 공룡이 지구에 살았던 기간에 비하면 인간이 지구에 살고 있는 기간은 눈 깜짝할 사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파충류들이 지구를 지배했던 오랜 시기를 중생대라고 해요. 땅 위에서 공룡들이 평화롭게 번성하고 있을 때 화산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화산이 폭발할 때마다 보석이 튀어나오는 거예요. 이게 무슨 소리인지 궁금하지요? 다이아몬드를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투명하고 반짝이는 돌로 지구에서 사장 단단하다고 알려져 있는 보석 말이에요. 결혼하는 신랑 신부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보석, 바로 다이아몬드가 화산 폭발과 함께 땅위로 올라왔어요. 다이아몬드의 고향은 땅 속 깊은 곳이에요. 단단하고 차가운 대륙과 펄펄 끓고 있는 마그마가 만나는 땅 속 깊은 곳, 바로 그곳이 다이아몬드가 생기는 곳이죠.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다이아몬드가 생기는 곳까지 파 내려간 사람은 없어요. 그래서 다이아몬드가 어떻게 생기는지 진짜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죠. 하지만 과학자들은 연구를 거듭한 끝에 다이아몬드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알아냈어요.


어둡고 눌리고 뜨거운 땅 속에서 수억 년을 견디며 다이아몬드로 바뀐 돌은 화산이 폭발할 때 땅 밖으로 나올 기회를 잡았어요. 망설이지 않고 위로 솟아오르는 마그마에 몸을 실은 거죠. 공룡이 살던 때 화산 폭발은 아주 대단했어요. 물론 대멸종을 가져왔을 때처럼 대단하진 않았지만 돌을 1000미터나 날려버릴 만큼 센 것이었지요. 그렇게 큰 폭발력 덕분에 다이아몬드 원석은 커다란 암석에 박힌 채 드디어 햇빛을 보게 되었어요. 이렇게 나온 다이아몬드 원석은 갈리고 닦이는 시련을 한 번 더 겪은 뒤 비로소 번쩍번쩍 빛나는 보석이 되는 거랍니다.

다이아몬드 원석
호주 동쪽 부분에서는 끊임없이 용암이 질금질금 솟아올랐는데, 거기에는 다이아몬드는 물론 루비, 사파이어, 지르콘 같은 보석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호주 동쪽에 있는 강가에서는 이런 보석들이 발견되곤 하지요. 물론 깎고 다듬기 전이라 보석상에서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말이에요. 오늘날 지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와 일부 보석들은 공룡이 살던 시대에 땅으로 올라온 것들이에요. 이때 화산 폭발이 없었더라면 다이아몬드는 햇빛 구경을 못했을 것이고, 요즘 결혼식에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아닌 다른 보석으로 만든 반지가 인기였을지도 몰라요.

화산에서 보석이 쏟아지거나 말거나 공룡들은 땅에서 가장 잘 나가는 동물이었어요. 중생대가 시작할 무렵에는 공룡도 그다지 크지 않았어요. 그러나 공기에 산소가 많아지고 땅에 먹을 것이 풍성해지자 몸집이 마구 커졌죠. 중생대에 살았던 공룡들의 평균 크기는 북극곰 정도라고 해요. 다 자란 아빠 북극곰이 뒷다리로 벌떡 일어서면 그 키가 무려 3.7미터나 되요. 만약 북극곰이 지금 집안에 있다면 머리가 천정을 뚫고 나갈 정도로 크고, 농구 골대보다 더 크지요. 앞발바닥은 책받침보다 훨씬 크고 날카로운 발톱이 나 있어서 그 발로 한 번 후려치면 웬만한 동물은 모두 나가떨어지고 말아요. 공룡의 평균 크기가 이 정도라니 이것보다 훨씬 큰 것도 많았다는 이야기겠죠? 요즘 지구에 살고 있는 호랑이, 사자, 개, 코끼리, 사람 같은 포유류의 평균 크기는 늑대 정도라고 하니 공룡이 얼마나 컸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

