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통권 제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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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서평]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준비물

박고은 | 2015년 12월

12월. 낙엽이 모두 지고 쌀쌀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가을과 이별하고, 2015년과 이별할 준비를 하는 달입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인 것 같아 슬픈 마음이 듭니다. 이별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슬픕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씩씩한 아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2015년과 아름답고 멋진 이별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교생이 다섯 명이지만 부족함 없는 산꽃 분교. 어느 날 교육청에서 산꽃 분교로 공문이 옵니다. 공문은 6학년인 정희, 다은이, 강산이의 졸업과 함께 산꽃 분교를 폐교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아이들은 먹먹한 마음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달래고 졸업, 폐교 전까지 기죽지 않고 즐거운 추억을 쌓기로 합니다. 같은 동네에 사는 번역가 노을 언니와 글쓰기 공부를 하며 자신의 마음을 적기도 하고, 학교에서 야영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키운 고구마를 수확해서 번 돈으로 제주도 여행을 가기도 하지요. 또 십 년 후에 열어 볼 생각으로 타임캡슐에 모두의 글을 넣고 땅에 묻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추억을 쌓으며 마지막 졸업식을 즐겁게 준비합니다.

참 맑은 이야기입니다. 정희와 정미 자매, 다은이와 다솔 남매, 강산이와 학교를 지키는 강아지 번개까지. 학교의 폐교라는 큰 사건 속에서 서로를 믿고 배려하는 마음이 예쁩니다. 산꽃 분교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과, 그런 아이들을 생각하고 아끼는 어른들의 마음까지 느껴졌기에 맑은 이야기라 생각되었습니다.이야기를 그린 그림도 참 맑습니다. 물기를 머금어 투명하게 그린 그림이기에 이야기의 맑은 느낌이 강화됩니다.

폐교가 확정이 되었지만 아이들의 꿈은 이제 시작이지요. 정희는 작가가 되고 싶어 하고, 다은이는 피아니스트, 강산이는 온 세상을 담는 카메라 감독을 꿈을 꿉니다.

꿈에는 시련도 있습니다. 다은이는 집안 형편이 급격히 나빠지는 통에 피아노 학원을 다니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피아노를 팔아야겠다는 생각도 하지요. 자신의 꿈이고 희망인 피아노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다은이의 생각이 대견하면서도 마음 아픕니다. 그런 다은이를 다독여주고 꿈을 버리지 않도록 곁에서 용기를 주는 친구 정희가 있습니다. 정희는 다은이의 피아노 치는 재능을 칭찬하고 꿈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 주지요. 달콤한 초콜릿과 함께요.

작가가 되고 싶은 정희 역시 곁에서 꿈을 키우도록 용기를 주는 이가 있습니다. 노을 언니지요. 노을 언니는 정희의 특별한 점을 알아주고 용기를 줍니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떠난 제주도에서 정희는 세상은 넓고 이야기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정희는 노을 언니에게 받은 용기로 세상에 주눅 들지 않고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고, 자신을 특별하게 보는 눈도 기른다고 다짐합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을 아름답게 키우도록 주변에서 주는 응원과 용기도 중요함을 새삼 알게 됩니다.

함께 다독이며 배려하며 졸업식을 준비하는 산꽃 분교. 하지만 졸업식 전날 내린 폭설 때문에 아이들은 졸업식이 열리는 본교에 가지 못합니다. 대신 분교에서 ‘내키는 대로 졸업식’을 하며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아이들도 진심을 담아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지요. 비록 아이들에게 줄 상장도 선물도 없는 졸업식이지만 산꽃 분교다운 졸업식을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와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생각되시나요? 저는 아이들의 마음이 건강해지고 씩씩해지며 성장하는 모습이 글에서 느껴져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15년 모두 아름다운 이별을 하길 바랍니다. 이번 서평은 산꽃 분교다운 인사로 끝내겠습니다. “오! 영원한 친구, 오! 행복한 마음, 오! 즐거운 인생, 예!”
박고은 | 열린어린이에서 편집 일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어린이 책을 보는 눈을 기르고, 좋은 어린이 책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배움을 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