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월 통권 제1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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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책 이야기]
사랑하는 딸, 학교에 가자!

임영실 | 2018년 01월

2018년 새해는 제게 좀 특별한 해가 될지도 몰라요. 우리 딸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거든요. 첫 아이라 마음을 많이 쓰기는 하는데, 제 일이 있다 보니 생각한 만큼 많이 가르치거나 준비시킨 것이 별로 없답니다. 육아 휴직을 마치고 아이를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보낼 때는 안 떨어지려고 해서 애를 먹었는데, 유치원에도 안 빠지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게 되어 무척 대견스럽답니다. 그런 아이가 이제 곧 학교에 입학한다니 제가 다 감격스럽고 떨립니다. 그런데 아이가 유치원하고 다른 학교라는 곳에 갈 때는 어떨지 걱정은 됩니다.

학교에 들어갈 때가 닥치고 보니, 딸아이를 학교에 보낼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덜컥 겁이 났어요. 글자에 너무 연연하면 아이의 상상력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딸아이를 그냥 자유롭게 놀게 해 주고 글자 공부를 억지로 시키지는 않았지요. 저도 클 때 학습지로 글자를 배운 게 아니고 언니 오빠가 책 읽는 거 보다가 글자를 물어 보고 점점 알게 된 거였으니까요.

얼마 전에 아는 사람 집에 놀러 갔는데, 그 집도 마침 입학을 앞둔 아이가 있었어요. 그 집에는 벽 곳곳에 한글, 숫자 학습판이 걸려 있었지요. 글자는 거의 다 떼었고 그래서 글자가 많지 않은 그림책은 혼자 척척 읽는다고 은근히 자랑을 했어요. 그 순간 우리 아이만 뒤처진 것은 아닐까 걱정이 몰려왔지요. 그러고 나서 주말에 유치원 학부모들과 만날 기회가 있어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아이들에게 한글이며 학교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알려 주는 책을 읽어 주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인터넷 서점 서핑을 하고 예비 1학년들을 위한 책 몇 권을 함께 읽으며 학교생활을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 생각했어요. 입학하려면 학교에 대해 조금은 맛보게 해야 될 것 같았지요. 두 권을 찾았는데 두 권 다 학교생활에 대해 만화 형식을 섞어서 쉽게 설명해 놓았더라고요. 공부하는 것 같지 않게 놀면서 보기 괜찮아 보였어요.

먼저 읽은 한 권은 『나의 첫 사회생활』이었어요. 남자아이 여자아이가 학교 가게 된 걸 기뻐하는 그림이 나와서 친근감이 확 들 것 같았어요. 인사하기 면에서 ‘인사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 주는 중요한 말’이라고 간단히 설명해 놓았어요. 그리고 아래 그림에 등교할 때, 학교에서 선생님이나 친구를 보았을 때, 실수했을 때, 고마울 때 등 다양한 경우를 그림으로 명확하게 보여 주어서 인사에 대한 내용이 눈에 딱 들어오더라구요. 우리 지수도 책에 나온 말을 따라 해 보기도 했어요. 인사말의 다양한 표현들이 나와 있어서 아이가 재미있어 했어요.

그 외에 날과 요일 세기도 재미있어 했어요. 오늘을 중심으로 하루 앞을 어제, 하루 뒤를 내일, 이틀 앞을 그저께, 이틀 뒤를 모레, 라고 날을 부르는 말도 익혔어요. “모레는 놀이터 모래, 바닷가 모래랑 같은 거야?” 하고 물어서 글자도 뜻하는 것도 다르다고 알려 주었지요. 요일은 아이가 셀 줄 알아서 같이 한 번 더 말해 보았지요. 시계 보는 것도 그림으로 알려 주었어요. 긴바늘, 짧은바늘이 가리키는 것을 꼼꼼히 설명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것은 한 번으로 안 될 것 같고 꾸준히 매일매일 눈으로 경험으로 익히게 해야 되겠다 싶었어요. 계절마다 변하는 옷차림, 화장실 양변기와 화변기 쓰는 법도 알려 주었어요. 이 닦기 손 씻기도 알려 주고 있었는데, 수지는 그건 자기가 아주 잘하는 거라고 자랑하며 으쓱해 했지요.