공룡이 이렇게 크고 무거우면서도 잘 걸어 다니고 잘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엉덩이뼈에 다리뼈가 연결되어 있는 방식이 특별했기 때문이에요. 요즘 지구에 살고 있는 악어 같은 파충류는 네 다리가 기역자로 몸에 붙어 있어요. 앞에서 보면 다리를 기역자로 구부린 채 몸을 지탱하고 있지요. 몸의 구조가 이렇다보니 가만히 있을 때는 배를 땅에 대고 있고 뛸 때는 몸통 전체를 좌우로 흔들면서 뒤뚱거리며 뛰지요. 그러나 공룡은 파충류지만 악어와는 달랐어요. 사자나 호랑이, 사람처럼 엉덩이 뼈 아래로 곧게 뻗은 다리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공룡은 우리가 알고 있는 파충류도 포유류도 아닌 동물이었던 셈이에요. 다리가 아래로 곧게 뻗어 있었기 때문에 어기적거리며 걷지 않고 사람처럼 두 다리로 뛸 수도 있었어요. 이러한 뼈의 구조와 튼튼한 다리 근육 덕분에 10톤이 넘는 몸무게도 너끈히 지탱할 수 있었지요.

초식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
육식공룡이 이렇게 커지니 초식공룡은 더 커져야만 했어요. 초식공룡이 육식공룡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그 수밖에 없었지요. 아프리카에 사는 사자가 아무리 뛰어난 사냥꾼이라도 혼자서 코끼리를 잡아먹지는 않아요. 덩치에서 밀리니까요. 그래서 브라키오사우루스처럼 몸길이가 수십 미터에 이르는 커다란 초식공룡이 생긴 거랍니다. 몸집을 크게 키우지 않은 다른 종류의 초식공룡들은 무리 지어 사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물소나 얼룩말이 떼 지어 사는 것처럼 말이에요.

초식공룡들이 살 길을 찾으니 육식공룡은 좀 더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죠. 한 번 물면 놓치지 않도록 턱을 강화하고 이빨을 구부려 한 번 박히면 빠지지 않게 하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찍어 누를 수 있게 몸을 변화시켰어요. 그래서 육식공룡은 하나 같이 날렵하고 무서운 모습이지요. 반면 초식공룡은 빠르게 움직이는 것보다 자연환경에 더 적합하게 적응하는 방향으로 다양하게 모습을 변화시켜 나갔어요. 무엇보다 육식공룡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지키려고 다양한 방어 수단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꼬리에 곤봉을 단다거나 등에 딱딱한 껍질을 댄다거나 머리에 나팔 같은 뿔을 키워 서로 연락할 수 있게 한다거나 해서 말이에요. 그 결과 초식공룡의 모습이 훨씬 다양해졌답니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공룡의 화석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상하게 여길만한 일이 있어요.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을 본 일이 있나요? 머리가 엄청나게 크지요? 그 큰 머리를 들고 다니려면 목의 힘이 얼마나 좋아야할까요?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이 공룡의 머리뼈에는 커다란 구멍이 여러 개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자, 이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겠지요? 육식공룡의 머리는 단단한 턱과 튼튼한 이처럼 사냥을 잘 할 수 있게 생겼어요. 그러다보니 크고 단단한 머리뼈는 무게가 아주 많이 나갔어요. 웬만해서는 들고 다닐 수도 없을 정도로 말이에요. 그러나 티라노사우루스의 큰 머리뼈에는 커다란 구멍이 두 쌍이 있어요. 이 구멍은 왜 뚫린 것일까요?

과학자들은 공룡의 머리뼈에 난 구멍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을 내 놓았어요. 그 가운데 가장 그럴듯한 것은 공룡이 입을 다물 때 근육이 들어갈 자리를 만들어 준다는 거지요. 또 머리뼈의 무게를 줄일 수 있기도 하고요. 요즘 우리가 볼 수 있는 도마뱀, 뱀, 악어도 모두 머리뼈에 구멍이 두 쌍 있어요. 과학자들은 이런 동물을 이궁류라고 불러요.
이지유 | 대학에서 과학교육과 천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과학영재교육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형식의 과학 논픽션 글을 쓰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지은 책으로는 『별똥별 아줌가 들려 주는 우주 이야기』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 주는 화산 이야기』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공룡 이야기』 『별을 쏘는 사람들』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