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02월 통권 제1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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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서평]
곤충과 친해지기

박고은 | 2016년 02월

저에게 곤충은 조그맣고 까만 다리 많은 징그러운 것 그 자체였습니다. 고작 제 엄지발톱 정도의 크기일지라도 눈에 보였다하면 곧바로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그러던 몇 해 전 「곤충, 위대한 본능」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곤충 세계의 치열함과 생명력에 큰 울림을 받게 되었지요.

그 전까지는 쳐다보지도 못했지만 가까이 보니 귀여운 부분도 있더라고요. 이렇게 한 번 곤충들과 인사하니 이 작은 친구들의 이름은 무엇일까, 뭘 먹고 어디에 사나 궁금한 마음도 조금 들었습니다. 이런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줄 어린이를 위한 곤충 관찰기가 출간되었습니다.

우리 땅에는 정말 많은 곤충이 삽니다. 한국의 파브르라고 불릴 정도로 곤충 탐구에 열정을 쏟는 정부희 선생님이 직접 전국을 걸으면서 만난 곤충을 소개합니다. 초등 중학년 학생부터 읽기에 좋을 이 책은 총 5권으로 이루어질 시리즈입니다. 그 첫 책은 곤충들이 사는 곳을 풀밭, 나무줄기, 물, 흙과 모래 총 4곳의 서식지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장소마다 3~5종의 곤충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책에서는 곤충의 모성애와 부성애를 주제로 곤충을 소개하지요. 곤충의 한살이를 자세히 소개하기에 깊은 이해가 가능합니다.

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곤충들의 사진입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변화하는 곤충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평소 가까이에서 보지 못한 곤충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사진만으로 부족한 설명은 귀여운 그림으로도 덧붙여 놓았습니다. 굉장히 쉬운 낱말과 적절한 비유로 풀어 과학책 특유의 딱딱함을 부드럽게 풀었습니다. 그 예로 곤충의 호흡관이 생긴 이유와 호흡관에 대한 설명을 하는 부분은 이러합니다.

호흡관은 공기를 마시는 빨대 같은 거예요. 게아재비는 노린재 가문에 속하는데, 어느 때인가 먼 조상이 땅을 떠나 물속으로 이사를 왔어요. 그런데 막상 물에서 살려니 숨 쉬는 게 문제였지요. 그래서 배 꽁무니에 있던 꼬리털 2개가 길게 늘어나 하나로 합쳐지면서 호흡관이 되었어요. (본문 116쪽)

또한 ‘곤충이 더 궁금해’라는 장을 두어 곤충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도 꼼꼼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이 장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생소하기만 한 곤충의 이름이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사람이 사는 주소와 비교해 보여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대한민국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사는 김씨네 가족 김길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처럼 곤충 역시 이렇게 분류하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본문에도 곤충의 이름을 풀어 쉽게 연상이 가능하게 설명합니다.

한국, 그러니까 코리아에 살며, 나무껍질 속으로 잘 쑤셔 파고 들어간다고 고려나무쑤시기라고 부르니 이름이 쉽네요. (본문 90쪽)

책을 읽고는 세상 생명은 모두 자기의 몫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곤충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많은 오해도 풀렸습니다. 나무를 갉아먹어서 해충이라 생각했던 새똥하늘소는 사실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좋은 역할을 합니다. 병이 들었거나 죽은 나무를 갉아먹어 나무가 잘 쪼개지게 하고 이는 또 다른 나무의 거름이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알고 보니 우리에게 정말 고마운 역할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름부터 무시무시했던 꼽등이는 지구의 성실한 청소부입니다. 꼽등이는 먹성이 좋아 시체나 음식물 쓰레기 심지어 동족까지도 먹습니다. 지구가 시체나 쓰레기로 가득 차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생명이 바로 꼽등이인 것이지요. 꼽등이가 소중한 존재임을 이 기회에 알았지만 아직까지 꼽등이를 보면 도망갈 것 같긴해요….

현재 2권까지 출간된 이 시리즈는 계속 나올 예정입니다. 우리에게 계속 이 작은 곤충 친구들에 대해 알려 줄 예정이지요.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많은 애벌레가 봄이 되면 깨어나 또 자신의 몫의 삶을 살아가겠지요. 이번 봄에는 숲으로 가 곤충들도 만나고 그 이름도 불러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아직까진 조금 멀리서요.
박고은 | 열린어린이에서 편집 일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어린이 책을 보는 눈을 기르고 좋은 어린이 책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배움을 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