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3월 통권 제1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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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 읽기 신나는 교실]
친구의 친구도 친구

김혜진 | 2015년 03월

“나는 이 책이 제일 좋아. 그러니까 나 혼자만 읽을 거야.”

“영이는 내 친구야. 그러니까 나하고만 놀아야 해. 다른 아이들은 친구 아니야.”

이런 문제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아이들은 한 해 한 해 자라면서 점점 더 많은 관계를 맺게 됩니다. 하지만 친구들을 하나 둘 만나는 속도는 아이마다 다르지요.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친구를 아주 잘 사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늘 혼자 겉도는 아이들도 있거든요. 『온 세상에 친구가 가득』의 작가는 후자의 경우였다고 하네요. 그렇게 친구와 잘 사귀지 못하는 까닭은 아이들 특성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이 작가는 다 자란 후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나 봅니다. 우선은 친구를 사귀는데 서툴렀다는 것 하나와, ‘어차피 나를 알아주지도 않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시도도 안 했다는 것이에요. 어떤 일에 서투른 이유는 시도를 해보지 않았다는 것이고, 시도를 못했다는 것은 두려움이 많은 까닭이겠지요. 작가는 자라서 그 두려움을 깨치고 지금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책을 읽게 된 친구들에게 사실 두려울 것은 없다고 말해 줍니다. 친구의 친구 역시 내 친구라는 것, 그래서 세상 모든 것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미래는 하마 붕붕이가 나오는 그림책을 정말 좋아합니다. 붕붕이를 자기만의 친구로 생각할 정도입니다. 속표지에서 미래가 하마 붕붕이 책을 끌어안고 붕붕이와 둘이 노는 모습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실제인지 책을 읽고 상상한 것인지 모를 정도로 행복한 표정입니다. 미래의 마음을 잘 알 수 있는 장면이므로 본문을 읽기 전에 속표지의 상황을 천천히 잘 살펴보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붕붕이가 나오는 책을 보고 싶어 하는 친구가 또 있습니다. 산이입니다. 산이는 미래가 좋아하는 다른 그림책들까지 전부 다 자기 친구라고 말합니다. 이번엔 미래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교실 안에 있는 모두가 다 자기 친구라네요. 일이 커질 모양입니다. 이렇게 친구 자랑을 하느라 티격태격하는 사이에 도희가 나타나 말해 주네요. “친구의 친구는 친구야.”

미래의 마음은 어떠한지, 산이는 어떤 아이인지, 도희의 말에 동의하는지 등등 책을 읽고 질문할 거리는 정말 많습니다. 누가 나쁘다, 누가 맞다부터 친구의 친구라고 다 내 친구는 아니라며 반박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당장 아니라고 하지 말고 “네 생각은 그렇구나.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얘기해 볼까? 조금 더 생각해 보자.”는 식으로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활동을 하다 보면 생각이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이 책을 읽은 날 만큼은 내용을 기억할 수 있게 주문처럼 이 문장을 반복해서 읽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친구의 친구는 친구야.’ 책을 읽어주기 전 칠판이나 게시판에 책 제목과 함께 이 문장을 적어 놓고 오고 가며 읽도록 해도 좋습니다.

이 책으로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다른 책들도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 한 권에 한 가지 이상의 활동을 해볼 수가 있지만요. 이 책은 특히 활용할 수 있는 장면이 많습니다. 도희가 나타나 상황을 정리해 주는 장면 이후로는 전부 활용 가능합니다. 오늘은 두 가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우선 첫 번째 활동은 책 속 장면을 그대로 재현해 보는 것인데요. 도희가 나타나 ‘친구의 친구는 친구’라고 말해 주는 그 장면을 표현해 보는 것입니다. 종이 오리기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가로로 긴 종이를 몇 번 접어 한 면에만 아이 그림을 그리고 오린 다음 펼치면 죽 이어진 아이들이 나옵니다. 좀 더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미리 프린트를 하여 옆쪽의 그림과 같이 준비하시면 좋을 거예요. 아이들은 이 종이를 점선을 따라 접어 오리기만 하면 됩니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손이 연결되도록 하는 것인데요. 연령이 낮은 아이들일수록 그림을 살려 오리느라 손 부분을 잘라 버립니다. 설명을 아무리 자세히 천천히 해도 그런 친구들이 있으므로 프린트한 종이를 충분히 준비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오려서 펼치면 연결된 아이들 셋이 나옵니다. 넷이나 다섯이 나오도록 하는 것은 종이를 몇 번 접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오늘 읽은 이야기가 붕붕이를 사이에 둔 미래와 산이의 다툼으로 시작하니까 셋이 나오도록 했어요. 오려서 형태가 나오면 어떤 아이들은 꾸며도 되냐고 묻기도 합니다. 당연히 꾸며도 됩니다. 역시 이때에도 손 부분이 찢어질 수가 있으니 주의할 것을 당부해야겠지요. 아니면 셀로판테이프를 준비해 두세요. 그러는 사이 완성한 친구들이 있으면 그것을 연결하여 그림과 같이 큰 종이에 둥글게 붙여 줍니다. 둥글게 붙인 가운데는 역시 ‘친구의 친구는 친구’라는 글을 써 넣으시면 좋고요. 위쪽에는 책 제목을, 나머지 여백에는 참여한 아이들 이름을 직접 적을 수 있도록 합니다. 한동안 교실에 전시해 두고 볼 수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 연결된 친구가 셋이었던 것에서 이어 붙임으로써 전체가 다 친구로 연결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활동은 책 속의 상황에 좀 더 들어가는 것인데요. 하나는 붕붕이와 아이들이 다함께 놀고 있는 장면에 아이들이 자신을 그려 넣는 것입니다. 이 때 자기가 어느 위치에 있고 싶은지, 어떤 포즈를 하고 싶은지 아이들과 함께 미리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다음 작업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교사는 아이들 없이 하마 붕붕이만 있는 그림을 전지에 그려 미리 준비해 둡니다. 이 책의 작가는 아이들이 흔히 쓰는 크레파스, 색연필을 주재료로 썼기 때문에 그 위에 아이들 그림이 얹히면 생각보다 잘 어울려 보입니다. 전지 그림을 아이들 키 높이에 맞춰 벽에 붙이고 그림을 그리도록 해주세요. 다 완성한 후 간단히 느낌을 나누는 시간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빈자리에 제목과 구호를 쓰는 것도 잊지 마세요. 마무리로 다 함께 ‘친구의 친구는 친구’를 외쳐도 좋겠습니다.
책 속 상황으로 들어가는 활동 중 하나는 개미집이 있는 장면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역시 개미집의 다른 요소들은 두고 아이들만 없는 그림을 위와 같이 준비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어느 자리에 있고 싶은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뒤 자기를 그려 넣게 합니다. 그리기가 어려워 책을 보여 달라는 아이들이 있으면 보면서 그리도록 하세요. 다 그려 넣고 다른 친구들은 어떤 모습을 그렸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난 뒤의 마무리는 다른 활동과 같이 합니다.



교실의 상황이라면 짝을 바꾸기 전에 이 수업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좁은 친구 관계에 집중하는 아이들에게 서투른 대로 관계를 맺어가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혜진 | 뒤늦게 그림을 배우고 서투르게 작업하던 중 그림책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그림책 독서교실을 운영하게 되었고 독후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지금은 그림책 서평을 쓰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읽는 교실도 운영하며 아이들 덕에 더 많이 배우며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