그 외에도 중요한 것이 안전하게 걷는 법, 횡단보도 건너기, 지하철과 버스 타기, 우산 쓸 때 유의점, 학교 규칙 지키기, 수업할 때 자세, 생각 말하는 방법, 급식 먹고 치우기, 교실 청소하기 등 아이가 학교라는 첫 사회생활에 필요한 것, 친구와 선생님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예절들이 꼼꼼하게 적혀 있어서 좋았어요. 수지는 급식이 유치원에서 먹는 거랑 비슷해서 잘할 수 있겠다고 자신감을 보였지요. 친구 사이에 알아 둬야 할 말들이 적혀 있는 걸 보고 “바보” “꺼져!” “짜증 나~” 그런 말은 안 해야 된다고 내게 말하며 스스로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 읽은 『똑똑한 1학년』은 첫 등교를 앞둔 전날 밤 이야기에서부터 똑똑한 1학년이 되는 비법까지 학교생활에 대해 샅샅이 알려 주는 책이었어요. 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이 정겨웠는지 수지도 “친구가 그린 거 같아.”라고 반가워했어요. 남자아이 우정이와 여자아이 사랑이가 등교 전날 걱정하면서 잠이 드는 모습이 있었어요. 수지는 “나는 우정이처럼 좀 떨릴 거 같아.” 하고 말했어요. 그래서 등을 토닥여 주며 잘할 거라고 말해 주었어요. 선생님도 아이들 만날 준비로 두근두근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동질감이 느껴지는 듯했어요.

학교 가서 자기소개 하는 것도 그림과 함께 알려 주고 있었지요. 이 책은 2학년 3학년 4학년 선배들이 학교생활에 대한 실감나는 조언을 해 주고 있다는 게 의미 있었어요. 자기소개를 거울 보고 연습해 보라는 것,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알려 주고 있었어요. 등교 시간, 급식 먹는 법, 급식이 남지 않게 하는 비법, 친구 사귀는 법, 학교의 곳곳 설명, 책가방 챙기는 법, 사물함 정리,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말하는 법, 일기 쓰기 등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는 방법들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어요.

이 책은 1학년을 담임했던 선생님이 직접 쓴 거라 더 알뜰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야기도 있고, 만화 같은 그림 설명도 있어서 여러 방면으로 학교생활에 대한 사전 지식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실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만화로 그려져 있었어요.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한 점검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어요. 저도 책을 읽어 줄 때 이 부분에 대해 또박또박 읽어 주었지요. 교실에서 친구 발을 걸지 말라고 했는데, 왜 그런지 물었더니 “음, 넘어져서 다칠지도 몰라요.”라고 대답했죠. “그래, 맞아. 교실에는 책상이 있잖아. 책상에 머리를 부딪칠 수도 있겠지. 그럼 피가 날 수도 있고, 머리라서 더 큰일이 생길 수도 있단다.” 하고 덧붙여 주었어요. 그건 정말 심각한 안전 문제니까요. 안 그래도 요즘 안전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지진이 일어나 지진 관련 안전 교육과 훈련도 필요하게 되어서 이를 보고 제 나름대로 좀 더 자세한 설명도 해 주었답니다.

처음에는 약간의 조바심 때문에 책을 읽어 주었는데, 읽다 보니 딸아이의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런 부분일 거라는 생각이 언뜻 들었어요. 학교에 가기 전 글자를 알려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기초 생활 태도에 대해 먼저 알려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어요. 그것이 더 아이를 위한 일 같아 스스로 뿌듯했지요. 아이와 학교 가기 전에 때때로 책을 펼쳐서 놀이처럼 행동해 보기도 하고 질문 놀이도 하면서 아이 몸에 익혀 주어야 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제 학교 갈 준비를 하였으니 우리 딸, 발걸음 가볍게 학교 가자!
임영실 | 학교에서 일하는 예비 1학년 엄마입니다. 아이를 기르며 세상 공부를 다시 하는 듯하여 기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